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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심에 대하여

by 격암(강국진) 2008. 8. 19.

평상심 혹은 마음의 평화란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이루기가 쉽지 않을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렇게 살려고 하는 마음이 마음에 파문을 이으키는 것같다.

 

흔들리지 않는 평정과 마음이란 뭘까. 세상이 전혀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이것을 아마도 이룰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밤낮이 느껴지지 않는 토굴같은데서 아무도 안만나며 산다고 해도 우리몸에는 변화가 있다. 그래도 잠잘때와 깨어있을때가 있고 건강할때와 아플때가 있으며 우리마음속의 생각에 따라 희노애락의 감정이 생기는 것이다. 하물며 이 세상이란 온통 흔들리는 것뿐이다.

 

배위에 탄 사람이 배가 흔들리는데 자신의 몸만 움직이지 않으려고 애를 써도 그게 되기 힘들것이다. 인간의 힘으로 배를 붙잡아 멈추게 할수 없듯이 인간의 힘으로 세상의 변화와 흔들림에 저항할수는 없다. 결국 마음을 돌처럼 단단히 하거나 산처럼 무겁게 가져서 마음을 흔들리지 않게하겠다는 생각은 현실에서 평생유지할수 있는 방법은 아닌것이다.

 

평화내지 평정한 마음이라는 게 뭘까. 우리가 뭔가에 대한 욕망과 갈증이 없다면 우리는 살아있는 시체같을 것이다. 괴로운 마음이 없이 어떻게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나 과학적 업적이 나올수가 있겠는가. 사랑이 없다면 인생은 사막같을 것이지만 사랑이란 항상 근심과 슬픔과 함께 오는 것이다. 기쁨이 오는 만큼 슬픔이 오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슬픔없는 기쁨이 어디있고 기쁨없는 슬픔이 어디에 있을것인가.  

사람의 마음이란 흔들리는것이 본성인것같다. 그흔들림은 공평하여서 높이 올라가면 반드시 낮게 떨어지고 그렇다고 흔들리지 않으면 우리에겐 살아갈 힘이 사라지고 만다. 지치도록 뛰고 나면 쉬어야 하는 것인데 지나치게 몸을 혹사하면 원하지 않아도 오랜동안 몸을 쉴수 밖에 없도록 탈이나고 만다. 뭔가를 원하는 갈망과 희망과 기쁨이 가득하면 그것은 반대로 기나긴 절망과 절망과 슬픔의 기간을 가져오고 만다.

 

그래서 살아가는데 있어 리듬이란 매우 중요하다. 뭔가 한가지만 지루하게 하고 있어서는 우리는 연료가 떨어진 자동차신세가 되어버리고 만다. 뭔가를 지나치게 하지도 뭔가를 너무 적게 하지도 말아야 한다. 가끔 땀도 흘려주고 가끔은 조용히 앉아 명상을 하기도 해야 한다. 가끔은 슬픈 책이라도 읽고 눈물도 흘려줘야하고 가끔은 배가 아프도록 웃어도 줘야 한다. 그리고 또 가끔은 조용히 침잠할수도 있어야 한다. 노자에 세상은 풀무와 같다고 하는 말은 이런 리듬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장자에서 악기를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목욕재계를 하여 세상에서 주는 욕심을 버리고 마음이 평안해 질때 저절로 일어나는 마음에 따라 악기를 만든다. 그는 헛된 욕심으로 마음을 흔들리게 하지 않지만 뭔가를 만들고 싶다는 본인의 욕망에 충실하다. 뭔가를 한다는 것에도 하지 않는다는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런것이 아닐까.

 

헛된 욕심은 버리고 자기 내부의 진짜 본성이 시키는 일을 하는 것, 이것이 말하자면 평정심에 대한 성인의 모범답안이다. 리듬도 물론 잊지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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