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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교육에 대하여

학교공부해야한다 VS 학교공부 하지마라

by 격암(강국진) 2008. 7. 28.

2008.7.28

학교공부 하지마라

 

무슨 소리인가. 누구나 열심히 시키는 학교공부하지 말라니. 그러나 이 말은 농담이 아니다. 도대체 우리아이가 학교에서 뭘 배우는가를 생각하면 정말 그렇다. 어차피 기본적인 읽기 쓰기 산수정도는 학교에 가지 않아도 배울 수 있다. 그럼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의 12년동안 아이들은 학교에서 뭘 더 배우는가. 물론 여러가지를 배운다. 그러나 그렇게 배우면서 진짜로 배우게 되는 것은 바로 답은 교과서안에 있다라는 믿음과 답은 선생님이 알고 있다라는 착각이다. 소위 모범생이 사회생활 잘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이래서 나오는 것이다. 학교생활을 통해서 우리는 알고 있는 것을 더 빨리 풀고, 의미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시키는 대로 따르고 권위에 복종하고 이해가 안되면 그냥 외우는 그런 습관을 들인다. 한국의 학교생활은 그야말로 말잘듣는 단순노동자를 키우는 것에 그 핵심이 있다. 

 

개인적인 취미와 흥미로 자기가 궁금한 것을 찾아 공부하고 읽는 습관은 오히려 학교에 의해서 없어진다. 공부란 학교에서 선생님이 시키는 것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초등학교수준, 중학교수준, 고등학교 수준이라는 선입견에 빠져들고 어느새 교과과정이외의 것을 공부하는 것은 심지어 나쁜일이라는 생각에 조차 빠져든다. 아이들이 칭찬받는 것은 학교시험을 잘 볼 때뿐이며 교과과정이외의 것을 공부하는 것은 한가하고 한심한 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당장의 경쟁을 이기지 못하는데 그런 걸 할 시간이 어디있냐는 것이다. 

 

어느새 아이는 자기머리로 생각하는 습관을 잃어버리고 자기의 미래를 스스로 찾지 않게 된다. 그저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중학교에 가고 중학교를 졸업하면 고등학교에 가는 식으로 내 앞에 있는 것을 하면 길이 열린다는 식의 태도에 익숙해진다. 대학에 갈 나이가 되어도 좋아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다. 이런 사람은 딱 노예처럼 부려먹거나 속여먹기 쉬운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뺨을 한대 맞고도 여기서는 그렇게 하는게 관습이라고 말하면 그런가보다하고 이해해 버리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장님과 같아 남이 확신에 차서 말을 하면 속아넘어가서 돈을 잃어버리는 그런 사람이다.

 

군대에서 시작되었다는 말도 있고, 사학재단의 무능에서 시작되었다는 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아이들을 말잘듣는 로봇으로 만드는 교육이다. 권위주의란 윗사람의 무능을 감추기위해 아랫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에 자신을 제일 잘 적응시킨 사람은 박스속의 생각에 빠져 인생의 답은 보다 광범위한 범위에 있다는 것을 모른다. 사회의 문제는 4지선다나 5지선다형문제가 아니라 답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것이며 친구의 정답이 나의 정답은 아니라는 것도 모른다. 이들은 권위에 굴복하지만 실은 선생님도 인생의 답을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 학교공부 하지 말아야 한다.

 

학교공부해야한다.

 

그렇다. 이 세상에서 규칙은 강한자들이 만들고 어리석은 자들은 그 규칙의 함정에 빠져 허우적 거린다. 그것이 현실이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학교공부를 잘해야 한다. 현대는 굉장히 많은 규칙의 거미줄로 뒤덮혀 있다. 그 규칙은 강자들이 만들어내고 맘대로 바꾸는 것이지만 거기서 잘살자면 그 규칙을 잘 알아야 한다.

 

너의 주변에 세상이 규칙대로 되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면 아마도 너는 규칙에 이용당하는 집안의 출신일것이다. 그럴수록 규칙을 잘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세상에는 학벌의 규칙이라는게 있다. 학벌의 노예가 되서는 안된다고 어떤 사람들은 말하지만 그렇게 말한다고 그 학벌의 규칙이 바뀌지 않는다.

 

죽자고 공부해서 1%안에 들어 서울대 들어가는 사람이 있는데 10%나 30%쯤 되는 성적을 가지고 있으면서 대학이름따윈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봐야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대학따위 모두 통폐합하자고 말하지만 그럴 능력도 없으면서 그렇게 말하지 말라. 물론 그렇다. 학벌의 규칙은 계속 바뀐다. 죽자고 공부해서 명문대 들어갔더니 이제 사회는 미국에서 고등학교 대학교 나온 사람이 인재라고 말한다. 이건 분명 반칙이고 가진 자들의 농간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학교공부해야한다. 학교를 넘어서서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에 있는가. 그렇다면 그런데가서 공부하라. 그게 아닌가. 그렇다면 입닥치고 공부하는 수 밖에 없는거다. 정말로 세상이 공평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면 불평하면 누군가 그걸 고쳐줄거라고 생각하지 말라. 세상은 본래 불공평하다. 세상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은 자기보다 더 못한 사람들보다 행운아다. 더 운좋았던 사람들에게 반칙이라고 외치는가? 너의 뒤에서 같은 소리하는 사람이 수도 없다. 불공평이 고쳐질 리가 없다.

 

대학입시병에 걸린 한국이 원망스러운가? 그러나 언젠가는 그런 병에 걸렸던 시절이 그리울지 모른다. 지금은 그래도 죽자고 공부하면 없는 집에 태어나도 경쟁을 뚫어 인재로 말해질 수 있지 않은가. 서울대가 지방의 3류대와 별로 이름값이 달라지지 않는 시대엔 돈이 많아 고등학교때부터 뉴욕에서 공부한 친구가 아니면 죽자고 공부해서 서울대가봐야 인재로 인정도 안해줄지 모른다.

 

규칙을 죽자고 공부해라. 그리고 규칙을 넘어서라. 규칙을 무시한다고 해서 사회의 규칙이 사라지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공부 해야한다. 그것도 아주 열심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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