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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경제는 상관없다는 위선

by 격암(강국진) 2026. 1. 31.

세상에는 기묘하고 말도 안되지만 지극히 자주 반복되는 실수가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언론에 나오는 대부분의 전문가 평론을 이 점을 판단으로 걸러내고 무시해 버립니다. 그 실수란 바로 이것입니다.

 

어떤 국가 정책이나 경제 전망은 정치적 상황과 상관없다.

 

누가 이런 실수를 할까 싶지만 실은 이런 실수는 분명히 계속 반복됩니다. 언론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고 하거나 가장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학문의 단계에서 객관성을 강조하면서 정치적 변화를 무시하는 경향이 강하게 존재합니다. 과거의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거기에 정권교체라는 요소를 집어넣고 그래프를 그리지 않는 것은 다 바보같은 소리인 것같지만 사실 세미나에서 그렇게 하는 경우가 오히려 거의 없습니다. 그렇게 하는 경우는 아마도 학문적 가치가 없는 비객관적 정치적 판단이 들어간 걸로 여겨질 것입니다.

 

계엄령 발동으로 한국을 망국의 위기로 집어넣은 윤석렬 대통령이 탄핵되고 멀쩡한 대통령이 임명되자 한국의 경제는 살아났습니다. 코스피가 2배로 상승합니다. 내수가 살아납니다. 정말 바보가 아니라면 이러한 변화는 다른 어떤 이유보다 정치적 변화때문에 일어났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걸 누가 몰라라고 말하겠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지금도 과거의 30년간의 한국 주가 그래프를 그리고 나서는 마치 그 기간동안에 정권이 한번도 안바뀐 것처럼 그걸 분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로봇 관련 회사가 크게 성장하면 그걸 기술적으로 재정적으로 분석하면서 이런 기술 때문이라는 둥, 매출과 자본상태가 이래서 이 회사가 큰다는 둥 합니다. 한미 FTA를 한다고 하면 그걸 노무현이 한다고 할 때나 이명박이 한다고 할 때나 같은 거라고 말합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여러분이 신문을 펴고 티비를 켜고 자칭 전문가들이 경제전망을 하고, 기업분석을 하는 모습을 보면 이거 다 소용없습니다. 결국 어떤 정권인가가 제일 중요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지만 지금이 윤석렬 정권인지 이재명 정권인지는 전혀 말하지 않으면서 수치만 늘어놓는 전문가들은 가득합니다.

 

어떤 분들은 그것이야 말로 객관적 분석이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수치는 객관적이니까요. 그런데 제가 처음에 말했듯이 이건 말도 안되는 실수이고 그래서 그 객관적 분석이라는게 이상하게 나옵니다. 윤석렬, 박근혜 정권처럼 정권이 엉망진창이고 경제나 나쁠 때에는 우리나라가 태평성대이고 반대로 한국의 경제가 살고, 내수가 살아나면 한국 경제 곧 사망이라고 진단이 나옵니다.

 

우리가 어떤 걸그룹에 대해서 말하면서 그들의 학벌이 뭐고, 출신 지역이 어디이고, 재산이 얼마나 되고 하는 식으로 모든 것에 대해서 말하지만 그들의 외모와 노래실력만 빼고 말하지 않는다면 말해진 모든 것들이 사실이라고 해도 우리는 걸그룹의 성공이 외모와 노래실력과는 상관없는 거라고 강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말은 정치는 입에 담지 않는 미디어 속의 경제, 사회 전문가들은 이 나라의 정책과 경제가 정치와는 상관없고, 정권이나 대통령과는 상관없다고 강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기묘한 위선에 대해서 일종의 방어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거 누가 모르냐, 정치같은 이야기는 객관성을 흐린다같은 식으로 논점을 피해가지요. 어쩌면 문제의 본질은 우리가 이론을 세울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이론을 세우려고 하는 태도 때문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미국의 정책이라는 것을 말하다보면 마치 미국이 한명의 개인처럼 일관적인 정신을 가진 것처럼 이야기하기 쉽습니다. 미국이라는 존재는 수백년전부터 지금까지 일관된 가치관을 가지고 행동을 해왔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 존재의 일관성을 전제하지 않으면 미국을 이야기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정말 트럼프 이전의 미국과 트럼프가 대통령인 미국이 일관성을 가질까요? 일관성이 없는데도 미국이라는 나라를 수십년간 연구한 전문가들은 미국은 이렇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수없지요. 그러니까 전문가들은 일관성이 있다고, 내 경험과 지식이 의미가 있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사실 전문가의 전망은 안맞는 걸로 유명합니다. 예를 들어 경제 전문가의 전망은 안맞는걸로 유명하죠. 유명해서 미디어에 출연하는 사람은 더 안맞는다고 하더군요. 이것은 우리가 이론을 세울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이론을 세우려고 하는 태도 때문입니다. 이론이나 학문은 언제나 어떤 사전 가설을 요구합니다. 그 사전가설을 우리가 받아들인 순간 오히려 아무 선입견이 없는 사람들은 뻔히 보는 진실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겁니다. 윤석렬이 나라를 망하게 할 뻔했다는 사실 같은 것이 무시되는 겁니다.

 

이런 정치 경제적 사안에서 자주 생기는 현상은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시스템에서는 일어나기 쉬운 현상입니다. 그러니까 무의식적으로 우리가 뭔가를 안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우리의 눈을 가립니다. 일찌기 나심 탈렙이 블랙스완이라고 부른 사건이 일어나는게 이런 때입니다.

 

이 글이 정치만이 중요하다라는 글로 읽혀서는 안됩니다. 예를 들어 AI 기술의 발전따위는 경제적 사회적 미래와 상관없다. 모든 건 대통령을 잘 뽑으면 되는 것이다라는 것이 결론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분석적이고 학문적인 태도가 가리는 부분이 주로 그 부분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뿐입니다. 학자들이나 전문가들은 그런 기술적인 부분의 중요성에 대해서 아주 잘 분석하고 나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 안에 편향성이 나타나는 겁니다.

 

게다가 나는 정치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사실은 그걸 과소평가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회의 복잡성이 증가할 수록 정치적 윤리적 문화적 측면은 더 가치있게 됩니다. 누구나 압니다. 엉망진창인 가난한 나라에 선진국 헌법을 준다고 그들이 갑자기 선진국이 되는게 아닙니다. 선진국에서 잘 돌아가는 지하철 시스템을 후진국에 설치하면 그게 잘 돌아가지 않습니다. 원숭이에게 제트기를 준다고 제트기를 타고 날아다니지 못합니다. 기술의 발달로 요즘 세상에서는 정말 집단지성이라는게 중요해 졌습니다. 우리는 그 증거를 아주 자주 봅니다. 브렉시트를 한 영국, 트럼프를 뽑는 미국 그리고 박근혜를 경험했으면서도 윤석렬을 뽑는 한국을 보면 잘 느낍니다. 그건 절대 사소한게 아닌 겁니다. 점점 중요해지는 문제이며 AI가 발달한 시대에는 더욱 그럴 겁니다. 올바른 정책을 가진 대통령의 임기 5년에 세계 정복이 가능할 만큼 세계가 바뀔 수 있는 시대일테니까요. 반대로 말하면 원숭이같은 대통령이 나라를 망하게 하기에 충분한 시대일테니까요.

 

그런데도 여전히 미디어에서는 특히 공중파 방송같은 매체에서는 낡은 방식의 이야기들을 계속 하면서 위선을 보입니다. 열심히 정치와 무관한 경제 예측을 하는 전문가들이 미디어를 가득 채웁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속아서는 안됩니다. 그들은 대학이나 거대 회사 바깥의 어린애들보다도 눈이 멀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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