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개발사업이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4대강 살리기라고 이름을 붙였으니 그것에 반대한다는 것은 4대강 죽이자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러나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 살리기 사업이 실은 죽이기 사업이라는 것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평가를 하는데 일본의 현실이 도움이 될것인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해야 한다.
나는 우리나라가 강살리기 운동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악취나는 개천을 옆에 두고 살아가는 선진국 국민을 본적이 있는가? 일본은 말할것도 없고 유럽, 미국등 어느 선진국도 그렇게 살아가지 않는다. 아름다운 강과 개천은 생활환경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좋은 산책로가 되고 공원이 되며 더운 여름을 피할수 있는 공간이 되고 관광지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사람이 많이 사는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한강을 개발하고 하천을 되살리는 모양이지만 비교적 인구밀도가 적고 수입이 적은 사람들이 사는 남쪽으로 가면 환경파괴가 너무 안타깝다. 한국처럼 작은 나라에서 서울에 사람 많이 사니까 사람많이 안사는 쪽의 강은 내버려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잘 가꾸면 모두가 아름다울 강들을 더럽게 해놓고 우리는 해외로 여행을 떠나고 있는것같다.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국민운동이 일어났으면 싶다.
낙동강 하류의 강바닥이 얇아져서 홍수도 나고 있다고 한다. 그런곳은 준설작업도 반드시 해야 할것이다. 강주변에 시민들이 찾아가서 쉬기 좋게 공원도 개발된다면 좋을 것이다. 지역 발전에 반드시 도움이 될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정말로 강을 살리려는가.
우리 집에서 4킬로 정도 떨어진곳에 아라카와라는 강이 흐른다. 이 강주변을 따라 늘어서 있는 공원이며 축구장 야구장, 골프장등을 보고 있으면 아라카와 강을 개발해서 시민들의 편의가 매우 크게 증대했음을 느낀다. 주말이면 일본사람들은 그곳에 가서 낚시를 하거나 텐트를 쳐놓고 바베큐를 한다. 강을 따라서 인라인을 타거나 자전거를 탄다. 한국에는 드문 잔디축구장이 수없이 널려있고 야구장시설도 흔한걸 보고 이렇게 사회적 시설이 다른데 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팀이나 야구팀이 일본을 이기는 것이 참으로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강들도 잘개발한다면 참 좋을것이다.
그런데 이 아라카와 강을 개발하는데 들인 시간은 무려 15년이라고 한다. 시민들을 설득하고 시민들의 필요사항을 듣고 자연에 너무 지나친 무리가 가지 않게 개발한 것이다. 아라카와 강은 실제 일본전체로 보면 작은 강에 불과하다. 일본은 어디를 가나 하천 정비사업이 잘되어 깨끗한 물이 흐르는 강이나 개천을 볼수가 있다. 교토의 강변을 산책하거나 이즈의 고원마을에 흐르는 개천길을 따라 걷는 일은 매우 즐거운 기억을 주었다. 일본의 공원이며 하천에는 물고기가 아주 많다. 일본에는 새도 많고 가재도 많이 살아서 동경의 미즈모토 공원에 놀러갔을때 순식간에 엄청난 양의 가재를 낚아올리며 노는 아이들을 보기도 했다. 부럽지만 이런 개발이 하루 아침에 된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하려는 일은 어떤가. 이명박정부는 2012년까지 공사를 완공하기로 하는데 22조나 되는 돈을 쓰는 것을 그렇다고 해도 5억 7천만 입방미터의 땅을 준설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폭 100미터 높이 11.4미터 길이 500km의 땅을 파내겠다는 이야기다. 2년안에! 이것은 한국의 강을 단숨에 인위적으로 개조하겠다는 이야기로 누가들어도 자연에 미치는 영향같은 것이나 문화적 역사적 가치가 있는 것들이 훼손될 가능성, 주변 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계획이라는 것을 알수가 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강속에 있는 생명체들은 일단 전멸할 것이다. 단지 시간이 지나면 자연이 회복될것인가 아닌가 또한 회복된다면 얼마나 걸릴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강을 준설한 후에 정부는 보를 설치해서 강의 깊이를 깊게 하겠다고 한다. 이에 관련해서는 수질오염의 우려가 아주 크다, 상식적으로 애초에 물이 조금밖에 흐르지 않는 강을 바닥을 깊게 파고 보를 설치해 수심을 깊게 하면 물이 아주 천천히 흐를수 밖에 없다. 거의 고여서 흐르지 않게 되는 것이다. 2년만에 이런 공사를 한다고 해도 지천에서 흘러드는 오염물질을 막는 것이 2년만에 가능할리 없으니 이는 거대한 하수도가 될지 모른다.
현재의 한국에 적응한 인간과 생물들
이명박 정부가 좋아하는 뉴타운 건설처럼 어떤 곳을 단숨에 파괴하고 재개발하는 식의 개발은 과연 그것이 개발인지 아닌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하는 질문을 남긴다. 개발이 순식간에 이뤄지는데 아파트같은 구조물이 들어서면 수십년은 거기에 서있게 된다. 게다가 한번 지으면 재개발비가 너무 비싸서 거의 영원히 그지역에 남게될 가능성이 있다. 외국에서 빈민굴이 생기는 원리가 그렇다. 낡은 빌딩을 재개발하는게 경제적으로 말이 안되니까 오래된 도심이 빈민굴이 되고 신도심이 따로 생기는 것이다. 그곳에 살던 원 거주민은 갑자기 오른 가격에 결국 고향을 떠나게 되고 새로 입주하는 사람들은 학교며 상점이며 공원이며 환경문제로 골치를 썩으며 시간을 보낸다. 지은지 15년된 분당아파트가 이제 낡아 불평이 나오고 있으니 그런식으로 세월보내면 제대로 살지도 못하고 낡은 동네가 되버리고 말것이다.
이명박의 청계천 개발도 그렇다. 결국 청계천상인들이 이주해서 살 환경을 조성해 주겠다는 약속은 거짓이라는 것이 들어났다. 그들은 이리저리 밀려다니다가 흩어졌고 희망을 걸었던 가든파이브는 청계천상인을 위한 것이 전혀 아니었다. 매년 7-80억씩 관리비가 들어가는 청계천이 남았지만 과연 이것이 발전적 개발인지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작은 개천인 청계천도 그런데 이번에는 전국의 강바닥을 단숨에 파헤치고 강을 엄청나게 개조하는 것이다. 사람도 힘없이 쫒겨나는 판에 생물들이야 무슨 권리가 있겠는가. 강속의 생물들은 전멸할것이다. 다시 회복할지 말지는 두고봐야 안다.
그런데 한국의 산하에 적응하고 사는 것이 생물들뿐일까. 산하가 천천히 변하가는 동안 한국 사람도 거기에 적응하면서 살았고 거기에 역사와 문화가 쌓였다. 재래시장 단숨에 밀어버리듯이 강을 단숨에 밀어버리면 거기에서 죽어가는 것이 정말 생물뿐일까. 강주변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환경도 크게 바뀔것이다. 몇년이 지나면 더 좋은 고장이 될거라는 약속이 있겠지만 그 약속이 진실이라고 믿더라도 그몇년을 버티고 그 좋은 환경에 기존의 거주민들이 살것인지는 알수없다.
강수위가 올라가서 하회마을이 침수되어 버릴거라는 이야기가 있다. 왜 하회마을 뿐이겠는가. 강을 따라 존재하는 많은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분명히 파괴될 것이다. 급격한 환경변화는 인간에게도 재앙이다.
맺는말
4대강 사업의 추진을 보고 있으면 국민들이 허락한다면 그리고 그럴 기술만 된다면 이정부는 터무니 없는 사업을 벌이고도 남을 것같다. 한국을 케익만들듯이 모래장난하듯이 일단 다 갈아엎어서 평평하게 4각형으로 만들고 여기에는 알프스 산맥 흉내를 내서 산을 만들고 저기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하나 만들고 저쪽에는 템즈강을 만들고 이쯤에는 세느강을 만드는 식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얼마나 좋아졌냐고 기뻐할것같다.
그들에게는 문화와 역사를 소중히하고 거기 사는 사람을 소중히 한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일본은 전국에 작은 신사들이 널려있다. 낡은 초가집같은 것도 보존해서 별로 사람도 찾을것 같지 않는데도 전통과 역사를 보존하려고 야단이다. 작은 도시에서 산책하는 방법이며 그 마을의 유적등을 설명하는 책자를 만드는데 사실 한국에 비교하면 보잘것없다는 생각이 드는데도 그렇게 한다. 그런데 우리는 존재하는 멋진 역사를 다 쓸어다 버리고 무시하고 있다.
우리 역사는 상당부분 불교와 관련이 있는데 기독교가 오늘날 기세를 떨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역사와 종교는 다른거 아닐까. 기독교 믿으면 단군상 목자르고 절에 불질러야 하나? 교회세운지 몇년이나 되었다고 교회는 지도에 나오고 오랜 역사를 가진 절이 지도에서 무시되는가.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가 될것이라고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 누가 좀 이명박 정부를 말려줬으면 한다. 최고의 요리재료를 유치원생에게 맡겨놓은 심정이 바로 일본에서 바라본 4대강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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