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데스크탑을 처음 써보던 때 mcp 서버를 만들어 보고는 이거 참 대단한 물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러가지 외부 서비스를 AI의 도구로 쓰게 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만든 파이선 프로그램을 mcp 서버라는 껍데기를 씌우면 쉽게 AI가 쓸 수 있는 도구가 되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유튜브 동영상의 자막을 가져다가 그 요약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mcp 서버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클로드에게 무슨 무슨 강의의 요약을 3천자로 말해줘라고하면 저에게 그 강의의 요약을 줍니다. 그래서 저는 mcp 서버와 같은 것은 AI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연결이라는 것을 해결해 주는 방법으로 이해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저의 생각이 바뀌고 있습니다. 나아가 AI를 위한 프로토콜을 만들겠다는 모든 시도는 아니더라도 상당수의 시도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은 연결과 소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단절과 소통불가를 위해 만들어 진 것일 수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때는 ai api를 써서 직접 클로드 데스크탑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을 포함하는 프로그램인 indiebizOS를 개발하기 시작하고 나서 부터였습니다. 저는 AI가 mcp 서버를 미디어로 해서 프로그램들을 도구화하는 것에 신기해 했는데 직접 그런 것을 만들어 보니까 mcp 서버는 자기 PC에서 직접 작업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원격에 존재하는 도구를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 졌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컴퓨터에 프로그램이 있으면 그것이 mcp 서버의 형태로 내가 쓰는 AI에 연결될 때는 mcp 서버같은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내 컴퓨터에 프로그램이 있으면 AI는 그런 껍데기가 필요없이 프로그램을 쉽게 도구로 쓸 수 있습니다. 당연히 중간에 뭐가 끼어드는게 없으니까 훨씬 더 오류가 생길 이유도 줄죠. 게다가 프라이버시의 문제가 아주 큽니다. 저는 만약 제 컴퓨터에서 직접 돌아가는 프로그램으로 해결가능하다면 원격의 서비스를 안쓸 겁니다. 그러니까 멀리 있는 mcp 서버를 쓰는 일은 최소화해야 하는 일이라는 겁니다.
저는 여기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지금 존재하는 mcp 서버의 공유 사이트들은 프로그램 자체를 공개합니다. 그래서 클로드 데스크탑을 비롯한 mcp 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쓰는 사람들은 그걸 다운 받아서 mcp의 형태로 도구로 등록합니다. mcp 커뮤니티가 커지면 사람들은 원하던 원치 않던 mcp 라는 표준을 따라야 할 겁니다.
그런데 왜 그래야 할까요? 생각해 보면 이건 클로드 데스크탑같은 거대 회사들의 플랫폼을 쓰기 때문에 생긴 문제입니다. 그냥 AI api를 쓰면 그런 형식이 필요없습니다. 이건 말하자면 어디서나 공부를 할 수 있었는데 도서관을 열어놓고는 공부는 도서관에서만 하라고 하면서, 도서관은 아주 자유로이 공부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도서관이라는 형식이 정말 자유를 위한 것일까요?
지금 세상에는 무료로 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만 이 프로그램들은 상업용 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개발자용이지요. 개발자들은 이걸 무료로 쓰면서 그 위에 GUI같은 껍데기만 씌워서 상업용을 만드는 겁니다. 이것이 바퀴를 개발하지 말라는 개발쪽에서는 흔한 말의 뜻입니다. 이미 누군가가 개발해 놓은 것들을 가져다가 조립해서 크고 복잡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겁니다. 모든 걸 기초부터 개발하는게 아닙니다.
그런데 코딩을 해주는 AI가 나오자 상황이 좀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부품이 있으면 그걸 개발자가 조립했는데 이제는 AI가 조립도 해줍니다. 그래서 종종 상업용 프로그램에 뒤지지 않는 멋진 프로그램을 금방 만들 수 있습니다. 전문가만 프로그램을 만들 때는 사람들은 그 프로그램을 쓰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그러니까 파워포인트나 워드를 쓰는 법을 배우는 겁니다. 프로그램을 쓰고 싶으면 모두를 위해 개발자가 만든 범용 프로그램의 사용법을 익혀야 했습니다. 그런 형식이 필요했지요.
그런데 AI가 필요한 프로그램을 금방 만들어 주니까 그런 형식이 필요없어졌습니다. 원하는 것이 발표를 위한 슬라이드라면 슬라이드를 어떻게 만들든 슬라이드를 만들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파워포인트라는 수단을 통과해야만 했기 때문에 파워포인트 사용법이라는 형식에 억매일 수 밖에 없었죠. AI는 그런 형식을 피할 수 있게 해준 겁니다. 목표에 직접 연결시켜준 거죠.
그런데 이런 측면에서 보면 mcp는 또하나의 형식입니다. mcp를 옹호하는 분들은 그게 다 이유가 있는 형식이라고 말할테지만 그 이유라는게 누군가의 시스템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 시스템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모두가 자기 PC에서 로컬로 AI를 구동시키거나 그냥 AI api만 쓸 뿐 어떤 특정 서비스 제공사에게 얽매이지 않고 싶어는 미래, 특히 자신의 프라이버시가 중요해서 외부로 내가 뭘하는 지를 알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다수인 미래와는 충돌하는 시스템입니다. 애초에 로컬로 AI를 쓴다고 하면 불필요한 형식이니까요.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저는 최근 스마트폰의 보안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 스마트폰 안에는 내개인정보가 있습니다. 그런데 내 정보를 내가 꺼내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구글은 아는 내 정보를 정작 나는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마치 내 노트북을 들고 다니는데 그걸 남들이 훔쳐가서 보면 안된다고 하면서 나도 보지 못하게 된 것과 비슷한 입장입니다. 그런데 회사는 내 노트북을 들여다 봅니다. 왜 스마트폰 생태계는 이렇게 되었을까요? 이게 정말 소비자인 나의 보안만을 위한 것일까요? 내가 쓴 일기인데 특정 회사의 프로그램을 쓰면 그걸 백업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나의 이익을 위한 걸까요?
네트웍 스테이트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건 인터넷을 통해서 연결된 커뮤니티가 실질적인 국가가 될 수 있다고 하는 주장인데 여기도 언뜻 들여다보니 돈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만 가득합니다. 그러니가 국가라는게 그냥 암호화폐같은 결제수단만 있으면 만들어지고 모두가 인터넷으로 직접 투표로 돌아갈 수 있는 것처럼 말합니다. 네트웍 스테이트도 자유로운 연결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국가에 대한 이야기일텐데 형식을 만드는 일에 먼저 몰두하는 겁니다. 모두가 달러대신에 비트코인을 쓰면 새로운 나라가 나오는 것같습니다. 이게 정말 그런 걸까요? 암호화폐는 자유일까요? 또다른 형식은 아닐까요?
AI의 세계에서도 비슷한 것이 보입니다. 누군가는 보안을 뚫으려고하고 누군가는 그걸 막으려고 합니다. 막는 사람은 내 이익때문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이게 다 여러분의 보안과 편의를 위한 거라고 말합니다. mcp라던가 다른 AI 에이전트끼리의 소통 프로토콜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도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요즘 뜨거운 AI 에이전트의 이야기만 나오면 우리는 우선 AI 에이전트의 소통을 돕기 위한 프로토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게 다 안전을 위한 겁니다.
AI의 힘은 연결과 소통에서 나옵니다. 그 연결이 개인들의 자유로 이뤄지게 하지 않고 어떤 형식에 맞춰서만 이뤄지게 하려고 하는 시도들이 있습니다. 그게 정말 모두를 위한 걸까요? 저는 종종 철도와 자동차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고 그럴 때 AI는 도로로 클로드 데스크탑같은 AI를쓰는 시스템은 그 위를 달리는 자동차로 여기게 됩니다. 철도는 철길 위로만 달립니다. 철길이 상징하는 것은 이제까지의 플랫폼들입니다. 형식을 지켜야 어디론가 연결될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AI 시대는 모든 것이 모든 것과 연결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AI가 연결문제를 해결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럴 때 엄청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겠지요.
그런데 특정길로만 다니는 특정모양의 특수한 자동차만이 존재하는 세상을 만들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그 형식을 자유를 위한 것이고 편의를 위한거라고 말하지만 제가 보기엔 AI의 진정한 가능성을 죽이고 있는 것같습니다. 그들은 말하자면 새 시대의 윈도우나 맥OS가 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리눅스를 미워합니다.
하지만 아마도 이 표준을 둘러싼 싸움은 앞으로 점점 더 거세질 겁니다. 20세기에 리눅스는 대단했지만 대세라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리눅스가 대세가 되지 못한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AI같은 기술이 없었으니 막대한 자본으로 더 쉽게 쓰는 플랫폼이 더 경쟁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AI가 복잡한 것을 처리해 줍니다. 누군가가 만든 시스템 안에 갇혀야 할 이유가 줄어든 겁니다. AI는 길이고 광장이고 OS입니다. 어떤 사람은 훨씬 더 제약이 심한 OS로 만들어서 그걸로 AI를 제약하려고 하겠지만 AI 시대의 새로운 OS는 PC 시대의 리눅스보다 당위성이 높고 경쟁력이 클 겁니다. AI가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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