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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와 음반시장

by 격암(강국진) 2008. 7. 30.

한국의 음반시장이 지독한 불황이다. 백만장팔던 가수가 존재하던 시절은 꿈같다. 10만장을 팔면 그해의 최고 인기가수가 된다. 왜 이런가에 대해 여러설명이 가능할것이다. 무었보다 문제는 현재의 음악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할만큼 시장이 넓어졌다. 동영상도 전세계로 퍼져가지만 음악파일은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진고 만다. 예전에 만들어졌던 음악도 전세계로 퍼져서 들려진다. 연주 테크닉의 한계는 컴퓨터음악에 의해 극복된다.

 

컴퓨터가 인간보다 연주를 잘한다거나 과거의 대가들을 넘어서는 음악가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매우 힘든일이며 대부분은 그렇게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서 중간에 좌절할 확율이 높다는 것이다. 최고의 음악을 만든다지만 과거의 천재적 가수들도 최고의 정렬을 다해 음악들을 만들었다. 장르는 소진되었고 과학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다.

 

이런 현실은 대개 대형프로젝트 음반의 제작으로 이어진다. 엄청난 돈을 들여 음악을 만들고 홍보에도 커다란 돈을 들인다. 훌룡한 음반의 제작은 엄청난 판매고가 아니면 수지를 맞추지 못하게 한다.  더더욱 큰 문제는 다음번에는 그 음반을 더욱 넘어서지 않으면 대중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귀에 익숙한가? 우린 이런 시대를 이미 지나왔다. 여기서 갑자기 탈렙의 블랙스완이 출현할수 있다.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음악이 유행하고 슈퍼스타의 음악이 고리타분하게 들리게 된다. 엠피쓰리 파일같은게 나와서 음악이 새롭게 유통된다. 순식간에 기존방식의 앨범제작은 커다란 적자를 내게 된다.

 

새로운 세상에 적응한 가수들은 비디오형 가수들이고 쉽게 노래하는 가수들이다. 노래보다는 보여주는 공연에 몰두하며 원가를 적게 들이는 가수들이 대량생산된다. 노래는 적당히 만들어 적당한 수준만 도달한다. 그리고 춤이나 예쁜얼굴을 보여준다. 이런 가수들의 노래를 노래만 들으면 참으로 돈이 아깝다. 그 가수에게 얼굴이 없고 음악만있다고 생각하면 그렇다. 그런 가수들의 노래는 비디오를 상상이라도 하면서 들어야 한다.

 

서태지가 새로운 음반으로 돌아왔다. 비디오가 아니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선물이다. 대충만들어 대충 팔아먹을려고 하는 음반이 아니라 음악으로 승부하겠다는 자세가 느껴진다. 김동률이나 서태지가 음반불황시장에서도 어느정도 성과를 보여주는 것은 이런 차이 때문이다. 한마디로 돈내기 아깝지 않다. 시장이 너무 작아서 적자보지나 않을까 걱정이 될정도다.

 

음악이 세계화된지는 오래다. 불행하게도 한국어 음반이 세계적 히트를 치지는 않고 있다. 그러니까 좋은 음반으로 승부하기에는 시장이 너무 좁은 것이다. 아주 어려운 길을 가고 있는 서태지 같은 사람들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새노래들은 역시 좋다. 서태지의 중독성이 느껴진다. 한 CD를 수십번 반복시켜 하루종일 듣던 시절의 기억이 돌아오는 것같다. 나는 이효리의 자극적 비디오도 좋지만 역시 서태지가 훨씬 소중한것 같다. 예쁜 여자야 얼마든지 있지만 서태지는 하나뿐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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