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19
전 자타가 공인하는 노무현 지지자이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보니 노무현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군요. 노무현의 첫번째 실패는 당정분리라는 명목이건 뭐건 여당 정치세력을 안정화 시키는데 실패했다는 겁니다. 거의 내버려놓다 시피했고 그 결과 정동영 같은 독버섯이 자라고 말았습니다. 즉 정동영이라는 인물이 개혁세력을 갉아먹은 병균이었다면 그같은 상황에 대해 노무현의 책임도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청와대는 보다 강력히 정당개혁에 개입했었어야 하는거 아닐까요? 국민은 정당이 아니라 실상 노무현이라는 개인을 지지한 것에 가깝습니다. 열린우리당은 탄핵후폭풍으로 대통령을 지키라고 국민들이 끌어올린 정당이지요. 그런데 청와대와 여당이 싸우고 여당은 내분끝에 자폭하니 이렇게 한심한 일이 또 있을 수가 없습니다.
두번째 실패는 노무현이 이룩하고자 했던 지역감정 극복 혹은 국민통합에 결국 실패했다는 겁니다. 국민 내부에 현 정권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있으면 부패해도 상관없다는 식의 패거리주의, 지역주의가 부활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이유가 뭐가 되었건 국민들은 극심한 불신에 빠져 있습니다. 사법부도 못믿겠고 여당도 못믿겠고 언론도 못믿겠고 어디하나 믿을데가 없는 나라군요.
세번째도 있습니다. 그건 인터넷이 돈에 의해 지배당하는 것을 수수 방관했다는 것입니다. 포털이 인터넷을 장악하고 인터넷 언론도 결국 돈에 지배당하는 것을 누가 막을수 있었느냐고 하지만. 돌아보면 노무현인사의 최대 패착은 진대제장관이었습니다. 화려한 선전은 좋았으나 결국 진대제 장관은 한국의 인터넷 발전을 완전 멈추게 만들었습니다. 그가 중점으로 추진한 삼성의 와이브로는 아직도 활성화되지 않았으며 DMB방송도 지지부진하다가 이제야 시작되었습니다. 그 사정을 들어보면 결국 돈많은 통신회사들이 사업권따고 사업추진 안하고 이권단체들이 서로 싸우고 기술발전 지체시키는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결국 노무현은 인터넷에 의해 떳으나 이번 대선에서 인터넷은 무력했지요. 김대중이 노무현에게 해준 것을 노무현은 다음 세대에게 해주지 못한 셈입니다. 결국 그 진대제 장관이 이명박 지지를 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뭐 노무현이 전지전능도 아니고 다 잘할 수는 없었겠지요. 그러나 이명박의 당선이 가지는 의미와 전망을 생각하면 노무현의 모든 업적의 빛이 바래지는 듯한 느낌도 드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런 현실을 타개하고자 이명박을 선택한 국민은 어리석은 것이지요. 노무현은 민주주의로 신뢰를 만들고자 했으나 실패했고 이명박은 이제 언론과 재계와 손을 잡고 국민세뇌로 국민통합을 이룩하고자 할 것입니다. 언론은 청와대에 찬양을 계속 하겠죠. 재벌과 손잡은, 손잡을 의향이 있는 사람이 청와대 들어갔으니.
10년개혁 이렇게 무너지고 마는 군요. 슬픈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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