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7.16
머릿말
이윤을 발생시키는 기본적인 힘은 정보의 불균형이다. 첨단 기술에서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그리고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에 이르기 까지 이윤은 정보의 불균형에서 발생한다. 즉 소비자는 알고 있지 못한 것을 판매자는 알고 있기때문에 이윤이 발생한다.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것은 결국 이 정보의 불균형이 더더욱 큰 사업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세계최고의 부자들을 점점 더 궁지로 내몬다. 그들은 점차 거대화되어가는 세계경제 피라미드의 최고 상층부에 존재한다. 그들의 아래층은 맹렬히 그들이 독점했던 정보를 획득하고 그들의 이윤창출의 방법을 붕괴시킨다. 따라서 그들은 계속 혁신적 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미 오랜간 부자로 살아왔던 그들의 소비는 이제 과거로 돌아갈 방법이 없다. 만약 미국의 수입이 지금의 절반으로 떨어진다면 미국은 한 사회로 존재하기가 불가능할것이다. 그들은 마치 화려하게 타올랐다가 사라지는 피라미드 사업의 주모자들처럼 공중분해 되고 말것이다.
미국의 붕괴
헐리우드 영화를 보라.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로 세계를 지배하던 헐리우드 영화는 언젠가부터 비틀거리고 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만들무렵 할리우드 영화는 종종 역사상 최고 제작비라는 선전문구를 쓰곤 했다. 이는 4억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들였다는 타이타닉에서 절정을 이뤘고 그 이후 더이상 역사상 최고 제작비라는 말은 쓰지 않게 되었다.
문제는 작년의 영화보다 더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자면 돈을 들여서 화려한 영상을 만드는 것이 손쉬운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투자규모가 커지면 이젠 영화는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사업이 된다. 영화하나만 대참패를 하면 거대영화배급사가 무너질지경으로 영화는 엄청난 사업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영화의 스토리는 매우 보수적이 되어 성공의 방정식을 너무 도식적으로 따른다. 위험을 각오하기에는 걸린 것이 너무 많다. 그러나 돈들이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결국 한계상황이 오고나면 사업은 한계에 다다른다. 할리우드는 지금 옛날의 자산을 가지고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자동차산업은 부의 상징이었다. 세계최대였던 자동차산업이 미국이 가진 첨단산업의 대표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의 자동차산업은 파산직전이다. GM이 현금화를 위해 자산을 팔아대고 있고 GM의 미래를 밝게보는 시각은 매우 드물다.
물론 미국은 IT 붐을 일으켜 세계경제대통령 자리를 유지했다. 세계에 컴퓨터를 팔고 윈도우를 팔았다. 세계최고부자의 자리는 아주 오랜동안 빌게이츠라는 유명스타의 것이었다. 오늘날 윈도우는 팔리지 않는다. 비스타는 욕을 먹고 있고 아이비엠 컴퓨터는 중국회사의 소유가 되었으며 델컴퓨터가 예전같지 않다는 말이 나온지 오래다. 세계의 금융중심조차 뉴욕에서 런던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이미 탈출은 시작되었다.
미국이 또하나의 기적을 이뤄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가능성은 낮다. 그 기적을 넘어 또 기적을 이뤄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전망은 거의 기적처럼 보인다. 미국의 대학원을 보면 그걸 느낀다. 미국 국적의 이공계 대학원생은 이제 소수파가 되어 있다. 설사 국적이 미국인이라도 출신은 아시아나 유럽인 경우가 너무나 많다. 과연 그들이 4-50대의 중견학자가 될 시대까지 미국이 세계과학의 중심이 될 수 있을지 매우 의심스럽다.
그들은 일종의 이중국적자들이다. 그들은 댓가가 충분하다면 훨씬 손쉽게 아시아로 돌아갈 것이다. 미국의 힘이란 대단한 것이지만 상상이상으로 허술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이라는 배가 본격적으로 무너지면 유럽으로 아시아로 대대적인 인력의 탈출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리고 미국은 순식간에 그저 땅만큰 나라로 남을지 모른다. 화려한 미국의 뒤편에는 허리케인 하나로 시민들이 폭도로 변하는 나라, 세계에서 가장 범죄율이 높은 나라, 남미 이민자들이 급증하여 영어문화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남미화 되어가는 나라같은 어두운 미국의 그늘이 있다.
미국은 왜 존재해야 하나.
중요한 것은 세계적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악법도 무법보다는 바람직하다. 무법천지에서는 사람들간의 신용이 깨지고 그래서는 경제는 추락하고 만다. 미국을 좋아하건 싫어하건 부정할 수 없는 미국이라는 존재의 필요성은 존재한다. 오늘날 미국은 일종의 세계적 질서와 신용의 기초를 이룬다.
표준적이라는 말은 무었인가. 그건 실질적으로 미국적이라는 뜻이다. 미국달러는 세계의 통화다. 세계에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선전하고 보급하는 대표적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의 존재가 그 후임없이 사라질 때 세계는 커다란 불확실성으로 빠져들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물가상승과 불황 그리고 군사독재의 만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원하건 원하지 않건 미국이라는 중심국가는 도산의 길에 있다는 것이다. 지금 미국의 부동산거품이 꺼지고 금융회사들이 연쇄 도산의 위기에 있지만 사실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다. 미국이 행한 아프칸과 이라크와의 전쟁을 보라. 명분이 없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 엄청난 재정부담이 되고 있다. 이 전쟁들의 기본에는 애초에 미국적 질서가 가지는 모순, 테러에 약한 미국 그리고 미국적 질서를 지키기 위한 비용의 증가가 존재한다. 현재의 시스템은 날로 악화되어 가고 있고 그것이 터진 것이 서브프라임이고 유가 폭등이다. 따라서 두가지 위기를 넘겨도 또다른 위기는 계속될것이다. 미국이 대단한 황금광맥이라도 발견하지 않는한 말이다.
새로운 세계질서
미국이 전세계의 질서를 보증하는 시스템은 한계에 다다랐다. 그런데 이젠 어떤 한 국가가 그같은 일을 대체할 수 있을거라고는 믿기 힘들다. 따라서 초기에는 G8같은 세계 경제의 강자들이 모여서 일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가게 될 확율이 매우 높다. 최소한 그렇게 시도할것이다.
어떤 경우건 세계에는 일종의 세계적 민주화가 요구된다. 왕조에서는 왕이 무한한 권력을 가진대신 무한책임을 진다. 이 무한책임때문에 왕은 시스템이 잘돌아가지 않으면 바로 몰락한다. 지금은 세계적 규모에서 힘의 집중이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따라서 공화정과 같은 변화가 요구된다. 공화정에선 국민이 주인이고 정부는 국민의 선거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제한된 권력과 제한된 책임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보다 안정한 시스템이 된다.
세계역사에 평화적으로 이런 정치적 변화가 일어난 적은 한번도 없다. 공화정을 위한 혁명이 일어나면 왕과 그에 빌붙어 국민을 착취한 귀족들에 대한 비판과 피의 숙청이 따르기 마련이다. 미국의 앞길이 매우 어두울것이라는 이야기다. 혁명은 반드시 공화정의 성취를 담보해 주지 않는다. 지독한 독재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 독재는 똑같은 이유로 몰락하고 다시 혁명은 일어나지만 그동안 시간은 몇십년이나 흘러가고 말 수도 있다.
종국적으로 인류가 이뤄내야 하는 것은 물론 세계정부의 출범과 인종과 국적에 상관없는 세계인의 평등이다. 이 경우 인구가 많은 쪽이 유리할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무지한 사람들은 정치선동에 속아서 그 숫자만큼 힘을 내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가 보아온 현실이 아니던가.
맺는말
미국이 몰락하면 중국도 몰락할것이다. 브릭스 모두가 몰락할지 모른다. 애초에 중국의 성공이란 상당부분 미국이나 일본 같은 부자나라내부의 모순에서 시작된다. 소득을 증가시켜 국민들을 더 부자로 만들어주는 대신 중국의 싸구려 물건을 사서 씀으로써 생활의 질을 유지할 수 있게 한것이다. 부자들의 흥정망청이 사라지면 중국은 성공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중국같은 나라의 정치적 안정성이란 결국 빠른 경제발전에 근거한 것이고 경제발전이 지지부진하면 중국은 분열의 길로 갈지도 모른다.
세계의 미래는 위대한 것일지 모르지만 거기까지 이르는 동안의 고통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자급자족이 가능하고 국민의 단결이 잘되어 있고 정치적으로 선진화 되어있는 나라들은 고통을 덜 받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나라들은 고통이 아주 클것이다. 한국은 불행하게도 고통을 많이 받는 쪽으로 기울어가고 있다. 이런시대에 이명박을 선출하고 한나라당에게 국회를 점령하게 만든 댓가는 우리가 상상한것보다 훨씬 아주 훨씬 클 수 있다. 거의 우주적 규모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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