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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무분류 임시

한국이 살기 힘든 이유

by 격암(강국진) 2008. 5. 21.

일단 알아야 할것은 부자나라가 반드시 살기 좋은 나라라는 생각은 틀린것이라는 것입니다. 선진국이란 전문성이 크게 발전된 나라입니다. 전문성이 발전된 나라라는 것은 고부가가치를 의미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말하는 것이지요. 선진국 산업은 세계 최첨단, 세계 최고를 자랑하며 또 그래야만 합니다. 물가와 인건비를 생각했을때 그렇지 못하면 수지를 맞출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노동집약적 산업, 저숙련공을 필요로하는 산업은 중국같은곳으로 옮겨가는거지요.

 

전문가를 양성하고 전문가가 되는 것은 투자로 말하면 고투자 장기투자입니다. 많은 돈이 들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가난뱅이들은 이런 투자를 할 돈이 없어서 가난의 악순환이 계속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부자나라는 복지를 강조합니다. 안정적 사회적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승자가 모든걸 먹어버리고 독과점을 만들어 경쟁력약화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 생산 시스템이 백수 생산 시스템이 됩니다.

 

한국, 살기 힘든 나라입니다. 후진국이 아닌데 선진국이 될만한 능력이 떨어집니다. 한국이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결국 뒤집으면 선진국민 답지않은 한국인은 한국에서 살기 더힘들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대학생들 취업은 하기 힘든데 대기업들은 인재가 없어서 야단이라고 합니다. 기업이 찾는 것은 세계적 수준의 인재고 한국 교육환경이 만들어내는 것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미국도 하버드나 엠아이티같은 대학을 공짜로 만들어 낸게 아닙니다. 결국 돈나올곳은 돈많은 사람들이 세금을 내고 사회적으로 기부할 방법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이 학문을 사랑하고 학문을 지원해야 대학이 발전하는것입니다. 국민들이 예술을 사랑하고 문화를 사랑해서 그런데 돈쓰는 것을 각오해야 문화예술 대국이 되는것이지요. 그런데 한국의 부자들은 미국만큼 부자가 아니며 또한 미국만큼 돈을 내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여러분야는 전문가, 인재가 아쉽다며 난리입니다.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죠.

 

결국 후진국을 벗어난 한국은 매우 살기 피곤한 나라가됩니다. 부자가 세금을 충분히 내지 못하면 가난뱅이가 세금을 내야하니 물가는 세계 최고수준이 됩니다. 그러면서 복지나 삶의 질을 결정할 사회시설의 투자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교육을 사교육으로 채워야 하니 교육비가 하늘을 찌릅니다.

 

이 문제들은 어찌해도 어려운 문제입니다. 쉬운 문제였다면 이세상에 어렵게 사는 나라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또한 닭과 달걀의 문제같기도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이 돈을 내지 않는다고 말하고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너무 공짜로 다 먹으려고 한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나라 부자는 미국만큼 부자가 아니고 우리나라 부자는 미국만큼 사회에 기여하려고 하지도 않으니 둘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이걸 해결하는 방법은 사회적 신뢰와 투명성을 높이고 미래를 만들어갈 새로운 철학과 규칙을 만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고 기본만큼 중요한것은 없습니다. 민주정권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이걸 할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렇기에 민주당정권부패사건은 국민적 분노를 샀지요. 노무현정권의 공과야 어떻건 사람들은 개혁에 지쳤습니다. 지난 정권말기에 소위 운동권세력은 아마추어니까 기업을 잘아는 사람이 정권을 잡으면 세상이 더잘돌아갈거라고 믿게 된듯합니다. 어떤 분들은 오히려 가난했던 박정희 전두환 시절을 그리워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합니다.

 

이명박을 선택한 결과는 재앙적입니다. 정부가 끝없이 의혹을 생산하고 거짓말을 생산하여 이제는 맞는 말을 해도 믿기 힘들어진 상황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이 잘살려면 공동체 정신을 부활시키고 사회적 신뢰를 늘려야 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거짓말을 계속하는데다가 특정종교색깔을 너무 티나게 합니다. 나라안의 신뢰와 투명성은 더더욱 줄어들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명박 정부는 사회적 합의따위는 어차피 불가능하니까 자신들이 믿는바대로 밀어부치면 나중엔 납득할거라고 믿는 것같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믿는바라는게 저같은 사람이 보기엔 대단히 저질적 생각이라는 게 문제죠. 결국은 사회적 대결은 극단으로 번져가기 쉽습니다.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대결이 되는 것이죠.

 

불신이 많아질수록 몸에 좋은 말들이 설곳은 적어지고 극단의 말들만 설치게 됩니다. 그런 대결은 누가 이기던 결국은 실력없는 극단론자가 득세하게 해줍니다. 결국 사회적 비극을 만들어 낼수 밖에 없으며 또다시 반대편 극단쪽으로 명분을 만들어 주게 되어 끝없는 혼돈의 진동을 계속하게 만드는 환경이 됩니다.

 

어쩌면 작금의 한국이 당면한 문제는 세계 1류국가가 되고자 하는 나라가 겪어야할 필연적 시험일지도 모릅니다. 많은 나라가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걸로 압니다. 중용, 중도를 지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뭉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걸 뒤집으면 이시험을 통과하면 좋은 때가 온다는 것이겠죠. 과연 진짜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뭉치고 공동체정신을 발휘할수 있을것이냐 아니면 그저 둘로 갈라져 싸우다가 망할것인가. 싸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살기 힘든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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