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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무분류 임시

꽃의 의미

by 격암(강국진) 2008. 4. 29.

2008.4.19

동네에 공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봄철이면 사람들은 의례 꽃구경을 합니다. 별건 아니고 벚꽃핀 곳에 자리를 깔고 이웃들이나 가족과 먹고 마시는 것입니다. 화사한 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앞이나 동네에 꽃나무를 심고 가꾸는 여유, 철이 되어 꽃이 피면 그걸 즐기는 여유 그런 시간을 가지는 지혜가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입니다. 디즈니랜드라던가 에버란드라던가 하와이나 태국따위의 유명 여행지에 가보는 것은 나름대로의 즐거움과 중요성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왜 우리는 그런 것에만 눈이 돌아가고 집앞에 꽃공원을 가꾸는 즐거움을 모르는 것일까요.

 

방망이깍는 노인이라는 수필로 유명한 윤오영씨의 다른 수필 하정소화를 보면 더운 여름철 한밤중에 도시의 동산에 올라 피서를 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걸 읽으면 진정한 피서란 무었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화려한 놀이기구도 장대한 볼거리도 없지만은 담담한 도시야경의 아름다움을 즐길줄 안다는 것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우리동네에는 할아버지가 하는 가게가 3곳이 있습니다. 우동집, 커피집 그리고 작은 주점입니다. 다들 아주 작은 가게지만 할아버지들의 연륜이 느껴지는 섬세함이 있습니다. 커피 한잔을 시켜도 조심스레 커피를 새로 만들어 줍니다. 우동도 가게에 따라나오는 튀김도 그렇습니다. 저는 그래서 그런 가게들이 아주 좋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훌룡한 가게라서가 아니고 우리동네를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가게들이기 때문입니다.

 

주변의 것들은 항상 내곁에 있는 것입니다. 가족과의 관계가 유명 연예인들 한번 보는 것보다 소중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합니다만 집앞의 나무 한그루를 가꾸는 것이 유명 여행지 한번 가는 것보다 소중하다는 것은 잊혀진것이 아닐런지요. 유명 맛집들도 재미있고 좋지만 동네어귀의 단골집이 더 소중하지 않을런지요.

 

꽃이 아름다운걸 모르는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꽃의 아름다움을 즐겨본 적이 언제인지 아득합니다.  늘상 일상의 작은 것들의 아름다움을 소중하게 여기고 즐기며 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것에는 그것나름대로의 시간과 돈이 들어갑니다. 사람많은 관광지에 돈으로 어디 구석에 꽃한송이를 키우는 선택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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