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타는 차를 한국에 가져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차는 비싼 차가 아니라 저렴한 가족용 자동차이기 때문에 이런 나의 생각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차를 한국에 가져가면 보험이며 운전대의 방향이며 수리문제며 여러가지 불편한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면 낡았다면 낡은 이차를 한국에 가져가리라 생각하는 것은 이 차가 내맘에 드는 만큼 맘에 드는 한국차가 없기 때문이다.
우선 내차를 보자. 내차는 혼다의 모빌리오다. 이렇게 생겼다.
내가 처음 이차를 보았을때는 사실 괴상하게 생겨서 라면박스가 굴러가네 라고 비웃었던 기억이 있다. 일본과 한국의 차문화에는 여러가지 차이가 있는데 그중의 하나는 일본에서는 해치백 스타일 그것도 내부공간을 최대화한 네모난 웨건 종류의 차가 매우 인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거리를 다니면 뒤가 짮은 이런차를 많이 본다. 한 자동차 딜러는 이런 풍조를 과장해서 세단 모양의 차는 조폭이나 탄다고 말했을 정도다.
내가 이차에 대해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은 몇가지가 있다. 하나는 넓은 실내공간이다. 이차는 7인승차다. 자동차의 높이가 매우 높고 자동차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바퀴사이의 거리가 길다. 이 차의 사이즈는 바퀴사이의 거리가 2750mm, 전장X전폭X전고가 4060mmX1690mmX1730mm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티뷰론 스타일의 스포츠카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가족을 가지고 있다. 우리 가족들이 넓게 타고 부모님까지 태우고도 다닐수 있는 차가 나는 좋다. 이차는 실내공간을 늘리기 위해 지붕도 높은데 그래서 결과적으로 외부 시야가 매우 탁 트인다. 운전하기도 그래서 편하다. 또하나 이차는 뒷좌석들을 잘 접으면 수납공간으로 만들수도 있는데 그러면 당연히 짐을 싣기도 좋다. 냉장고나 소파도 책상도 뒤에 들어간다.
난 몇번 이 차에서 캠핑도 했다. 뒤를 일자로 펴서 평평하게 한후 모포를 깔고 자는 것이다. 한번은 3박 4일로 차를 몰고 다니면서 산자락에 차를 세우고 자는 캠핑 여행을 한적이 있는데 그게 내가 일본에서 가장 좋아했던 여행이다. 차가 길어서 성인 두사람정도는 넉넉히 발펴고 잘수 있다.
두번째로 이차는 연비가 좋다. 1500cc 차량이기도 하지만 차가 큰데도 13km/l 정도는 달리지 않나 생각한다. . 물론 주행상태에 따라 차이는 크지만 말이다. 내가 알고 있던 한국의 차는 이것보다 연비가 좋지 않다. 특히 나같이 넓은 실내공간을 원하는 사람이 차를 사려면 물론 1500cc 차량은 그런게 없다. 그러니 실제로 모빌리오를 쓰듯이 비슷하게 쓸수 있는 한국차를 구하려면 연비는 훨씬 더 나쁘게 나올것이다.
세번째로 이차는 튼튼하고 힘이 좋고 고장이 없다. 내 모빌리오는 7년이나 되어 일본에서는 이미 단종된 차다. 프리드라는 새로운 모델로 교체되었다. 그러나 차를 몰아보면 가속, 추월할때 경사를 올라갈때 이 차가 매우 힘이 좋다는 것을 느낀다. 특히 이것을 절감했던 것은 이번 여름에 한국에 갔었을 때의 일이다. 나는 9일동안 차를 렌트해서 사용했다. 당연히 한국차도 엔진이 큰것은 힘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엔진이 같은 크기인 아반테는 2년밖에 안된 신차이지만 힘이 너무 없어서 당황할 정도였다. 추월을 해야 하는데 차가 가속을 받질 못하니 자꾸 타이밍을 놓친다. 아반테는 차체가 모빌리오보다 훨씬 작고 날렵하게 생겼지만 모양뿐이었다.
물론 한국에서도 계속 새로운 자동차가 나오고 있으며 사람들이 쓰는 용도에 따라 좋은 차는 따로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한국차가 일본차보다 나쁘다고 단정짓지는 않겠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야기할수 있는 부분도 있다.
일본의 도로와 한국의 도로에서 느낄수 있는 한가지 차이는 해치백 자동차가 일본에 많다는 것이라는 점은 위에서 말했다. 또하나의 차이는 일본에는 정말 여러가지 차가 굴러다닌다는 것이다. 일본과 한국의 인구차이는 3배정도인데 자동차의 다양성은 10배 아니 수십배 차이가 나는 것같다.
이는 물론 일본에는 자동차 회사가 많은 데다가 외제차들도 얼마든지 들어오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게다가 한 회사가 만들어 내는 모델의 수도 일본차쪽이 훨씬 월등하다. 동경에는 오다이바와 이케부쿠로쪽에 암럭스라는 토요타 자동차 전시장이 있다. 거기에 가면 수십가지의 자동차가 다양하게 나와 있다는 것을 알수가 있다.
물론 생산자측에서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을 것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자동차가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나에게 꼭맞는 자동차를 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나는 한국에서 은퇴하신 부모님이 몰고 다니면 좋을 것같은 작은 소형차를 일본에서 수십대나 보았다. 나오는 신차도 많지만 중고차들도 일본에 많이 있기 때문에 정말 종류가 다양하다.
마지막으로 차값을 이야기해보자. 내 모빌리오는 신차 기준으로 차값이 150만엔 정도다. 몇년전 노무현 정부 말기에 환율이 100엔당 700원대로 내려온 때도 있었는데 그때는 모빌리오의 차값이 한국의 모닝이나 비슷했다는 이야기다. 지금은 환율이 훨씬 올랐지만 소득과 품질과 서비스를 생각하면 한국보다 일본 소비자가 훨씬 저렴한 값에 좋은 자동차를 탄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현실은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다. 현대차의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따위가 인터넷에서 비판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실은 이유가 없어서 현실이 된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현실이 끝없이 계속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현대자동차에 대한 비판이 나온것은 이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장벽의 밖과 안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언젠가 그 장벽이 무너졌을때 현대차는 더 커다란 충격을 받지 않을까?
차를 가져가는 것은 귀찮다. 운전대 방향도 반대고 보험이니 수리니 하는 문제도 걱정이 많다. 물론 내가 내차에 정이 들어서 가져가는 이유도 있다. 내차니까 차가 고장나서 폐차할때까지 쓰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내 차를 선뜻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가 있다. 그런거 좀 빨리 개선할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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