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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된 젊은 세대

by 격암(강국진) 2009. 8. 2.

요즘의 젊은 세대 그러니까 20대 초반내지 20대 전체에 대해서는 동정론과 비판론이 난무한다. 한쪽에서는 88만원세대라면서 그들의 불우한 환경을 걱정해주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너희들에게는 희망이 없다면서 정치사회 참여적이지 않고 경제적 시각으로 봐서 계급배반적인 선택을 하는 그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절대진리는 없는 것이니까 서로 다른 입장이 있을 뿐이며 따라서 비판이란 있을수 없다는 주장을 하지는 않는다. 그 근거가 100%투명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세상에는 상식이란 것이 있는 법이니까 비판은 있을수 있다. 그러나 한 민족이나 한 세대 전체를 비난하는 사람은 지나치게 감정적이 된것이 아닐까 한다. 


그런 사람은 어떤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주었다는 이야기를 새겨야 할것이다. 한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했다. 네가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거든 이말을 기억해라. 세상 모든 사람이 너만큼 운이 좋지는 않다는 것이다. 한 세대 전체를 비난할 정도의 지성이란 누구에게든 과욕이며 결국 자기 감정의 발산에 지나지 않는다. 


몇번 비슷한 말을 쓰기는 했지만 소위 민주화학생운동세대나 386에 속한 세대가 요즘의 젊은 세대를 비난한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물론 한세대를 말할때는 여러가지 사람이 있으므로 모든 사람이 그같은 태도를 가지지 않지만 몇몇 사람은 요즘 세대들은 이러니 저러니하고 말하는 것이다. 그같은 태도에는 자신의 세대는 다르다는 것을 가정한다. 과연 그들의 세대는 달랐다. 그러나 다르다는 것이 반드시 더 상위의 것이었을까?


386세대는 이제 우리 사회의 중견세대다. 그들은 4-50대에 포진하고 있다. 그들은 그들을 힘들게 했던 그리고 지금도 힘들게 하는 그 위의 세대를 원망할수 있다. 그러나 중견세대쯤 되면 오늘의 한국의 모습에 대해 남욕을 하고 있을수 만은 없다. 그들은 이세대가 어쩌니 저쩌니 하기전에 정말 물어봐야 한다. 자신들은 다음세대를 위해 희생을 많이 했는가?


중간관리층으로서 젊은 층을 직접대하고 있는 피라미드의 층이 그들이다. 그들이 젊은 세대를 가르치고 같이 시간을 보냈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그렇게 했다. 과연 그들은 자기 희생적으로 살아왔는가? 회사의 중견 관리직으로서 그들은 싸구려 인력으로 소모되는 젊은 세대를 위해 싸웠는가 아니면 월급을 주는 사주편에 서서 젊은이들에게서 한푼의 돈이라도 더 긁어내기 위해서 노력했는가. 


이제 국민들에게 전교조도 거대 노동조합도 인기가 없다. 그것이 부자 기득권층의 흑색선전때문이기만 한가? 요즘 한국에서 외국에 아이들을 보내는 것이 아주 흔하다. 이 세대가 바로 중견세대다. 왜 그런가. 한국은 한국의 중견세대들이 만든 세상이다. 한줌의 부자 기득권들만 물리치면 도덕적이고 따뜻한 인간이 넘쳐나는 한국이 될거라는 거짓은 말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에서 숫자로 보나 일하는 범위로 보나 한국사회를 만드는데 가장 많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그 중견세대다. 자신들이 만든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자기 자식들만 외국으로 빼돌리는 것인가. 다른 젊은 세대들이 착취당하는 것은 눈감고 말이다. 


이 세상에 사상이 아닌것이 없다. 어떤 종류의 개혁도 원천적으로 틀린것에서 시공을 초월해 옳은 것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사상에서 또하나의 사상으로 바뀌는 것이다. 새로운 사상에 젊은이들이 호응하지 않는다면 젊은 세대가 통째로 비도덕적이고 게으르다고 말하기 전에 그 새로운 개혁의 사상이 뭔가 잘못되어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야 할것이다. 혹시 그 개혁이 딱 지금의 중견세대가 더 잘먹고 잘살만큼만 행해져서 그런건 아닌가.


요란한 문구와 분석이 가릴수 없는게 있다. 그것은 바로 그 인간자체다. 개혁은 직업이 아니라 삶이다. 삶의 모든 태도에서 나타나고 나타나야만 한다. 과연 그들은 보다 같이 살기 좋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가. 학생들은 선생님을 더 믿고 신입사원은 중견사원을 존경하고 그런가? 그렇지 못하다. 그걸 젊은 세대의 탓만 하는 것이 옳은가. 자기 양심의 저밑은 뒤져봐야 한다.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말하고 불리한 것에는 눈감아버리지 않는지. 아이들은 말하지 못해도 느낀다. 그것이 현실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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