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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학교, AI 환경

AI를 제대로 쓰는 법

by 격암(강국진) 2026. 5. 9.

AI를 쓰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는 말은 세상에 많다. 하지만 거창한 약속과는 달리 그런 걸 배워도 신기하게 모든 일이 척척 되지는 않는다. 순식간에 사무일을 처리한다, 유튜브 컨텐츠를 만든다고 하지만 그 결과물은 기대이하인 경우가 많다. 지금 AI 산업에는 거대한 돈이 투자되지만 정작 그 AI를 써서 실제로 일을 해서 돈을 벌었다는 사례는 잘 나오고 있지 않다. 가끔 그런 사례가 나오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그럴 거라는 전망에 대해서 나는 동의하지만 그것이 저절로 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 여러분이 AI를 제대로 쓰는 법을 배우고 싶다라고 한다면 그에 대한 나의 답은 이렇다. 아직은 그게 뭔지 확실히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다만 사람들이 개척해 나가고 있을 뿐이다. 나는 종종 AI로 인한 사회적 변화를 근대화와 비교하고는 하는데 지금의 상황을 나는 이런 상황으로 이해한다.

 

근대화는 세상을 시스템적으로 수학적으로 기계적으로 파악하는데 핵심이 있다. 그것의 구체적 결과물 중의 하나인 공장이나 기계 하나를 사용하는 것이 근대화가 아니다. 그래서 농부가 자신이 쌀을 생산하고 그것을 판매하는 전체 과정을 시스템으로 보고 그 안에서 기계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근대화가 도움이 되지 다른건 그대로 두고 그냥 기계하나만 들여오면 도움이 안된다. 그 기계는 사실 아주 비쌀 것이다. 게다가 고장이 나면 수리비도 엄청날지 모른다. 특히 중요한 건 그 기계의 성능을 100% 살리자면 전체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별로 소용이 없다. 소달구지를 만드는데 다른건 그대로고 바퀴만 100배 빠르게 만들면 소달구지가 100배 빠르게 만들어 지지 않듯이 시스템의 한조각만 교체되면 전체적인 이득은 그리 크게 바뀌지 않는다.

 

AI를 활용하는 기업이 지금 그다지 AI를 통해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문제도 같을 것이다. AI를 써서 돈을 벌자면 문제를 AI의 관점에서 재구성하고 AI를 써야 한다. 이 말을 다르게 말하면 하네스를 이해하고 하네스를 잘 만드는 것이 AI 사용의 핵심인데 사람들은 아직 하네스가 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AI는 AI 모델 부분과 하네스라고 불리는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AI 모델은 인간의 데이터를 써서 만들어 내지만 보통 만들어진 이후에는 수정되지 않는다. 파인튜닝을 한다는 것이 그것을 수정하는 것이지만 예외적이다. 하네스는 그 AI 모델로 하여금 특정한 문제를 풀게 하는 외피이며 따라서 당연히 계속 수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그것은 하나의 언어이자 몸으로, AI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손발이 필요하듯 하네스가 필요하다.

 

AI 모델은 하네스가 꼭 필요하다. 그래서 앤스로픽이나 구글이나 오픈AI등의 회사들이 서비스하는 AI도 하네스를 가진다. 그 하네스는 몇만줄이나 되는 큰 부분이다. 하지만 그들은 보편적 구독자들을 위해 하네스를 만들기 때문에 그 하네스는 여전히 당신의 문제를 잘 모른다.

 

말하자면 지금의 AI 회사들은 보편적 하네스를 가지고 보편적 노동자 같은 AI를 만든다. 그럼 AI를 쓰는 회사는 그걸 데려다가 인간 노동자를 대체하고 일을 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그 AI 에이전트라고 불리는 AI 노동자가 일을 잘하려면 그 회사의 사정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AI 에이전트는 인간이 아니므로 어떤 때는 인간보다 백배 일을 잘하지만 어떤 때는 인간보다 못하다. 그래서 특정 인간노동자를 AI 에이전트로 1대1 교체하는건 별로 도움이 안된다. 하네스를 이해하고 개발해서 회사에 맞춤형으로 만들어야 AI는 그 능력을 100% 발휘할 것이다. 바로 근대화의 초기에 시스템적 사고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기계 하나를 사면 좋을거라고 생각하는 농부와 같은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하네스는 손발이고, 언어다. 그런데 AI가 발전한지가 얼마 안되어서 사실 언어로 말하자면 문법이나 단어가 잘 발달되어 있지 않다. 사람들은 AI 모델이 강력해지면 모든 문제가 풀린다고 생각하지만 보편만 아는 AI 모델은 그 한계가 명확하다. 지금의 AI 보다 100배 뛰어난 AI가 나와도 그 AI가 바둑으로 알파고를 이길 가능성은 없다. 알파고는 바둑에 특화된 AI이기 때문이다. 바둑이라는 구체적 게임에 집중하지 않는 AI는 바둑전용 프로그램에게 이길 수 없는 것이다.

 

하네스는 보편적 AI 모델에게 구체적 정보를 제공해서 문제를 풀게 하는 장치다. 그리고 그 장치는 공개적인 부분과 독점적으로 소유될 사적인 부분을 가진다. 언어로 말하자면 한국의 단어나 문법은 공공재다. 그러나 그걸로 시나 소설을 쓰면 그건 시인이나 소설가의 소유가 되어야 한다. 그러니까 하네스를 잘 만든다는 것은 시나 소설을 잘 창작하는 일과 같고 그 결과 가치를 생산하게 된다. 하네스의 독점적 소유가 가치의 독점적 소유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이 AI를 쓰는 방식은 적어도 대개의 경우 이렇지 않다. 남이 만든 하네스를 그냥 가져다 쓴다. 자신이 거기에 개인적인 정보를 주입하는 경우에도 제한적이다. 그러다 보니 AI를 쓰면 쓸 수록 자산이 늘어나는게 아니라 오히려 사용료만 많이 든다. 본래는 하네스에 일에 필요한 노하우가 누적되어서 다른 사람들이 AI를 써도 그렇게 할 수 없어야 하는데 하네스를 만드는 부분이 워낙 작으니까 AI로 문제가 해결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다른 사람도 금방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러면 오히려 회사의 비지니스 모델이 망가진다. 이건 누군가가 나는 제미나이라는 AI를 써서 그림을 천 장이나 그렸다고 자랑하는거나 마찬가지다. 그럼 그 그림을 팔 수 있게 되는게 아니다. 다른 사람도 AI로 그림을 그린다.

 

AI를 제대로 쓰는 법은 앞으로 점점 더 하네스를 제대로 만드는 법과 같은 말이 될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했듯 언어의 단어와 문법은 사회적이다. 즉 하네스를 잘만드는 기본 기술들과 구성요소들은 점점 더 많이 알려질 것이고 그에 따라 만들 수 있는 하네스들은 더 다양해지고 강력해질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 수록 오히려 하네스라는 언어를 잘 구사하는 능력이 중요해 진다. 하네스를 잘 만들면 문제가 해결된다.

 

지금은 아직 발전이 시작단계다. 하네스를 제대로 만드는 법이 어디서 정리되어 가르쳐질 단계도 아니다. 이런 저런 기초적인 비결들이 돌아다닐 뿐이다. 하네스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 그런건 남들이 만들어 주면 되는거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글같은 건 누군가 배운 분이 써주면 되는거 아니냐는 태도를 지닌 문맹을 생각해 보라. 그런 사람이 근대 사회에서 어떻게 살게 되는가. 하네스 문맹은 앞으로 그보다 더 비참하게 살 것이다. 근대화보다 AI 사회로의 변화는 10배 이상 빠를 것이기 때문에 하네스 문맹의 문제는 앞으로 아주 심각해 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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