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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학교, AI 환경

인터넷 작가와 유튜버가 증언하는 것

by 격암(강국진) 2026. 1. 19.

우리는 결국 과거를 보고 미래를 예언할 수 있을 뿐이다. 미래는 과거의 단순한 연장선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도 과거에 기대지 않고 즉 데이터를 무시하고 그냥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의미심장한 것을 말해주는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는데 하나는 인터넷 작가이고 또 하나는 유튜버다.

 

작가는 한때 사회적 인증이 없이는 되는 것이 불가능한 직업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거꾸로 책을 출판했다는 것이 그 사람을 인증하는 장치로 작동하기도 했고, 지금도 여전히 어느 정도는 그렇다. 즉 아무나 책을 쓸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예전에는 대학의 무슨 과를 나오거나 대학교수거나 하는 것도 부족했고 신춘문예같은 어떤 심사를 통과해야 했다. 그래야 누군가가 작가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인터넷은 상황을 바꿨다. 어떤 사람들은 인터넷에 그냥 자신의 작품을 보였다. 그리고 그 중에는 사람들이 열광하는 작품들도 있었으니 이제 그 사람들을 작가라고 부르지 않기 어려워진 것이다. 그래서 인터넷이라는 미디어는 인터넷 작가를 탄생시켰고 작가라는 직업에 존재하는 증명 단계를 많이 사라지게 했다. 그리고 그 결과 한국의 책도 크게 바뀌었다. 지금의 한류는 인터넷 작가가 없다면 존재할 수 없었다. 많은 영화나 드라마가 인터넷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엽기적인 그녀같은 영화는 본래 인터넷을 떠돌던 글이었다. 요즘 나오는 드라마 태반은 웹튠이나 웹소설이 원작이다.

 

내가 어렸던 시절 즉 작가가 아직도 누군가에 의해서 검증받은 사람만 되던 시절에는 정말 지긋지긋하게 어두운 글들만 세상에 가득해서 나는 한동안 한국인의 정서는 한이다같은 문장을 정말 싫어했다. 그런 분위기가 사라진 것은 인터넷 작가가 세상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나서 부터다. 꼭 그런게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 진것이다.

 

유튜브도 비슷한 일을 했다. 과거에는 누군가가 연예인이 된다는 것은 당연히 방송국을 통과해야 하는 일이었다. 배우던 가수던 방송국이 방송금지를 내려버리면 세상에 자신을 알릴 방법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방송국 PD가 제왕같은 권력을 누렸다고 들었다. 그런데 이제 유튜브는 전같으면 절대 그런 엘리트 코스를 통과하지 못할 것같은 유명인들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이런 미디어 혁신은 기존의 컨텐츠도 바꿨다. 방송국은 저항했지만 이제는 유명 유튜버가 방송에 출연하는 일은 아주 흔한 일이고, 반대로 유명 방송 연예인들도 너도 나도 유튜브 채널을 가지게 되었다. 방송국의 높은 분들이 방송은 원래 이래야 한다는 주장을 할 수는 없게 되었다.

 

여기에 나는 한가지 이야기를 더하고 끝을 맺어야 겠다. 바로 이것이 AI는 미디어라는 말의 의미라는 것이다. 출판이나 방송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중간단계와 플랫폼이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는 뭘 하기 위해서는 자격증을 따야 한다. 대표적인 자격증이 학교 졸업장이다. 학교 졸업장을 따야 취직을 하고, 뭔가를 만드는 일에 낄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애초에 탈락이 되고 만다. 세상에는 학교 졸업장이라는 자격증만 있는게 아니다. 어느 집안 출신이라더라 같은 인맥도 일종의 자격증이다. 성별이나 인종도 자격증이다. 돈이 많아서 좋은 옷을 입는 것도 자격증이다.

 

우리는 이제까지 뭘 하기 전에 끝없이 뭘 해볼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다는 증명을 해야 했다. 그게 완전히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뭘 하려고 하면 우리는 흔히 큰 팀을 조직하고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했기 때문이다. 왜 아무나 책을 쓰게 하고 작가가 되지 못하게 했겠는가? 뒤집어 말하면 그때는 책한권만드는 일이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 일이라서 그렇다. 방송출연도 마찬가지다. 방송시간이라는 것은 아주 귀한 자원이었고 그것을 제공받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자신이 그럴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던 것이다.

 

AI는 그것을 바꾼다. AI를 쓰는 사람은 한 사람이 마치 하나의 기업인 것처럼 많은 일을 할 수가 있고 앞으로는 더욱 더 그럴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AI의 시대란 이제 이런 걸 한번 해보자고 사람들을 설득하고, 그래서 투자를 받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시대에는 게시판에 글을 쓰면 됬고, 유튜브의 시대에는 영상을 찍어 올리면 됬다. 마찬가지로 AI의 시대에는 그냥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시간이든, 돈이든,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협력이든 이제는 투자 받아야 할 것이 전보다 훨씬 작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제 점점 그냥 결과를 보여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사실 자격증으로 투자를 받아서 일을 하는 경우에는 어떤 의미에서 그냥 자격증 자체가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 많은 투자를 받으면 일은 되기 마련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좋은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더 많은 기회를 얻고 더 많은 기회를 얻은 사람은 더 좋은 이력서를 가지게 된다. 이런 식으로 한번 잘나가던 사람은 계속 잘나가고 한번 자격증얻기에 실패한 사람은 탈출할 방법이 없다. 학벌이 이런거 였다. 좋은 집안 출신이라는게 이런거였다. 남자니 여자니 하는게 이런 거였다. 아무리 엉터리로 살아도 대학들어갈 때 공부잘해서 서울대 간 사람은 계속 기회를 얻고 그때 잘 못한 사람은 영영 기회를 얻을 수 없는 것. 과거에는 그런 일이 계속 되었다.

 

AI는 새로운 미디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그냥 결과를 들이밀 수 있게 해 줄것이다. 아직은 물론 충분히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인터넷도 유튜브도 처음부터 그렇게 활성화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방향은 분명하다. 그리고 어떤 일이 생길지도 분명하다. 인터넷 작가가 출판을 바꾸고, 유튜버가 방송을 바꿨듯이 AI는 세상을 바꿀 것이다. 기회를 허락받은 소수의 사람들만 만들던 세상을 이제는 누구나 만들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기회를 허락받은 그 소수의 사람들이 세상은 원래 이래야 한다라고 말했던 것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밝혀질 것이다. AI를 사용하는 인간들이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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