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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이문화연합의 황석영과 이명박의 만남

by 격암(강국진) 2009. 5. 14.

머릿말


유명한 작가 황석영이 자신의 알타이문화연합의 구상을 말하며 이명박정부와 손을 잡았다. 이것을 좌파에 대한 배신으로 말하는 것은 분명 한가지 평가이겠으나 100% 옳기만 한것은 아닌것 같다. 대한민국 정부가 하는 일이 모두 국민을 나쁘게 하는 일이 아니라면 사안에 따라 정부와 함께 뭔가를 할수도 있다. 그런데 과연 문화연합이라는 구상과 이명박 정권과의 동거라는게 말이 될까.


문화연합인가 제국주의인가


알타이문화연합은 두개의 코리아와 몽골이 연합을 이루는 것이라고 한다. 어디가 되건 그건 두번째 문제로 치자. 과연 연합이란 무엇인가. 연합이란 서로 돕는 것이지 한쪽이 한쪽을 식민지배하는 것이 아니다. 일본이 조선과 연합했었나?


이것은 사실 진지해야할 중대한 문제다. 우리는 식민지 역사의 피해자다. 그런데도 우리안에는 혹시 다른 나라를 식민지 삼아 우리가 부자되겠다는 생각이 있지 않은가. 그것이 도덕적인가를 떠나 그런 생각은 현실적인가.


연합과 제국주의적 침략을 구분하는 것은 양쪽의 평등한 협력인가 아니면 한쪽이 주도적으로 모든 권한을 가지고 다른 쪽을 보호해주고 교육하고 이끌어주겠다는 것인가를 보면 안다. 일본이 아시아의 여러나라를 보호하고 이끌겠다는 대동아공영이란 따라서 제국주의적 침략인 것이다. 일본사람들은 스스로가 앞서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들은 변할 생각이 없이 다른 아시아인들을 교육시키겠다고 스스로가 주도권을 쥐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선진이고 부자니 주도권을 쥐는게 당연하다고 말할사람도 있겠지만 현실에서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일을 하면서 부자가 주도권을 쥐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부자의 돈이 흘러가던가? 한쪽의 일방적 주도권으로 만들어 지는 연합이란 결국 약탈에 가깝게 변하기 마련이다. 조선의 토지를 일본이 약탈하는 것도 토지관리의 근대화를 돕는거 아니었던가? 일방적 연합이란 문화연합이 아니라 문화파괴가 된다. 식민지 지배다.


즉 다른 나라의 것을 파괴하고 우리것을 교육시켜서 우리사회의 하류층으로 편입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다가식민지가 부담스러우면 독립시켜 버린다. 그러면 남는 것은 내적 통합과 문화적 정체성이 망가지고 힘의 균형이 깨어진 나라다. 프랑스가 독립시킨 우간다에서 인종청소가 일어나듯이 한국이 아직도 역사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내리지 못하듯이 그렇게 씹다가 남겨진 나라는 어려움을 겪는다.


문화 연합의 전제조건


문화 연합이란 올바른 것이라면 우선 자기 정체성을 올바로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가진 전통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분명히 해석하고 상대방도 그렇게 했을때 고차원적인 수준에서 그 가치가 공감대를 이뤄서 가능해지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말하는 몽고나 북한이 이런 차원에 이르렀는가? 자유왕래도 제대로 못하는 현실에서 연합을 이야기하는게 말이 되는가? 특히 그 왕래가 끊긴것이 이명박 정권에 들어와서가 아니었던가?


그러므로 알타이 문화연합이란 제국주의적 침략을 뒤집은 말에 지나지 않는다. 적당한 사회적 장벽으로 한국 사람들이 사회적 상위층을 형성하고 다른 나라사람들을 저소득 하층으로 끌어들여 부를 쌓는 전략이다. 이걸 위해 이명박을 파트너로 삼은 황석영의 선택은 과연 탁월하다.


이명박은 밀어부치기식 개발로 유명한 사람이 아닌가. 이명박의 치적으로 이야기되는 청계천에서 장사하던 사람들은 지금 어디있는가? 모두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말했지만 그들은 일종의 과거로부터온 천덕꾸러기처럼 이리저리로 밀려다니다가 저절로 사라져없어지기만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되었다.


도덕적 결백을 지나치게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일단 이것이 과연 한국의 지성으로 말하는 유명작가가 이야기하는 수준인가. 진정한 대등한 문화적 연합을 말하는 사람이라면 제정신으로 과연 이명박을 파트너로 삼아 일을 추진할 것인가.


호주에 오페라 하우스가 있으니 한국에도 하나짓자는 이명박 대통령, 시장시절 숭례문을 개방해야 한다고 우겨서 결국 불내서 태워먹은 대통령. 이명박은 우리나라 문화도 파괴하는데 선두주자다. 이명박을 기수로 해서 세나라의 문화적 연합을 꿈꾼다는 것은 고양이보고 생선요리하라고 생선던져주는 꼴이 아닌가?


이명박의 실용주의나 시장주의는 정신적 가치의 부재와 실질적 독재를 의미한다. 즉 이익을 위해서라면 정신적 가치따위는 어쨌든 좋다는 식인데 이것이 한 회사의 사장이라면 모르겠으나 한나라당의 대통령이 가져야 할 실용인지 의심스럽다. 온 국민이 정신적 가치를 도외시하고 이익을 다툴때 그 나라가 잘될수가 있을까? 이명박은 과연 세 개의 나라를 아우를 어떤 정신적 가치를 주장할수 있을까? 돈 아래 모이자? 경제면 충분하다?


제국주의의 실패


제국주의가 성공적이라면 아직도 세계에는 식민지가 넘쳐날것이다. 그런데 왜 서구열강들은 식민지를 독립시켰을까? 식민지가 오래되면 자신의 나라를 유지하는 국민통합적 가치를 손상시키지 않은채 식민지를 유지할수가 없고 그렇게 되면 식민지 유지의 비용이 너무 올라가서 유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영국이 인도를 계속 식민지로 가진채 영국인과 인도인을 평등하게 다루었다면 지금 영국이란 나라는 없고 영국이 인도의 일개 섬이 되어 있을것이다.


현대 선진국중에 힘센 놈이 약한 놈 착취하는 것이 옳다는 헌법을 가진 나라가 있나? 그건 왕조다. 귀족제도다. 그런 제도가 효율적이라면 현대도 왕조와 귀족제도가 유지될것이다. 그게 비효율적이니까 현대의 민주정부와 민주주의가 퍼진것이다. 식민지를 유지하면서 민주주의를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애초에 식민지의 가치란 사회적 하층부에 머물러서 상층부에 이익을 상납하는 것이다. 그런데 식민지와 본국의 연결이 오래되면 하층부가 상층부를 위협하고 사회의 주류문화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이 북한이나 몽골과 연합한다면 그것은 제국주의가 될수 없다는 이야기다. 쏟아져 들어오는 외국인들, 평등한 권리를 이용해서 한국과 융합하는 그들, 한국의 내적 통합과 질서는 순식간에 흔들리고 선거는 의미없어지고 분쟁이 발발하고 한국은 순식간에 후진국이 되버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일본이나 미국만한 선진국이 아니다. 몽골청년들이나 북한 청년들이 한국의 청년들이 가지는 전문성의 수준을 쫒아오는 것은 그렇게 오래걸리지 않는다.


맺는말


문화적 연합이라는 발상자체는 중요한 것이다. 사실 한국의 장래를 생각했을때 연합이건 통일이건 우리 문화가 통하는 공동체의 규모를 넓히지 않으면 위험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그걸 하고 싶다면 제일 먼저해야 하는 일은 한국안에서 우리가 우리사회의 가치로 흔들리지 않는 것을 온전히 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그래야 외국문화에 삼켜져 우리정체성이 없어져 버리지않는다. 보다 정제된 가치관을 가졌을때만이 외국문화를 문제없이 수용할수 있다.


이명박정권은 이런 추세의 정반대에 있다. 일제시대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하는 -바로 일본의 시각에서 평가해주는- 뉴라이트 같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정권이 아닌가. 이명박정권과 손잡고 문화연합을 외치는 황석영의 모습을 보면 대동아공영을 외치거나 한일합방을 주장하던 민족변절자의 모습이 겹쳐보인다. 황석영은 제국적 침략주의로 개종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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