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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교육에 대하여

어른의 문제를 아이에게 보내지 말라

by 격암(강국진) 2026. 7. 2.

최근에 지인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아이들은 중학교에 가서 성적과 등수를 받는 시험을 처음 치른단다. 그래서 그 첫 시험의 결과를 보고 자신이 반에서 위치가 어떻게 되는지를 처음 본단다. 그러니 아이들은 큰 시련을 겪게 되는 셈이다. 언제나 막연히 난 이정도 이겠지라는 생각과 결과는 차이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에게 성적을 매기지 않고 등수를 가르쳐 주지 않는 건 옳은 일일까? 나는 이건 더러운 어른이 어른의 문제를 아이에게 전가한거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애초에 성적을 가지고 야단법석을 떠는건 어른이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이 성적때문에 기뻐하고 슬퍼한다면 그 대부분은 어른이 그걸 바탕으로 칭찬하고 꾸중을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학교 성적이 얼마나 중요한지 뭘 알겠는가? 

 

그런데 성적을 가르쳐 주지 않고 따라서 경쟁을 하지 못하게 한다. 언뜻 보면 성적을 받는 주체가 학생같지만 사실은 어른들이다. 그리고 그 어른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아이들이 자기 성적을 보지 못하게 하면 아이들이 좋을까? 아이들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자기를 알 수 있는 정보를 알지 못하게 되고 그걸 모았다가 자아가 성장할 대로 성장한 중학교때에 한꺼번에 받게 된다. 나는 이건 아이들이 피해자가 된거라고 생각한다. 겉으로는 아름답게 경쟁없는 학교 운운 한거겠지만 부모들의 경쟁심은 그대로 있는 가운데 아이들만 더 바보가 된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아이들의 눈을 더 가렸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는 또 있다. 고교학점제가 그것이다. 이제는 대학처럼 자기가 원하는 과목을 수강한다는 고교학점제는 언뜻 보면 아름답지만 아까말했듯이 현실이라는 학교를 둘러 싼 환경을 생각하면 다시 한번 어른들의 문제를 아이들에게 떠넘긴 것이다. 사실 단기간에 정해진 교과서안의 내용을 최단기간에 배우는 방법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공장식 학교가 맞다. 그래서 학생들도 옛날처럼 기계적으로 학교 수업을 듣는게 더 힘들면서도 편하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현실 사회는 날로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이 공장식 학교 구조로 현실 사회가 요구하는 걸 다 배울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기본 지식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럴 때 어른들이 해줬어야 하는 것은 학교가 빈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학교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학교에서 해방된 아이들이 자기 미래를 위해 자유로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 배움은 사회와 직접 접촉해서 일어나야 하고, 학교라는 공장같은 시스템에 어울릴 수 없이 일어난다. 그 배움은 사실 창업 준비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뭔가 한분야에 집중되어야 한다. 식당을 할 학생은 식당에 집중해야 하고, 사업을 할 학생은 한가지 사업모델에 집중해야 하며, 학자가 될 학생은 그 분야를 더 공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것이나 보편성이 없고 긴 공부가 필요하다. 그래서 하나의 학교 안에서 뭘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아이돌이 되고 싶으면 학교에서 아이돌 수업을 들으라고 한다고 하자. 그러면 그 수업듣고 아이들이 블랙핑크가 되고 BTS가 되는가? 아이들은 각자의 세계로 흩어져서 최고 전문적인 곳으로 찾아가야 한다. 동네마다 있는 학교안의 수업을 듣는게 아니라 말이다.

 

그런데 학점제 수업이란 교육은 학교 안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어른의 고집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제 더 바빠진다. 정규 과목을 공부해야 하고 선택 수업을 뭘 들어야 할지 혼란스러우며 그 선택수업정도를 들어서 어떤 전문 지식이 쌓이지도 않는다. 그냥 혼란스럽고 바뻐져기만 하는 것이다. 이게 아이들을 학교 안에 묶어 놓으려는 어른의 의도가 만든 일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위한다고 말하면서 이런 저런 시스템을 만든다. 과연 그건 언뜻 보면 아이들을 위하는것 같다. 하지만 더 크게 보면 결국 아이들을 더 억압하고 부자유하게 만드는 것이다. 어른들의 사정 때문에 말이다. 이런 짓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 이건 위선자의 교육이다. 

 

아이들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건 방임이라고 여길 수 있고 특히 저소득 가정에게 나쁜 일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나는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시스템이 복잡해지고 바빠지면 어른들이 도와주지 않는 아이들은 오히려 더 힘들다. 그래서 점점 더 현실은 저소득 가정에서 좋은 교육을 받기가 어려워지고, 어른들이 성적을 만드는 것처럼 되고 있다. 그냥 자유가 더 좋다. 자유로운게 부담스럽다면 원하면 가서 들을 수 있는 다른 교육센터를 만들면 된다. 지금은 아이들의 시간을 낭비시키는 일만 하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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