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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도서 대여점 이야기

by 격암(강국진) 2009. 4. 1.

%이글은 전부 제글이 아니라 링크나 짜집기가 될것이므로 상당히 길것입니다. 그러나 한국 저작권의 현실에 대해 전혀 들어보지 못한 분들에게는 흥미롭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머릿말

요즘 인터넷에서 도서대여점의 정당성에 대한 이야기가 뜨겁습니다. 검색창에 대여점이라고 치면 글이 수십개 이상 올라와 있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도서대여점이라는게 책을 가져다가 돈을 버는데 저작권자는 한푼도 벌지 못하는 장사라는 겁니다. 사회적인 일을 수학적으로 인과관계로 풀수는 없으나 현실을 보면 한국의 만화가나 장르소설가들은 전부 전업하거나 외국으로 가거나 한달에 몇십만원 버는 직업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일본으로 간 한국작가의 만화를 로열티주고 사오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문제가 된 이유,

이문제는 뿌리가 깊지만 최근에 이문제가 불거진 것은 전대협 그러니까 전국 도서 영상 대여점 협회에서 출판사 대원에 대해서 성명을 하나 발표했는데 이것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무엇인가. 대여점에서는 책을 받았다가 잘 안나가는 책은 비닐포장을 뜯어 대여를 했었는데도 반품을 할수 있어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그책은 반품되서 신책으로 둔갑하곤 한다는 군요. 그런데 전에는 1,2권까지 반납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2권은 안된다고 하니까 전대협에서 당당히 작가들 보이코트를 선언한 것입니다.

임달영작가의 반응

이문제는 여러 만화작가들이 분노를 표함으로써 더욱 문제화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작가중에는 임달영이라는 작가가 있습니다.

그는 자기 블로그에 저는 지금 매우 화가났습니다라는 글을 올립니다.

 

전 지금까지 한번도 대여점에 좋다 나쁘다에 대해 발언을 한적이 없습니다.

한국 만화계와 작가에게 있어서 대여점은 불이익을 끼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많은 독자가 싸게 책을 골라 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대여점을 운영하는 많은 분들은 저의 아버지 어머니 세대이고, 생활을 위한 생계 수단이라는 것을 알기에 전 한명의 작가로서 아들로서 그것을 묵인 했습니다.

때문에 저는 이것이 어쩔 수 없는 한국의 현실이라면 받아들이고, 때를 기다리자는 심정으로 살아남기 위해 힘겹게 일본에도 진출하고 한국에서 종수를 늘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의 모든 노력은 어디까지나.

 

대여점이 작가와 출판사에게 고마워 하는 마음이 있을 때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작가의 인세를 중간에서 나누어 받아 수입을 올리는 수많은 대여점 업주님.

여러분의 수익은 바로 작가의 피 같은 혈세를 나누어 받는 것입니다.

그것을 사무치게 고마워 하고 경외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작가가 만드는 작품, 작품을 만드는 작가는 바로 당신들의 생명줄이며 당신들이 생활비를 벌 수 있게 해 주는 은인 같은 존재라는 말입니다.

 

이전 학산 마법선생 네기마의 한정판 가격이 올랐을 때 대여점에서 출판사에 소비자의 권리를 이야기 하며 왜 멋대로 가격을 올렸냐는 말도 안되는 주정을 했었죠. 그 일도 전 그냥 그러려니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번 행동.

 

반품을 받아 주지 않으면 한 출판사의 작품을 일절 받아 들이지 않겠다는 이 행동.

출판사와 계약하는 작가도 그 표적으로 하겠다는 이 행동.

감히 당신들 말을 듣지 않으면 책은 안 받겠다고 지금 우리 작가에게 협박하는 것입니까?

당신들 말을 안듣는 출판사와 계약하면, 당신들이 정한 페이지 수대로 책을 내지 않으면,

그 책은 받지 않겠다?

 

전 개인적으로 어떤 출판사에도 사적인 편애는 없습니다만. 한가지 물어 보고 싶습니다.

 

상점에서 과자를 사서 뜯어 먹어 본 후 맛없으면 반품시킨다는게 말이 됩니까?

 

대여점에서 책을 진열 시킨후, 혹은 빌려 줘 본 후 반응이 없다고 다시 반품 시키는게 말이나 됩니까?

 

반품은 원래 불가능 해야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가능해야 하는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당신들은 작가의 소중한 혈세를 나누어 받기 위해 응당 한권을 돈을 지불하고 사는 것이 올바른 것입니다. 원래 대로라면 그렇게 한권을 사서 돈을 받고 빌려 주는 것 자체가 불가한 일입니다.

 

작가의 배려와 출판사의 이해로 겨우 그 행위가 묵인되고 있는 거라는 걸 잊고 있는 수 많은 대여점 업주님 들.

전대협, 전만연 여러분.

 

제가 여기서 확고히 말하겠습니다.

 

작가에게 고마워 할 줄 모르고, 작가의 생명이 담긴 책을 마음대로 돈을 받고 빌려 주면서 그것도 권리라고 협회를 만들어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당신들에게 내 책을 빌려주게 할 마음은 결단코 없습니다.

 

이후 아트림 미디어, 달영의 이름이 들어간 모든 작품을 당신들 대여점에서 한권도 남김 없이 없애십시오.

 

어떤 출판사의 작품도 상관 없습니다.

 

감히 나의, 작가의  혼이 들어간 작품을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 주지 않으면 받지 않겠다고 선언 했습니까?

 

아예 사질 마십시오. 내 작품을 대여점에 들이질 마십시오.

 

제 책은 당신들 대여점이 아니라도, 제 작품을 소중히 생각 해 주는 많은 한국의 독자 여러분이 제대로 정당한 가격을 내고 구입해 줄 거라고 믿습니다.

 

정말로, 임달영의 책을 고마워 하는 분들.

임달영이 대여점에 책을 빌려주게 암묵적으로 허락해 줘서 수입을 올리는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과 경외를 가진 분들.

 

반품 같은거 하지 못해도 사서 빌려 줄 수만 있게 허락만 되어도 행복하다, 임달영 작가님

책을 빌려 주게 허락해 줘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

 

그런 분들만 지금 상황 그대로 저와 출판사의 눈치를 보면서 책을 대여 하는걸 관대히 허락합니다.

 

제 책을 대여점에서 구입해 줘서 고맙다는 게 아닙니다.

관대하게 나의 인세를 당신들이 살아갈 수 있게 나누어 주겠다는 나의 배려인 겁니다.

 

 

이 글은 통보 입니다.

 

전 앞으로, 대여점이라는 곳에서 이런 식의 비상식적인

주장을 펼쳐, 출판사나 작가를 길들이려 하는

어처구니 없는 잘못된 선례를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저 하나의 각오로는  끝나지 않더라도,  아니 제 책이 대여점에서 안 팔리게 되더라도

앞으로 나올 많은 신인들

젊고 감각 있지만 힘없는 신인들에 소중한 부수를 담보로

이런 월권을 행사하는 대여점 협회에 일침을 가하기 위해서라도

젊은 신인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확실하게 말하겠습니다.

 

대여점 협회 작가 명단에서의 영구제명? 무기한 입고거부?

 

네, 꼭 그렇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여점에 대한 의견

그 이후 대여점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실은 이문제는 아주 오래된 문제입니다. 문제는 여러가지인데 가장 중요한 문제가 지금 현 시점에서 도서대여점은 합법이고 한때 몇만개의 도서대여점이 있었던 적도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그게 불합리한 점이 있더라도 정치적으로 쉽게 건드릴수 없던 문제였던 것같습니다.

일단 도서대여점 업주도 지금 아주 부유하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누가 더 힘들다 아니다로 따지기 시작해서는 끝이 없습니다. 시비는 가리고 시비는 이렇지만 힘든 사람은 이렇게 돕자고 해야죠. 그렇지 않으면 소매치기가 번성해도 소매치기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데 그걸 단속하냐는 논리가 나올수도 있습니다.

도서 대여점이라는 곳에 대해 박동준님이 올린 글이 있습니다. 제가 설명하는 것보다 우수하므로 그걸 여기에 옮겨 봅니다.

박동준님의 글 (다음 만화게시판)

오랫만에 만게에 글을 쓰게 되었네요. 사실 이곳에서 좋은 글과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과 글도 너무 많았기에 어지간하면 글을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와중 이번 대여점 사태가 발생했지요.

전 이전 글에서 누누히 말했지만 어찌되었든 대여점은 현행법상 합법이고 그렇기 때문에 맹목적인 비판은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출판사와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어처구니 없는 협박에 치를 떨게 되었고 그래서 다시한번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오늘 쓸 글의 주제는 포지티브가 아니라 네거티브입니다. 왜 대여점이 잘못된거고 그래서 무엇이 맞는 방향이고 누가 옳은지에 대한 글은 지금 여기저기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이해 못하고 반론을 양산하시는 분들이 이번글의 타겟입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대여점을 옹호하는 글들의 주제들을 뽑아봤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체로 빈도수가 높은 5가지 주장을 다루려고합니다. 그리고 이 5가지의 주제를 성공적으로 반론하게 된다면 그것으로 대여점 옹호하는 분들은 설득력을 잃게 되는것입니다. 그리고 그 후에 제 주장을 살짝 피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살펴볼까요.

1. 만화시장의 침체는 대여점탓이 아니라 질 나쁜 한국 만화 탓이다.

2. 그렇게 저질의 안팔리는 만화들 신인작가들 그나마 대여점이 사주니까 연명하는거 아니냐.

3. 도서관이랑 대여점이랑 뭐가 틀리나 사든 빌리든 그건 소비자가 선택할 문제다.

4. 대여점 사장님들 영세없자다. 착하신분들한테 너무 뭐라 그러지 말자.

5. 대여점 없어져도 판매부수 별로 안늘어날거다. 뻘짓마라.

 

 결론을 미리 말씀드리자면 5가지 주장 모두 헛소리입니다. 살펴보겠습니다.

 

1. 만화시장의 침체는 대여점탓이 아니라 질 나쁜 한국 만화 탓이다.

 이것은 너무나 이전부터 있던 주장이고 여기에 대한 반론도 관심있으신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보셨을것입니다. 대여점 시스템 때문에 대박작품과 쪽박작품의 판매량이 기형적일정도로 차이가 나지 않게 된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인기작가나 신인작가나 수준미달의 작가나 대충 다 비슷비슷 배고프게 되었지요. 하향평준화가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명작하나를 완성하는 것보다는 다작하는것이 당연히 수지가 맞겠지요. 이런식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 주체가 바로 대여점입니다.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것은 대여점들 스스로가 만화사장의 '주고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것입니다. 이것은 다음 주제와도 연결되는것인데, 자신들이 만화시장의 주 고객이고 그래서 만화가들을 먹여살리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요. 그렇다면 생각해봅시다. 자신들이 주고객이고 또한 자신들이 만화의 퀄리티를 고려하지 않은채 마구잡이로 만화책을 소비해 놓고서 그래서 실제 훌륭한 작품이 시장에 반영되지 못한채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 책임을 작가에게 탓하고 있는 상황이 과연 맞는 상황일까요? 자신들이 정말로 한국만화의 퀄리티를 생각했고 또 진정한 의미의 주고객이라면 1,2권 간보다가 대여 안되면 반품하는 행태를 당장 멈추는게 맞는것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나쁜 상황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예컨데 호흡이 길어서 1,2권에서는 충분한 매력을 보이지 못했지만 10권을 넘어가면서 굉장한 재미를 선사하는 만화책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이런 만화책은 실제로는 퀄리티도 좋고 시장에서 사랑을 받아야 할 만화책이지만 대여점시스템에서는 가차 없습니다. 1, 2권 살짝 들여봤다가 반응 심심하면 바로 반품되어 버릴테니까요. 결국 이런만화는 10권까지 가기도 전에 중도하차를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대여점들은 1,2권 랩핑뜯은것을 반품하기 위해서 이 난리를 치고 있는겁니다. 이렇게 자신들의 이익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 만화의 퀄리티가 어쩌고 작가의 자질이 저쩌고 하는건 어불성설, 주객전도입니다.

 

2. 그렇게 저질의 안팔리는 만화들 신인작가들 그나마 대여점이 사주니까 연명하는거 아니냐.

 이것은 원래라면 시장에서 도태되었어야할 저질의 만화들을 살려준것이 결국 대여점이라는 자기 고백일 뿐입니다. 또한 반대급부로 원래대로라면 훨씬 많은 판매부수를 올렸어야 할 대박작품들까지 대박의 싹을 자르기까지 했지요. 결국 저질의 만화를 양산하게 만든 원인이 바로 대여점이고, 명작을 도태시킨것이 바로 대여점이란 말입니다. 원래 시장이란 대박상품이 하나 나오면 다같이 우~ 일어나서 시장전체가 커지는 법입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그랬고, 워크맨이 그랬습니다. 그러한 싹을 잘랐다는것은 만화시장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친것인데 거기에 대한 변명은 일체 함구하고, '우리가 너네 먹여살린거다'라고 주장하는것은 순 억지일 뿐입니다.

 

3. 도서관이랑 대여점이랑 뭐가 틀리나 사든 빌리든 그건 소비자가 선택할 문제다.

 ...가끔 이런 주장을 하시는 분도 있더군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주장입니다.

근본적으로 도서관은 사회를 구성하는 시민에게 문화혜택을 주기 위해 설립되고 운영하는 기관입니다. 기본적을 비영리기관이란 말입니다. 순수하게 사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대여점과는 뿌리가 다르지요. 그리고 이 차이때문에 적용되는 권리도 달라집니다. 공공대출권대여권이 그것인데, 문제가 되고 있는 대여권을 침해하는것은 바로 대여점입니다. 그러므로, 단호하게 말씀드리니다. 도서관이랑 대여점을 비교하는것은 얼도당토않은 것입니다.

 

4. 대여점 사장님들 영세없자다. 착하신분들한테 너무 뭐라 그러지 말자.

 이건 그야말로 법과 원칙에서 벗어나 감정에 호소하는 비겁한 행위입니다. 세상에 사정없는 사람 없고 이유없는 범죄 없습니다. 대여점사장님들? 그래요 영세업자. 다같이 사는 세상에 거 먹고사시겠다는거 그리고 먹고살기 점점 힘들어 지는거 다 압니다. 그러나, 그렇게 따지면 지금 만화가들은 배에 기름칠 하고 있나요? 출판사는 다같이 어려운시기에 홀로 승승장구 하고 있나요? 원칙은 원칙입니다. 더군다나 벌써 10년이상 저작권이라는 페널티 없이 장사해온것 자체가 엄청난 이득을 취한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정서상 그래도 좋은게 좋은거라고 사실 많이 좋게 보려고 노력해온것이 사실입니다. 만화가든 의식있는 독자든 출판사든 말이지요. 그런데 작금의 사태는 이러한 동정심마저 짓밟았습니다. 중간에서 로열티없이 단물만 싹싹 빨아먹고있던 대여점에서 감히 원 저작권자에게 협박을하고 강제하고 제제하는 이런 위아래없는 태도를 보이는데, 어떻게 동정심을 유지할수 있겠습니까. 이번사태를 시작으로 이런 동정심에 기댄 호소는 점점 영향력을 잃어만 갈것입니다.

 

5. 대여점 없어져도 판매부수 별로 안늘어날거다. 뻘짓마라.

 이것은 기본적으로 2번주장을 근거로 한 주장입니다. 한국 만화시장을 대여점이 먹여살리고 있다라는 생각을 바닦에 깔고 있지요. 자 이런 주장하시는 분들 정말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런데 단 한번도 한매부수가 늘어나지 않을것이다에 대핸 설득력있는 근거를 제공한적이 없습니다. 그냥 머릿속으로 '안늘어날것같애' 라고 생각하는것 뿐이었지요. 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봅시다. 한권을 산 대여점이 20명에게 대여를 합니다. 그러니까 만화의 최종 소비자는 20명의 독자이지요. 그와중에 중간에 해당하는 대여점이 없어진다고 가정하면 20명의 독자중 1/20만 만화책을 소비해도 대여점이 있을때와 같은 소비량을 나타내게 됩니다. 상식적으로 원래 소비자가 1/20이하로 줄어든다는것은 생각하기 어려운일입니다. 더군다나 이런 주장을 대여점이 하는것은 또한 모순에 해당합니다. 왜냐하면 대여점주들은 불법다운로드를 아주 싫어하는데 그 싫어하는 이유인즉슨 현재 만화가들이 대여점을 싫어하는 이유와 같기 때문입니다. '1명이 1권을 대여해서 20명에게 불법복제물을 전송하고 포인트를 얻는다'와 '1대여점이 1권을 사서 20명에게 대여하고 수익을 얻는다'가 정확히 같다는것을 아셔야 합니다. 이 주장에서 흔히 깔려있는 생각이란 '대여점없어지면 안보고말지 누가 돈내고 만화책 사서보냐'인데 이 생각을 이렇게 치환해봅시다. '불법다운로드 없어지면 만화 안보고 말지 누가 돈내고 만화책 빌려보냐'로 말입니다. 자 이 생각을 정면으로 반대하고 불법다운로드가 없어져야 만화시장이 살아난다라고 주장하는 쪽이 바로 대여점입니다. 저는 이 주장에 찬성합니다. 불법다운로드가 없어져야 만화시장이 살아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같은 맥락에서, '대여점이 없어지면 만화시장이 살아난다'라는 명제도 설득력을 얻게 됩니다. 여기서 만화시장이란 각자의 입장에 따라 '대여점'과 '출판사, 혹은 작가' 치환하여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므로 2번과 같은 아이디어 즉, 대한민국 만화산업을 대여점이 먹여살리고 있다는 다분히 건방진 주장에서 파생된 이와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5번 주장을 가장 싫어합니다. 비유를 해볼까요.

 지금 우리가 차를 타고 있다고 가정합시다. 그리고 이 차는 낭떠러지로 굴러가고 있습니다. 브레이크는 고장났구요. 자동차 바깥에는 뾰족하게 날선 돌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습니다. 위의 5번 주장은, 낭떠러지로 떨어지기 전에 자동차에서 탈출하려 하는 사람에게 '너 차에서 뛰어내리면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걍 얌전히 있어라'라고 말하는것과 같습니다. 요새 대여점은 뭐 활황입니까? 하나 둘씩 대여점이 문을 닫아가고 있는데 그 원인은 만화시장의 몰락이고 그 몰락의 근본원인이 '저작권 침해'요 그 저작권침해의 쌍두마차중 하나가 바로 대여점입니다. 그런와중에 자기들만 살아보겠다고 적반하장 협박을 하고있는 대여점을, 그리고 이대로 두면 점점 최악일로로 빠져들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이 상황에서 대여점없어진다고 판매량 안늘어난다(대여점이 만화가들 먹여살린다)라는 주장을 펼치는것은 그야말로 사람의 분노를 이끌어내는 주장입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지금 대여점들이 하나둘 문닫는 상황이 만들어진건 바로 대여점 스스로 만든 상황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사실 이쪽 관계자분들, 대여점 좋게좋게 보려고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누가봐도 명백한 저작권침해를 묵인하고 있었던것만으로도 군자요 성인입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향해 협박을 하는 전대협. 더이상 인내하긴 힘들군요. 인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법리적으로 명백히 대여점이 권익을 침해하고 있는데, 기록적으로 봤을때 만화 출판시장이 대여시장에 잠식당해버린것이 명명백백한데, 그들의 입에서 '우리가 당신들 먹여살린다'따위의 말을 더이상 듣고있을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

 게다가 자신들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 출판사와 작가의 작품을 무기한 입고거부한 전대협과 전만연 의 행태도 정말 우습기 짝이없습니다. '무기한 입고거부!'라는 강경한 표어를 제창했지만, 실상 그 안의 공지들을 보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대박급 단행본을 제외한 단행본 1,2권 신간, 아키타입/일리아드 판타지, 무협소설과 로맨스 로블리타 신간을 무기한 입고거부 또는 기간내 반품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건 뭐 개그도 아니지요. 단식투쟁을 하시면서 고기반찬은 먹겠다고 하는것과 뭐가 다릅니까? 실제로 공지에 "전대협은 대원씨아이와 전면전을 선포합니다"라고 무려 전쟁씩이나 선포하셨으면 그 말의 책임이나 다 하시던지... 왜 출판사에 압력은 주고 싶지만 그 와중에 장사는 계속 하셔야겠었겠지요? 명백히 저작권을 위반하고 있는 쪽에서 이런 짓을 자행하는것은 있을수 없는 일입니다.

 

이 글의 제목을 다시 써보겠습니다.

이래도 대여점을 옹호하고 싶으십니까?

아니, 백번 양보해서

 

이래도 전만연과 전대협을 옹호하고 싶으십니까?

 

 

참고자료>

전대협 카페

전만연 카페

만화 대여점과 불법공유 무엇이 문제인가

만화책값이 비싸다고 생각하십니까?

만화책값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이유

최근 상황에 대한 좋은 글

PS) 추가로 한말씀 드립니다. 보아하니 전만연과 전대협이 비난받아야하는 수많은 이유를 제쳐두고 오로지 이 한마디만 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대여점도 싫지만 X같은 만화그리는 작가들도 싫어 우는소리하지말고 좋은 작품이나 그려라!"

...솔직히 물타기로밖에 안보입니다. 작금의 저작권과 무관한 소리일 뿐이니까요. 그 창장물이 얼마나 퀄리티가 좋던, 혹은 퀄리티가 나쁘던 그것은 창작물이고 정당한 저작권이 존재합니다. 작품이 질이 떨어지니까 저작권따위 회손되어도 상관없다? 이것은 자유경쟁시장에서 말도안되는 논리입니다. 만약 작품의 질이 떨어진다면 그래서 그것이 독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면 그것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도태되는것이 맞습니다. 그것이 가장 정당한 페널티입니다. 그런데 그런 낮은 수준의 만화가 버젓이 유통되게 했던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대여점입니다. 그저 대여횟수에만 목을 메어서 자극적인 표지에 자극적인 내용으로 점철된 작품들을 선호한것이 대여점이고 그래서 바로 여러분같이 낮은 퀄리티에 분노하는 독자들의 취향과 기호를 반영하지 못한것도 대여점입니다. 그런데 지금 누구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는 것입니까?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만화 퀄리티가 너무 낮다. 그러므로 대여점이 무슨 횡포를 부리든 다 작가탓이다. 우는소리하지마라" 라는 주장은 논리근처도 가지못한 쓰레기 주장입니다. 그런 유치원생같은 말은 스스로의 인격을 모독하는 것일 뿐입니다.

맺는말

도서대여점 하시는 분들 힘듭니다. 또 현행법이 합법인데 이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그곳을 사용한 사람을 과도하게 비난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인식을 통해서 바른 길로 나가려고 하는 정신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미 도서대여점을 이용하는데 익숙한 많은 사람들은 이건 내일이 아니다. 작가들이 형편없다는 비난을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책은 작가가 만듭니다. 그런데 작가가 원하지 않는 유통이 억지로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수박을 한통에 만원이라고 시장에 내놓았는데 크기가 작다는 둥 단맛이 떨어진다는둥 하면서 백원만 받으라고 하면서 수박을 들고가버리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작가들은 자랑스럽게 대여점이나 스캔본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읽었다는 독자의 편지를 받으며 씁쓸해 하는 상황입니다.

장르소설이나 만화의 일이 아닌가. 건전한 책은 문제가 없지 않은가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있다면 해리포터는 건전한 책인지 묻고 싶습니다. 해리포터는 전세계 출판산업을 구했다고 불리는 책입니다. 지금같아서는 이런책 한국에서 못나옵니다. 

그리고 저작권에 대한 인식으로 서로얽혀 있습니다. 하나를 그렇게 해도 좋다고 하면 점점 나빠집니다. 도서대여점을 합법으로 하면서 스캔본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나쁘다고 하는 현행법은 사실 모순적인것입니다. 둘다 작가에게 돈안주고 돈벌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문화관광부에 이런 사실에 대해 국민제안을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대답이 나왔습니다.

 국내 만화산업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국민신문고를 방문해 주신 귀하께 감사드립니다.
ㅇ 먼저 귀하께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도서대여점이 일견 창작 만화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점이 있으나 긍정적인 면도 전혀 무시할 수만은 없다고 봅니다.
ㅇ 또한 정부가 민간의 영업활동을 규제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며, 더욱이 자유시장 경제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 만화대여점을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 행사에 제재를 가하는 것으로서 매우 신중히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 판단됩니다.
ㅇ 그에 따라 정부에서는 만화산업의 문제 해결과 진흥을 위해 만화산업 중기계획을 수립하여 관련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만화유통구조 개선과 시장 선진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들을 모색해 나가고 있습니다.
ㅇ 한편, 불법 스캔만화의 유통방지를 위해 관련 협회를 통해 위임 단속 및 관리를 하고 있으며 포털 공동캠페인과 법률자문 및 홍보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극히 하나마나한 대답이며 아무런 행동도 취할 의지가 없다는 말이나 같습니다. 이런 현실에 대해 모두가 그저 그렇거니 한다는 사실을 보면 한국 개혁의 현실을 보는 것같습니다. 이런걸 그대로 놔두고서는 한국은 결코 좋은 나라 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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