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아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야 말로 진짜 중요한거라고 나는 어렸을 때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학부학생들에게는 외국유학이 필요없다고 말하는 교수님이 자기 자식은 미국에 유학보내는 것을 보고 한 말이었죠. 그런데 얼마전에 문득 그때일이 생각났습니다. 왜냐면 내가 내 아들에게 AI 수업을 얼마간 했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의 논리라면 이것이야 말로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아닐까요?
제 아들은 컴퓨터 전공이기는 합니디만 AI 열풍이 불기 시작한 무렵 휴학하고 군대를 갔습니다. 그리고 복학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2년간 확 변해버린 세상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었지요. 그래서 저는 여러번 AI에 대해서 이야기하고는 했는데 그 중의 몇번은 실제로 코딩을 하는 수업이었습니다. 그 내용은 아래에 적겠지만 정말 짧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걸 써먹는 경험이죠. 저는 아들에게 여러번 말했습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결국 몇개의 키워드다. 그걸 기억하면 나머지는 AI에게 물어보면 다 가르쳐주니까. 쓰면서 스스로 배우는 거니까.
제가 아들과 했던 수업의 첫번째 내용은 이랬습니다.
클로드 데스크탑의 설치.
mcp 서버란 무엇인가.
그리고 3가지 mcp 서버 (파일 시스템, 파이선 실행기, 쉘명령어 실행기)의 설치.
지금와 제가 한 말을 돌아보면 저는 먼저 AI 에이전트 시스템에 대한 소개를 하려고 했던 것같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AI를 챗봇으로만 쓰면서 AI를 쓴다고 생각하니까요. 제가 꼭 알아둬야 하는 것은 그게 아니라 AI 에이전트를 쓰는 법이고 가능하면 만드는 법이었습니다.
클로드 데스크탑에 위에서 말한 3가지 mcp 서버를 붙이면 컴퓨터 안의 파일을 수정하고, 파이선 프로그램을 저장해서 실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AI 에이전트 시스템이 됩니다. 물론 불과 몇달전인데 상황은 또 변했습니다. 지금은 그냥 클로드 테스크탑의 클로드 코드 모드나 코워크 모드를 쓰면 mcp 서버같은 거 설치하지 않아도 AI 에이전트 시스템으로 작동합니다. openclaw같은 에이전트 시스템을 설치해도 물론 그렇죠.
제 수업은 내용으로 보면 짧지만 중요한 건 실습이고 체험이었죠. 자기가 스스로 AI를 써서 뭔가를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뱀게임이나 테트리스 게임같은 걸 AI에게 파이선이나 html로 만들어서 실행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바이브 코딩의 세계로 들어오라고 초청한 셈이 되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출발이 중요합니다. 저도 어디서 책으로 배운게 아니라 쓰면서 AI에게 배운 게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쓰면서 배울 수 있다면 다른 사람도 그럴 수 있겠죠. 그래서 어떤 사람에게는 출발의 동기정도면 충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정도는 출발의 시작이라고 해도 부족하지요. 저는 그래서 그 다음에는 api와 몇가지 사이트들에 대해서 가르쳤습니다. 그 사이트들은 vercel과 cloudflare 였습니다. 구글의 firebase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도 소개했습니다. api건 mcp건 모두 연결의 수단입니다. AI와 함께라면 그런 연결의 설정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저는 이제 돌아보면 AI란 우리의 손처럼 뻣어나서 새로운 것과 우리를 연결해 주는 거라는 걸 가르치려고 했던 것같습니다. 그게 AI 에이전트를 쓴다는 것의 의미니까요. 그리고 그 연결이 하나 하나 늘어날 때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급격히 늘어난다는 것을 가르치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clouflare에 가입하고 그곳의 api를 얻습니다. 그 정보를 가지고 AI가 cloudflare의 api를 사용할 수 있는 mcp 서버를 만듭니다. 그러면 ai는 이제 사용자의 명령어 한마디에 프로그램을 짜서 서버에 올리고 항상 작동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걸 웹앱이라고 하죠. 예를 들어 나는 게시판이 하나 필요하다고 하면 그런 게시판을 짜서 웹앱으로 만들고 주소만 저에게 주는 겁니다. 그 주소를 치면 언제 어디서든 그 게시판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원클릭 앱배포란 이런 겁니다. 물론 원하면 비밀번호를 걸어서 남들은 주소를 알아도 들어오지 못하게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홈페이지건, 블로그건 다 만들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제미니이의 api를 얻습니다. 그 정보를 AI에게 주고 텍스트 롤프레잉게임을 하는 웹앱을 만들라고 하면 제미나이를 두뇌로 가지는 게임앱이 만들어지고 즉시 배포됩니다. 앞에서 말한대로 주소만 치면 그 게임을 할 수 있지요.
이외에도 연결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저는 AI로 esp32-s3라는 칩을 설정하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USB로 PC에 연결된 esp32칩에 AI가 설정을 하고 프로그램을 심어서 그것이 스위치가 되기도 하고, 노래의 리듬대로 불이 켜지고 꺼지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AI는 이처럼 연결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 겁니다.
이제 와 돌아보면 저는 이제 mcp 서버를 쓰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제 경험을 저장할 수 있고 제 손발이 될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계속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만드는데 필요한 것들에 대한 지식이 하나 둘 더 쌓이고 있지요. 쓰면 쓸 수록 이것은 그냥 굉장히 고도화된 일기장같은 거라는 생각이 드는 군요. 지능적으로 사용자와의 경험이 누적되어서 일이 자동화되는 시스템, 마치 새로운 전두엽같은 거랄까요. 그런데 어느 정도 이것도 배울 수 있겠지만 아직은 아들에게 이걸 보여주고 있지는 않습니다. 자기 스스로 하면 다 배울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본격적으로 말할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남이 만들어준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쓰는게 아니라 스스로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만들고 키워주는 법에 대해서 말해야 한다고 느낍니다.
아들에게 가르친 것이 진짜라면 이게 제가 진짜라고 믿고 있는 AI 수업인 셈입니다. 굉장히 짧지만 사실 실습이 중요한데다가 기초지식이 없는 사람은 좀 길게 배워야 할 것도 있을 겁니다. 제 아내만 해도 도통 api가 뭔지 모르겠다고 하는 군요. 저는 진짜는 쓸 줄 아는 사람 옆에 가서 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지식 몇줄 이상의 것이 있습니다. 아직은 세상은 빨리 변하고, 변하지 않는 메뉴얼이 나오지도 않아서 어디서 뭘 배워야 할지 혼돈스런 상황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앞의로의 세상에서는 그런건 영영 나오지도 않을지도 모르니 그런 것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배울 수 있는 만큼 배우고 나머지는 AI와 스스로 해야 한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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