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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생활에 대하여

간디를 다시 읽으며

by 격암(강국진) 2009. 4. 14.

간디 자서전을 오랜만에 다시 읽었습니다. 그는 1869년에 태어난 옛날 사람이며 인도사람입니다. 따라서 그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오늘의 한국에 있어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할때 조심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오늘은 그가 살던 시대의 인도와 그리 다르지 않은것이 아닌가 우리는 여전히 간디와 같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거듭 들었습니다. 


간디는 무엇보다 자신은 진리를 찾는 탐구자요 수도자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는 더 부자 만들어 주겠다거나 어떤 사람을 미워하자고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진리를 향해 나아가자면서 먼저 정신을 말합니다. 어떤 정신을 우리는 따라야 할 것인가를 말합니다. 즉 훌룡한 정치지도자란 정신적 지도자로 모든 사람들이 함께 동참할수 있는 정신적 비전을 제공하는 사람이지 어떤 특정무리의 이익을 일방적으로 대표하여 싸우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생관과 철학이 중요한 것이지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간디는 가난한 약자를 위해 투쟁하는 사람이었지만 말입니다. 


그는 자서전의 상당부분을 식생활과 몸을 간수하는 방법에 대해 논하는데 씁니다. 그는 정신을 올바로 가지려면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식생활을 잘하며 청결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인도국민들의 청결함이나 질서의식이나 생활태도의 개선을 요구합니다. 못사는 사람을 돕되 누구보다도 무소유적인 태도를 보여줌으로서 자신은 더 많이 가지면서 가진 자에게는 나누라고 하는 주장을 하지 않습니다. 그는 나쁜 악적을 무찌르자고 하지 않습니다. 어느 한 쪽에 아첨하지 않고 진리에 따라 살 것을 권하고 모범을 보입니다. 비폭력저항이 말하듯이 인간답게 이성적으로 행동해서 스스로 보다 나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것을 요구합니다. 권리를 주장하고 싶거든 의무를 다하라고 말합니다. 


그는 개인의 실천, 구체적 실천을 강조합니다. 그는 뒤에서 펜대를 굴리고 아이디어만 내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스스로 간호사가 되고 현지로 뛰어듭니다. 그는 이야기만 듣고 뭘하지 않습니다. 직접 현지에 가서 눈으로 보기 전에는 아무 것도 약속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아실현에 있어서든 사회개혁에 있어서든 추상적 영역에서 머무는 것을 거부하고 실험하고 경험하여 행동하는 것을 실천합니다. 지방의 균형발전이 문제라면 간디같은 사람은 실제로 지방에 가서 삽니다. 그리고 그 곳의 주민으로서 답을 찾습니다. 


간디는 기차3등칸의 열악함을 극복하려면 배운 사람들이 3등칸에 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평생 3등칸 타기를 실천합니다. 그리고 3등칸 타는 사람으로서 권익을 주장합니다. 반대로 남아프리카에서는 인종차별로 인도사람이 1등칸을 타지 못하자 두들겨 맞으면서도 1등칸타기를 고집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간디와는 달랐습니다. 권리를 주장하는 모임에는 벌떼처럼 모이다가도 그 권리에 대한 의무를 지켜야 하는 일에는 냉담했습니다. 정신보다는 물질에 집중하여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라고 말하는 경제학적 관점을 믿으면서 사회가 좋아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세상은 저기 하늘위의 추상적 논쟁과 투쟁속에서 바뀌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자신의 손으로 뭔가를 해내는 일은 등한시 합니다. 자기 가정, 자기 집앞, 자기 마을은 내버려두고 말 싸움과 남에게 명령내리기로 세월을 보냅니다. 그리고 뭔가가 잘되면 자기 공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이 세상이 그저 이기적인 사람으로 가득 차 있으며 삶의 의미에 대한 개개인들의 통찰이 깊어지지 않는다면 파이 나누기를 위한 투쟁만으로 좋은 세상이 올 수 있을리가 없습니다. 세상은 복잡하고 빨리 변하는데 관념적인 토론으로만 뭐가 될 리 없습니다. 실제로 행복한 마을, 행복한 가정,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면서 관념과 실천을 조화시켜야만 합니다. 게다가 그 관념이란 것의 상당부분이 외국에서 만들어 진 것을 조악하게 번역한 것이란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간디는 잊혀졌습니다. 요즘엔 사람들이 간디 이야기보다는 유명한 펀드투자자나 기업가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러나 기본은 시대를 초월하여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나라에 꼭 한 사람의 세계적 위인을 초빙해야 한다면 유명한 CEO나 과학자가 아니라 간디같은 정신적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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