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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논란을 돌아보며

by 격암(강국진) 2009. 9. 2.

황우석교수에 대한 논란이 나라를 뒤흔들고 나아가 세계적인 뉴스가 되었던 적도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봐서 황우석교수에 대한 논란은 매우 잘못다루어지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일단 황우석교수측이 실제로 학문적 사기를 쳐서 논문을 출판했다고 하고 시작하자. 나는 그걸 인정해도 문제는 잘못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어떤 문제가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는가 아닌가를 구분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 일단 황우석교수가 고의로 그랬건 모르고 그랬건 잘못된 것을 과학잡지에 출간했다고 하자. 이것이 사법처리의 대상인가? 누군가가 사기논문을 써서 사이언스에 출판을 하면 교도소가게 되어 있다고 누가 주장하는가. 그런 학문적 불성실은 학계에서 평가하고 처벌해야 하는 일이지 재판받아서 사법처리가 되어야 하는 일이 아니다.


사실 학술적 주장은 틀리건 맞건 어떤 것이건 할수 있는 것이다. 내가 저온핵융합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건 내마음이다. 사람들은 내말을 듣지 않거나 검증후 내 신용이 바닥으로 떨어지겠지만 없는 기술을 있다고 주장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사법처리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원칙을 가진다면 착각에 의해 틀린 학술적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전부 사법처리 되어야 한다. 올바른 토론이 될수 있겠는가.


물론 이문제는 연구비를 타낼때 기본자료로 그 논문을 인용했을터이므로 거짓자료로 연구비를 타냈다는 지적을 할수가 있다. 이경우 어느정도까지 사법적 책임을 져야 할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따지고 보면 그렇게 대단한 죄는 아니다. 연구신청서에 쓴 사실들에 조금의 과장이나 거짓만 있으면 전부 사법처리받아야 한다면 아무도 연구신청서쓸수 없다.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윤리적으로 옳고 그른것과 법적인 대상인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왜 어떤 것은 사법의 대상이 아닌가. 왜냐면 일일히 법의 테두리안에서 처벌하고 시비를 가리기에는 미묘하고 복잡한 일이 현실에 많기 때문이다. 사법적 책임이 없다라는 것이 윤리적으로 옳다는 것이 되지 않는다. 윤리적으로 그르다고 해서 무조건 법정에 세워 처벌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법을 악용하는 것이다. 


두번째로 이 사건의 핵심적 문제는 언론에 있는가 아니면 황우석 교수에게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 사건의 진짜책임은 누구인가로 간다면 그것은 황우석교수 이상으로 언론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황우석교수가 대국민 사기를 쳤다고 흥분한다. 사이언스 프로젝트는 어떤 의미에서 모두가 사기다. 프로젝트를 제시하는 수준에서 성공가능성은 누구도 장담못하기 때문이다. 


한때 상온 초전도체 연구가 크게 언론의 조명을 받은적이 있다. 그때도 마치 10년만 지나면 초전도체가 세상을 전부 바꿀것처럼 야단이었지만 지금 현실속에서 초전도체의 이용은 극히 미미하다. 과학연구란 이런 것이다. 과학자를 욕할것도 못된다. 과학자가 과대광고를 하고 있다면 무슨 상품광고는 과대광고가 아닌가. 


언론이 제대로 생각도 안하고 국민들에게 당장 무슨천국이 올것처럼 떠든것이 더문제라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물의가 일어나자 이번에는 정도 이상으로 황우석교수 개인에게 책임을 물어 희생양을 만들고 있다. 언론의 행태가 이러면 한국에서 훌룡한 과학자가 나오면 나오는 족족 망할것이다. 그들은 과학자를 과학자로 두지 않고 자꾸 영웅으로 만들어 띄운다음 뒷조사를 해서 파멸시키고 이번엔 그걸로 장사할것이다. 


황우석교수 개인의 잘못에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지만 이번일을 기회삼아 제발 별거아닌걸로 떠들고 지나치게 흥분하고 그러다가 앙심을 품고 화내고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개인적인 불행은 물론 국가적인 에너지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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