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I 학교, AI 환경

개인의 AI, 개발자의 AI

by 격암(강국진) 2026. 7. 16.

AI는 여전히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지만 실제 AI에 대한 기사들을 보고 사용례를 보다 보면 지금의 AI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AI 사이에는 분명한 격차가 존재한다는 생각이 자주 들게 된다. 지금의 AI는 프로그램을 대신 시키고 싶은 개발자와 노동자를 대체하고  싶은 회사의 사장을 위한 AI라는 느낌이다. 하지만 개인이 필요한 AI는 무엇보다 정보를 퍼뜨리고 얻어내는 AI이다. 이 둘이 언제나 다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무엇보다 개인화 때문이다. 

 

 

일단 가장 중요한 주제인 코딩에 대해서 말해 보자. 코딩은 AI가 아주 잘하는 분야이다. 그리고 그 이유도 분명하다. 코딩은 지금의 AI가 많이 학습한 언어 분야일 뿐만 아니라 분명한 경계를 가지는 작업이다. 즉 사용자가 이러저러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 그 문제는 보편적으로 정의된다. 예를 들어 미국인이 그걸 시켰건 한국인이 시켰건 차이가 없다. 그러면 AI가 그걸 만들면 된다. 게다가 코딩은 다 하고 나서 성공 실패를 판단하는 것도 빠르고 쉽다. 사람들이 가진 문제는 종종 이렇지 않다. 어느 학교에 가는 게 나에게 좋은 선택일까 같은 질문의 답은 사실상 죽을 때까지 확실히 알 수 없다. 

 

어떤 프로그램도 만들 수 있다라는 말 속에서 우리는 코딩이 가지는 무한한 힘을 느낄 수 있고 그만큼 코딩을 잘해내는 AI의 힘을 느끼게 되지만 사실 코딩의 힘은 이미 문제가 분명히 정의되어 있다는 사실에서 나온다. 자동차가 있는 상황에서 운전할 계획을 짜는 거랄까. 컴퓨터 앞에서 우리는 컴퓨터가 없는 곳을 상상하지 못한다. 그래서 코딩이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하지만 모니터 옆에 있는 컵을 10cm 허공으로 띄우는 일을 어떠한 코딩으로도 할 수 없다. 로봇팔이라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말이다. 이 사실에 주목하면 우리는 보편적 문제 정의로 이뤄지는 코딩의 힘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개인이 원하는 것은 여러가지 일 것이고 그 안에는 분명 코딩도 포함된다. 하지만 나는 개인들이 필요로 하는 가장 흔하고 중요한 일이란 결국 정보를 퍼뜨리고 수집하는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즉 내 일을 광고를 해주거나 어떤 일을 결정하기 위한 정보를 얻어주는 것이다. 이런 저런 모델 번호를 주고 이 냉장고를 아마존 같은 사이트에서 주문해 달라고 했을 때 AI가 그걸 대신해 주는 건 편리할 수 있다. 하지만 진짜로 중요한 건 어떤 냉장고를 사야하는지에 대한 정보다. 나 대신 나무를 심어주는 로봇도 편리하지만 사람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건 내가 아는 정보를 팔 수 있는 곳을 찾아내서 수익을 올리게 해주는 수단이다. 즉 나무를 대신 심어주는 로봇보다 나무 심기가 필요한 소비자를 찾아주는 AI가 사람들은 더 필요하다. 

 

이러한 소통은 코딩보다 종종 더 어렵다. 많은 사람들은 이미 AI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걸 쓰고 있다. 그리고 AI는 분명 아주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AI는 가장 최신 정보를 위해서는 그걸 어떤 정보 소스에서 찾아볼 필요가 있다. 또한 AI는 너무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상황을 자세히 듣고 판단해야 좋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다. 당신이 사무실에서 옆 사람에게 질문을 한다면 그 사람은 물리적으로 여러분 옆에 있기 때문에 아무 말을 안해도 당신이 한국 사람이며, 30대이고, 여성이며, 소득 수준이 어느 정도이고, 미혼이고, 평상시 어떤 성격을 보였는지를 어느 정도 안다. 그런데 AI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당신이 냉장고가 사고 싶어라고 했을 때 그 질문이 한국어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 뿐이다. 한국어로 말하는 미국인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이러한 정보 원천의 문제와 문맥의 문제를 무시하고 AI가 주는 답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을 거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실수를 하기 쉽다. AI는 그저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흔한 이야기를 자신있게 이야기해주는 것에 불과할 수 있다. 그래서 AI는 선입견이 엄청 많은 사람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자료를 다 읽어보지도 않고, 자신이 하는 이야기를 제대로 분석해 보지도 않고 답을 한다. 사용자가 자신이 아는 이야기를 AI에게 해주면 AI는 종종 자신의 태도를 급격하게 바꾼다. 

 

상황이 이러한 이유는 상당부분 지금의 AI가 그 방향 쪽으로 개발이 덜 되서 그렇다. 예를 들어 우리는 코딩을 시켰더니 몇시간이고 멈추지 않고 코딩을 해서 멋진 게임을 만들어 냈다같은 소식을 종종 듣는다. 이것은 코딩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인상적인 소식이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소통이나 정보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사실 몇시간이고 시장을 뒤져서 정말로 훌륭한 냉장고 매물을 찾아냈다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물론 1분만에 최고의 답을 찾아낸다면 더 좋겠지만 사실 코딩보다 정보를 찾는다는 사실이 때로는 더 중요하고 어렵다. 지금의 한국 경제상황에 대해서 어떠냐고 물었을 때 우리는 1분만에 만들어 낼 수 있는 답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한시간이 걸리더라도 누구나 인정할만한 깊은 연구가 배경이 되는 답을 필요로 한다. 지금의 AI는 코딩에 있어서는 철저함을 추구하는 만큼 정보를 찾고 보고서를 쓰는 일에 있어서는 집중하지 않는 것같다.

 

1시간동안 고민하라고 시키는 건 간단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말했듯이 정보를 찾는 것은 코딩보다 개인화가 많이 필요한 분야다. AI가 사용자에 대해서 잘 알고,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 소스를 가질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 책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한국의 국회도서관 API 가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건 전세계를 상대로 장사하는 AI 회사가 제공하기 어렵다. 한국인은 한국인에게 맞는 정보소스가 필요로 하고, 심지어 같은 한국인이라도 각자의 직업과 목적에 따라 다른 정보 소스가 필요로 할 것이다. 이런 것없이는 앞에서 말한 상황이 벌어진다. 즉 로봇팔이 없이는 코딩으로 컵을 10cm 띄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잊고 AI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이건 단순히 강력한 AI 모델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사용자에 대한 정보도 그렇다. AI가 더 많은 것을 알면 더 좋겠지만 개인이 자신의 정보의 저장과 소유에 대해 어떤 권한을 가지는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는 이건 어렵다. 당신이 AI에게 하는 질문속에 있는 개인 정보를 추출해서 AI 회사에 저장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기능일 것이다. 개인정보의 저장은 우리가 지금 메인프레임을 쓰지 않고 PC를 사용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개인 컴퓨터 안에서 일어나야 하는 일이다. 

 

정보의 원천과 개인정보라는 주제보다 일을 더 어렵게 하는 문제도 있다. 그건 코딩과는 달리 정보의 수집은 옳고 그름이 빠르게 판정나지 않거나 영원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떤 냉장고를 사는게 좋았을까라는 질문에 특정한 결론에 도달했다고 해도 그 결론은 코딩과는 달리 정확히 평가될 수 없다. 잘못된 코딩은 실행이 안되지만 냉장고를 실제로 사도 다른 냉장고보다 그게 더 좋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정보의 수집과 판단은 내가 자전거의 문제라고 불리는 상황을 종종 만들어 낸다. 자전거를 타는건 매순간 최고의 선택으로 이어지는게 아니다. 그렇게 하려고 하면 자전거는 쓰러진다. 충분히 빠르게 선택을 하고 그 다음에는 다음 선택을 해야 한다. 이렇게 선택은 한번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계속 이어진다. 

 

지금의 AI는 인간과 AI가 이렇게 연속적으로 계속 같이 일해야 한다는 상황으로 개발되고 있지 않은 것같다. 그보다는 한번의 질문에 대한 최종적인 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느낌이다. 명령을 내리면 목적지를 향해 가는 자율주행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우리는 종종 입는 로봇처럼 그냥 인간의 능력을 증강시킬 뿐인 기계도 필요하다. 인간의 반응과 평가가 지속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보나 소통의 가치는 크다. 소프트웨어 회사도 코딩을 하는 노동자보다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일이 더 중요할 때가 많다고 느낄 것이다. 우리는 그걸 위해서 AI는 정보를 모을 수단을 필요로 한다는 점, AI는 나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AI가 정답을 준다기 보다 사용자와 AI가 계속 해서 함께 일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에 적합한 AI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