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2813

인간의 언어는 낡은 미디어 일까? 나는 지금 도서관 순례 여행을 하고 있다. 그런데 도서관에 앉아서 책들을 보다보니 문득 지금의 인간언어라는 것은 이제 낡은 미디어가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집트의 그림문자가 새겨진 돌판을 볼 때 느끼는 것처럼 뭔가 필요없이 쓰기 어려운 미디어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것이 어느 정도 사실이라는 것은 적어도 멀티미디어를 생각하면 분명하다. 사람들은 이제 라디오를 듣고 티비를 보는 것을 넘어 유튜브 동영상으로 정보를 얻는다. 그래서 어린 아이들도 많은 것을 아는 시대이며 문해력이 떨어지는 시대이다. 전처럼 책이 오락거리가 많이 되고 정보의 주요 출처가 되는 시대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멀티미디어에만 있지는 않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인간 언어의 주체와 추상.. 2025. 5. 22.
전남도립도서관과 목포시립 도서관 광주의 도서관에 나는 많은 실망을 느꼈다. 나는 두 가지 상반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좋은 도서관에 가고 싶고 상업지구도 어느 정도 발전된 것이 좋지만 번잡한 것은 싫다. 그런데 광주는 도시는 크고 교통은 복잡한데 정작 도서관은 그보다 훨씬 작은 도시보다 못하다는 느낌이었다. 사실 도서관이 나쁘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전남을 대표하는 도시이니 만큼 기대치가 더 높았고 따라서 실망도 더 컸다. 그래서 나는 서둘러 광주를 떠나 목포지역으로 왔다. 목포는 인구가 20만명정도 밖에 되지 않는 도시다. 하지만 실제로 와보면 그런 도시답지 않게 매우 번화하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도서관의 질이 아주 훌룡하고 그밖에도 여러가지 볼 것 먹을 것이 가득한 도시다. 목포에 처음 와본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와보면서는 목.. 2025. 5. 20.
강천산군립공원과 광주시립무등도서관 전주의 완주시립도서관을 나와서는 목욕을 하러갔다. 로뎀트리스파. 목욕만 하는데는 9천원이다. 따듯한 욕조에 앉아서 만원짜리 속초의 사우나가 얼마나 엉망이었는가를 생각한다. 아무리 관광지라지만 좀 너무 차이가 난다. 저녁에는 강천산 군립공원의 주차장에서 스텔스 차박을 할 예정이므로 그 전에는 한끼를 먹을 기회가 있었다. 내가 선택한 것은 고향시래기였다. 전주에 오면 항상 가는 내 맛집이지만 일요일이라고 휴일. 그래서 대신 먹은 것은 금암면옥의 칼국수와 만두다. 금암면옥의 칼국수는 베타랑칼국수와 별 차이가 없지만 맛있는 들깨 칼국수이며 다른 지역에서는 먹기 힘들다. 하지만 금암면옥의 만두는 내 인생만두이므로 기회가 된다면 잔뜩 먹지 않을 수가 없다. 혼자서 만두와 칼국수를 잔뜩 먹고 차를 강천산군립공원으로.. 2025. 5. 19.
사람을 만나는 일의 가치 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진학하거나 취업한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누굴 만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는 한다. 그렇다면 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사는 사람일까? 그렇지는 않다. 아내는 내가 사람을 많이 만나지 않는다면서 동창들에게라도 연락해서 사람을 만나라고 말한다. 그런데도 나는 사람만나는 일을 그리 즐기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은 아예 뚜렷한 목적을 가지거나 아니면 전혀 목적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뚜렷한 목적을 가지는 경우에는 내가 그 사람과 만나서 해야할 일이 분명하다. 협력을 하건 협상을 하건 우리는 그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건 동업과 비슷한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만나는 사람을 우리는 동업자나 동.. 2025. 5. 18.
전주 캠퍼스둘레길과 전주의 도서관들 꽃심도서관에서 몇시간을 보내고 전주대학교에 갔다. 전주대학교는 예전에 내가 전주에 살 때 살던 집에서 가까워서 산책삼아 자주 왔던 곳으로 봄에는 철쭉이 매우 예뻤다. 오랜만에 전주 대학교 캠퍼스를 돌아보고 저녁도 그 앞의 고기주는 국수집에서 먹었다. 돈카스를 먹었는데 국수를 먹을걸 그랬다는 후회가 인다. 아침이 밝아 오자마자 나는 한국소리 문화의 전당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내가 자주가던 오송지라는 작은 연못이 있다. 둘레가 1km가 안되니까 호수가 될 수 없는 작은 연못이지만 알 수 없는 매력을 가진 곳이다. 나는 차를 한국소리 문화의전당에 세우고 편백나무숲을 지나 오송지로 가서 오송지를 한바퀴돌았다. 하지만 오늘의 아침 걷기는 이제부터다.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오송지 방향으로 가다보면 편백나무숲에서 .. 2025. 5. 18.
예당호 데크길, 전주 꽃심 도서관 홍성에서 김밥을 사서 예당호로 향했다. 예당호는 출렁다리와 데크길이 있는 호수다. 이곳은 낚시와 황새가 인상적인 곳이었다. 내가 낚시를 해본적은 없지만 호수에 떠있는 숙소가 많이 보인다. 거기서 먹고 자면서 낚시를 하는 것이다. 예당관광지에 도착하니까 주차안내원이 평일인데도 바쁘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인기 방문지라는 증거다. 나는 차를 4주차장에 세우고 김밥을 먹으면서 차박을 했다. 주차비는 없다. 비는 오늘밤에도 많이 내렸다. 하지만 아침이 되니 짙은 안개만 있을 뿐 비는 그쳤다. 세수를 하고 출발시간을 보니 6시 45분 아직도 호수는 짙은 안개로 덮여 있다. 예당관광지를 중심으로 호수를 바라보았을 때 왼편으로는 출렁다리가 있다. 본래는 출렁다리를 건너서 한동안 더 걸을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이날은 .. 2025. 5. 17.
국립세종도서관, 구봉도해솔길, 충남도서관 어제는 오랜만에 청주 오송의 집에서 잤다. 빨래도 하고 목욕도하고 하루 쉰다음 아침 일찍 국립세종도서관으로 향했다. 빌린 책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국립세종도서관은 내가 가본 중에는 제일 좋은 도서관이라고 할만하다. 세종시에는 시립세종도서관도 있는데 그 도서관도 훌룡하다. 하지만 역시 국립도서관정도의 규모는 아니다. 국립세종도서관 앞에서는 세종호수공원이 있는데 이 호수공원을 한바퀴 도는 것은 매우 훌룡한 산책이다. 하지만 오늘은 비도 오고 시간도 없어서 호수공원 산책은 없이 그냥 책만 반납했다. 오늘의 일정은 부천에 가서 지인과 식사를 하고 구봉도 공영주차장에 가서 자는 것이다. 구봉도는 전에 가족과 함께 해변을 보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러는 가본 적이 있다. 이번에는 그때는 가지 못했던 구봉도 해.. 2025. 5. 16.
수주팔봉 야영지, 괴산 산막이옛길, 청주시립도서관 충주나 원주는 관광도시가 아니라서인지 인구로 해서 자신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작은 속초나 강릉보다도 중앙번화가는 발달하지 않았다. 그래서 충주 시립도서관을 나와서 걸어본 충주 시내는 별 것이 없었다. 도서관 옆쪽의 자유시장은 낮시간이라선지 굉장히 한산했고 충주무학시장쪽이 사람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하나의 도시를 제대로 보고 느끼는 일이란 당연히 하루 이틀로 될 일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도서관과 걷는 길이라는 두 가지 주제에 집중하기로 했다. 사실 충주에는 호암호라는 아주 멋진 호수가 있다. 지나가면서 호암호를 보면서 그곳을 방문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사진을 찾아보니 역시 아주 멋진 곳이었지만 오늘은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수주팔봉 야영지에 가보기로 했다. 수주팔봉 야영지는 차박을 하는 사람들.. 2025. 5. 15.
소금산 트레킹과 충주 시립 도서관 미리내 도서관이 좋아서 내내 머물고 싶었지만 그래도 한계는 있다. 마냥 편안하게 있고 싶었지만 차박을 하며 여행하려면 잘 곳을 구해야 하는데 원주처럼 큰 도시는 밤새 차를 새워둘 곳을 찾기 어렵다. 미리내 도서관 주차비가 무료라서 도서관에 차를 세우고 도서관을 내내 이용하다가 자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누가 나같이 주차장을 많이 이용했는지 밤에는 주차 안된다고 써있다. 그래서 일단 무위당 기념관도 보고 원주 시내도 볼겸해서 시내로 나왔다. 차를 중앙거리 시장 주차장에 세우고 길을 걸으니 이게 원주의 중심거리이기는 한 것같은데 영 시골장터 느낌이 세다. 원주는 사실 강릉보다 훨씬 큰 도시다. 원주의 인구는 36만으로 강릉이나 충주의 21만보다 절반은 더 크다. 그런데 그 중앙 거리가 무슨 어디 시골읍같은 .. 2025. 5. 14.
우리는 어떻게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가? 살다보면 나를 믿는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자존감이 없는 사람은 남의 시선에 잘휘둘리고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항상 엉뚱한데 있는게 아닌가 싶어서 불안하니 행복하기도 쉽지 않다. 위선과 허세와 허풍에 아주 많은 중요성을 둔다. 그렇다면 나를 믿는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자존감이란 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말그대로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미친 소리다. 나는 하늘을 날 수도 없고 노벨상을 받을 수도 없으며 차은우처럼 잘생겨질 가능성도 없다. 굳이 수학적으로 말하자면 가능성이 0이 아니라고 해도 실질적으로는 0이다. 그건 내가 김연아처럼 피겨스케이팅을 하고 손흥민처럼 축구를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터무니없다. 그렇다면 .. 2025. 5. 14.
한국철학이란 무엇인가? 유대칠의 대한민국철학사를 조금 읽었다. 따라서 나는 그 책의 독후감을 쓰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한국철학이란게 있어야 한다는 요청에 의해 떠오른 생각을 적으려고 할 뿐이다. 유대칠의 대한민국철학사를 다 읽지 않은게 걸려서 장정일의 소개글을 읽기는 했다. 이런 질문은 흥미롭지만 어쩌면 나를 포함한 소수의 사람에게만 그럴 뿐만 아니라 무수히 많은 선입견을 가진 질문일 수 있다. 우선 철학이란 말 자체가 애매하다. 그래서 유대칠도 철학의 역사를 쓰는 것은 철학을 하는 것 즉 철학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이라는 것이 한국의 역사에 의해서 창조되듯이 철학이 뭔가를 철학사를 써서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서양철학사가 서양철학이 무슨 말인가를 결정하고 한국철학은 한국철학사에 .. 2025. 5. 14.
횡성 호수길과 원주 미리내 도서관 강릉과 나는 별로 인연이 없나보다. 전부터 늘상 속초와 비교되어 어쩐지 정이가지 않던 강릉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찬찬히 강릉을 보려고 했는데 날씨도 요일도 도와주질 않는다. 어제부터 내리던 비가 계속되어 나는 강릉 이마트에서 먹을 것을 보충한 후 안목해변으로 향했다. 전부터 강릉에 오면 차박을 하던 곳이었는데 주말에도 저녁이면 차박자리가 났고 화장실도 바로 옆에 있어서 좋은 차박지였다. 하지만 비가 왔는데도 주말 오후의 안목해변은 관광객으로 가득 붐볐다. 안목해변과 나란히 밀리는 차를 따라 운전을 하던 나는 즉흥적으로 차를 돌렸다. 이런 날씨에 이렇게 관광객으로 붐비는 거리는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해서 나는 차를 횡성호수길로 향했다. 횡성은 강릉에서 한시간 정도 운전하면 갈 수 있는.. 2025. 5. 13.
속초 외옹치항 해변길과 강릉 경포호 둘레길 별 다른 계획없이 시작한 여행도 하루 하루가 지나갈 수록 틀이 잡혀가고 의미가 생겨난다. 나는 어느새 새로운 도시에 가면 내가 뭘 먼저 찾아야 하는지를 좀 더 명확히 알게 되었다. 그것은 세가지인데 하나는 산책로고 또 하나는 도서관이며 마지막은 마트다. 뜻밖에 맛집이나 카페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아내와 함께 있을 때는 나도 그런델 가는 걸 좋아했는데 말이다. 마트라는게 좀 이상할 수 있지만 좋은 마트에 들리면 필요한 식자재와 물을 싸게 살 수 있고 원한다면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살 수 있다. 도서관은 그 도시가 책에 대해 얼마나 진심인가하는 것을 보여주는데 전주에 살았었고 지금은 세종에서 가까운 오송에 사는 내 눈높이는 굉장히 높다. 전국에서 가장 도서관이 잘되어 있는 도시들이 이 도시들이기 때문.. 2025. 5. 12.
사람을 좋아할 이유와 투자 우리는 대개 사람을 미워할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만 사람을 좋아할 때는 그 이유를 잘 따지지 않는다. 좋아하면 그냥 좋아하는 것이지만 미워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러니 저러니 이유를 다는 것은 아마도 사람을 미워하는 일은 옳지 않은 일이며 따라서 적절한 이유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이에 반해서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이유 따위는 필요없다는 말은 과연 설득력이 있다. 누군가를 특정한 이유로 좋아한다고 제한해 버리면 그것은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을 훼손하고 축소하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이같은 것은 투자의 입장에서 보면 반대가 되기 때문에 이 사실은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우리가 주식투자를 한다고 하자. 그러면 우리는 특정한 회사를 좋아하는데에는 이유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삼성 주식에 한.. 2025. 5. 11.
속초 영랑호 둘레길 결국 춘천을 떠나 속초로 왔다. 춘천에 하루 더 머물까하는 생각도 있었다. 자꾸 움직이려고 하는 나를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결국 나는 좋았던 춘천을 떠나 속초로 왔다. 이번 여행에서 자주 떠오르는 생각은 우리는 왜 자꾸 지금이 좋으면서도 다른 곳을 향해 가려고 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충분히 시간을 가져도 되는데 마치 빨리 움직이면 움직일 수록 이득을 보는 느낌을 가진다. 어디 먼 곳에 진짜 좋은 곳과 진짜 휴식이 기다린다는 식이다. 그러나 대개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고 좀 더 머물면 더 많은 것이 보이고 진짜가 보이는 법이니 이런 생각은 옳지 않다. 속초에 도착하자마자 방문한 곳은 사우나였다. 카카오맵에서 사우나를 치고 리스트 맨 위의 속초 해수 피아 찜질방을 골랐다. 그런데 기분 나쁠 정도.. 2025. 5. 10.
국가는 국가고 개는 개인가? 속초 여행중에 사우나를 하고 앉아 쉬는데 있었던 일이다. 이발소에 모여 앉은 노인들 중 하나가 정치는 이준석이 잘한다고 크게 말한다. 나는 그 정치인을 좋아하지 않으므로 그가 생각하는 정치나 국가란 무엇인가하는 생각이 났다. 그는 아마도 삼국지의 유비 조조와 현대의 대통령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 티비에서는 식용으로 불법도살될 위기에 있던 개들이 구조되어 미국으로 보내졌다는 기사가 나온다. 그 개들에게 다행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건 큰 돈이 드는 일일 것이고 그 돈이면 살릴 수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자연히 인간을 구하느니 차라리 개를 구하겠다는 것인가? 모두 생명이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것은 소위 본질론과 관계론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본질론이란 어.. 2025.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