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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에 대해 일본에 살고 있는 사람의 생각.

by 격암(강국진) 2009. 6. 9.

요즘 22조를 들여 4대강 사업을 한다고 야단이다. 김광수 경제 연구소의 선대인 부소장이 지난 2월 한계레에 발표한 칼럼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과거 일본 정부는 부동산 버블 붕괴를 막기 위해 1992~95년 동안 무려 73조엔에 이르는 각종 경기부양 대책을 쏟아냈다. 1994년 일본 정부의 일반예산 전체 규모와 맞먹는 액수였다. 이처럼 막대한 재정을 경기부양을 위해 투입했지만 거품 붕괴를 막지는 못했다. 이 기간에 일본 경제의 실질성장률이 0%대에 그쳤다는 것이 확실한 증거다.


경기부양 효과가 거의 없었던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일본 건설족(토건족)들이 불요불급한 토건 사업들로 경기부양을 했다는 점이다. 부동산 거품 붕괴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또다른 거품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뚜렷한 수요 전망도 없이 육지와 무인도를 연결하는 대교나 조그만 시골길과 연결되는 거대한 고가도로들을 집중적으로 지었다. 그 결과 과도한 건설경기 부양책으로 시장에서 퇴출돼야 할 부실 건설업체 상당수가 연명했다. 91년 602만개이던 건설토목업체 수는 96년에는 647만개로 오히려 늘어났다. 이처럼 ‘경기부양 호흡기’로 연명하는 부실 건설업체들이 늘었지만, 실제 민간 부동산시장은 계속 위축되어만 갔다. 일본이 98년부터 2차 금융위기를 겪는 등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부동산 거품 붕괴를 막기 위해 금리 인하와 주가 부양책도 동원했다. 일본 대장성은 우정연금과 국민연금 등을 통해 92년 하반기에만 약 2.82조엔을 주식시장에 투입했다. 이들 공적 연금은 95년까지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주식시장에서 순매수자로 주가부양에 나섰다. 이를 두고 당시 국제금융계는 유엔 평화유지군(Peace-Keeping Operation)에 빗대 PKO(Price-Keeping Operation)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또 일본 대장성은 일본은행에 수시로 압력을 가해 90년 8월까지 6%였던 기준금리를 91년 4.5%로 떨어뜨린 데 이어 94년까지 1.75%수준까지 낮췄다. 하지만 이 같은 기준금리 인하에 건설 및 부동산 업계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거품 붕괴로 부동산시장의 수요 자체가 사라졌고 은행들도 이미 부동산 및 건설 업계의 대규모 부실채권을 잔뜩 떠안고 있는 상태에다 신용경색까지 겹쳐 추가 대출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해서 터져버린 부동산 거품이 다시 부풀어 오를 리 만무했고 은행의 막대한 부실자산 역시 사라질 리 만무했던 것이다.


정리하자면 90년대 부동산 거품 붕괴 시기에 일본 정부는 막대한 건설경기 부양책(재정정책)과 금리 인하(통화정책), 주가 부양책(공적 연금 동원) 등을 총동원했으나 결과적으로 거품 붕괴를 막지 못했다. 오히려 거품 붕괴 후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는 재정 및 통화정책 수단들을 헛되이 소진해 버렸다. 그나마 위안이었다면 90년대 일본은 엔화가 강세를 지속할 정도로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의 행동은 일본정부가 했던것과 놀랍게 비슷하다. 다만 한국이 일본만큼의 수출흑자를 유지할 실력이 없다는 점이 다른 점일 것이다. 


이명박일가가 땅을 사둬서 대운하 사업을 계속한다는 주장도 있고 이건 4대강 정비사업이냐 대운하 사업이냐를 가지고 따지는 사람도 있다. 일가의 땅이 있다는 것은 사실인것 같지만 그걸로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은 아닌것 같다. 그리고 4대강 정비사업이냐 대운하 사업이냐를 따지는 것은 내가 보기엔 무의미한 것같다. 대운하 사업이 아니라도 문제는 마찬가지이며 전세계에서 이런 사업이 운하로서의 가치를 가졌다고 믿는 사람은 아주 소수의 정신나간 사람들 뿐일것이다. 더구나 이름이 다르다고해도 환경적이건 재정적이건 결과는 거의 똑같은데 이름가지고 싸울필요있을까?


우석훈 박사의 주장을 보도한 2005년 프레시안의 기사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우석훈 실장은 인상적인 통계를 인용해 이런 주장을 반복한다. 역사적으로 국내총생산에서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13% 이상이면서 선진국이 된 나라는 '토건국가'로 유명한 일본(15%)이 유일하다. 대부분 선진국들은 8~13% 정도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24% 정도로 같은 수준의 요르단(30%), 베트남(27%), 우즈베키스탄(25%) 등은 국민소득 2천 달러 수준의 이제 막 세계 자본주의 체제에 편입해 건국 과정을 시작하는 특수한 나라들이다. 

우석훈 실장은 지난 30여년간 한국 경제의 운동 방식을 살펴볼 때, 건설업의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어간 1980년에 최초의 경제위기가 발생했고, 다시 건설업의 비중이 20%를 넘어 26.4%에 올라간 김영삼 정권 때 IMF 사태가 발생한 것을 지적한다. 즉 건설업이 국내총생산 내 비중이 20%를 넘어서면서 한국 경제는 어떤 식으로든 위기에 처하지 않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임박한 4대강 정비사업이 무시무시하게 들리지 않는가? 


그렇다면 순수히 대운하를 믿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뭘까? 현재 일본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일본에서 출생한 현 대통령, 그리고 일본의 것을 찬양하기 좋아하는 현 집권세력의 행태를 볼때 역시 그들은 일본의 것을 흉내내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위의 인용기사에서 말했듯이 일본은 건설족이 지배하여 무수한 토목공사를 벌인 나라로 전국방방곡곡을 돌아다닌것은 아니지만 지난 4년간 상당히 돌아다녀보니 참 놀라울 만큼 전국의 강이며 개천들을 전부 개발해 놓은 것을 볼수 있었다. 


멀리 갈것없이 우리 집 근천의 아라카와강변도 공원으로 정비하여 야구장 축구장을 몇개나 마련해 놓고 산책로나 놀이시설을 가지고 있다. 차를 타고 일본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보면 인구도 많지 않을 것같은 시골까지 시멘트로 발라 깨끗이 만들어 놓은 그들의 강들을 볼수가 있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 생각나는 것은 현 집권세력은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될수 있다고 믿고 그것을 바람직하다고 믿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실제 블로그중에 대운하를 찬성하는 포스트를 쓰는 사람중에는 일본의 환경을 거론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의 자연환경은 한국보다 훨씬 잘 보존되어 있다. 새도 벌레도 드물어진 한국이지만 일본은 야생동물들이며 가재에 벌레, 물고기가 흔하게 목격된다.


그러나 나는 몇가지 점에서 이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첫째는 그래서 일본은 지금 엄청난 정부 재정적자로 나라가 망하니 마니 하는 문제에 쳐해 있다는 것이다. 한국이 그렇게 되야 할까. 일본은 이미 수십년전부터 세계에서 1-2등을 다투는 경제대국이었다. 미국과 세계대전을 일으킨것이 50년전의 일본이고 노벨상 수상자는 이미 세계대전 이전에 나온 것이 일본이라는 점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는다. 국민소득이 2만불은 커녕 만불에서 얼마나 더되는지 모르는 나라가 가진 돈 전부 토목공사에 퍼부어야 할까? 이명박이 존경하는 것이 두바이 국왕이라는데 그 두바이가 지금 거품붕괴로 난리란다. 느껴지는게 없나? 


두번째는 만약 강을 유원지나 관광지, 공원처럼 가꿔서 사람살기 좋게 만드는게 주요목적이라면 거기 누가 사나를 물어봐야겠다. 사람도 안사는 곳에 멋진 공원 만들어 놓으면 그 근처에 사람들이 몰려와 살고 상업이 발달하고 그렇게 될까? 그렇게 지역인구 분산이 쉬웠다면 서울 집중현상이 악화일로를 걷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강주변 도시의 대대적 개발이 없고는 4대강 개발사업이라는건 첩첩산중에 놀이터만들고 수도시설하는 것과 같을수 있다. 사람들이 쓰지도 않는데 유지비용들어가고 그래도 유지비용 부족해서 폐허가 되어가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가? 개발하면 되지 않을까? 이것도 웃긴다. 허허벌판에 수도파이프 심어놓고 그거 낭비하기 싫으면 근처에 마을 만듦면 되지 않느냐는 식이다. 뭐가 먼저인가. 그렇게 개발하는 비용은 누가 대나. 개발하면 사람들이 반드시 가서 개발비용이 빠질거라는 근거는 어디있는가. 유원지만 있는 곳에서 사람들은 뭘 먹고 사나. 


부자나라들이 토목건설을 한건지 토목건설로 나라가 부자가 된건지 구분을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유럽도 일본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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