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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을 친구나 가족으로 여기기 위한 조건

by 격암(강국진) 2009. 10. 1.

 요즘 여러 매체의 기사에서 혹은 여러 정치인들이나 진보적이라고 말해지는 사람들의 평론에서 외국인 국적의 교포들와 외국인 노동자들을 다루고 있다. 그들은 대개 한국 시민들의 태도를 비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동시 그 댓글을 보면 다문화주의라던가 불법체류자 옹호에 대해 대단한 불만을 표시하는 일반 시민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오마이뉴스, 한겨례에서 자주 외국인 노동자들이 당하는 억울한 사연을 보도하고 있으며 진중권씨도 불체자 추방운운하는 사람은 한국판 네오 나찌라는 말을 한적이 있다고 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옹호하는 말들이 언론과 정치를 잡고 있는 보수 진보 양진영에서 동시에 터져나오는데 그 배경은 조금 다른 것같다. 한나라당 쪽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값싼 노동력으로 생각하는 바가 있는 것같으며 미국에서 태어난 교포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누리도록 해주는데 노력하는 것같다. 진보쪽에서는 주로 인권문제로 접근을 해서 조선족 문제에서 모든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접근하는 느낌이다.

 

일단 자신의 접근방법이 정해지고 나면 자신과 다른 입장의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는 경우가 있다. 이경우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있어서 엄격한 법집행을 말하거나 외국인들과 한국인사이에 역차별이 있다는 불평을 하는 사람들을 극우 민족주의로 부르는 것이 그것이다. 세상에는 여러가지 사람들이 있으니 분명 우리나라에도 극우민족주의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아니 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유럽이 아니고 미국이 아니다. 미국처럼 광대한 땅을 가지고 세계최고의 경제를 가진 나라도 아니고 유럽처럼 오랜동안 식민지를 가지고 부자나라로 살아온 나라도 아니다. 독일에서 외국인노동자에게 반대하는 사람이 네오나찌라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그것을 걱정하는 사람을 바로 극우 민족주의자로 낙인찍는 것에는 문제가 많다. 우리는 과연 미국이나 유럽에 가까운가 아니면 한족이 왕창들어온 티벳이나 여러민족간의 싸움이 벌어지는 이스라엘에 가까운가? 그 어느쪽도 분명 한국의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과연 어느 한쪽이 정답이라고 쉽게 말할수 있을까?

 

정작 우리는 일제시대를 거치고 식민지시대를 거친 나라이며 세계의 10위권안에도 들지 못하는 경제규모와 그리 크지도 않는 땅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것에서 쉽게 유추할수 있는 우리의 문제는 바로 우리가 우리의 국가적 정체성을 제대로 세우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것이 있다. 그것은 한국 사람들이 미국사람이나 일본사람이나 유럽사람과 같아지면 세계화가 잘되서 우리가 다른나라 사람들과 잘살수 있고 외국인 노동자문제도 줄어들거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사실은 어느 정도 반대다. 외국인에게 관대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문화적 국가적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그걸 이렇게 말해보자. 사유재산제도를 매우 문란하게 해서 누구나 남의 집에 가서 금만 그으면 그땅은 자기땅이 되도록 한다면 그런 '너그러운' 사회는 평화가 교류가 넘치는 사회일까? 천만에 모두가 자기 집안으로 이방인은 발도 들이지 못하게 할것이다. 이방인이 들어와 모든 걸 차지해버려도 할말이 없기 때문이다. 양보할것과 양보하지 못하는 것이 잘 정의될때 우리는 이방인에게 너그러울수 있다. 양보하지 못하는 것은 안전하기 때문에 양보할수 있는것에 대해 얼마든지 관대할수 있는 것이다.

 

우리것이란 바로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의무와 권리다. 문화적 정체성이라는 것은 우리 것이면 모두 지키자는 말이 아니다. 우리것안에서 양보하지 않을수 없는 가치에 대한 가치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상의 규칙은 법전만 있는게 아니다. 법전을 넘어서는 문화적 관례와 공감대가 있기에 우리는 한국 사회에서 어느정도 서로 믿고 안전하게 살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국제화 시대는 열린지 오랜인데도 한국은 이런 것에 대한 신경을 너무 안쓰고 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도대체 뭐가 한국적인가. 노인을 공경하고 효를 행하는 것은 한국적인가 아닌가? 우리의 유교적 질서는 외부에서 기독교가 널리퍼지면서 상당부분 홰손되었다. 한국 옷도 입지 않는다. 15년전에는 상상할수 없었던 누드 사진집도 이제는 상식이 되었다. 미국에서는 결혼하면서 부모를 부르지 않는 일도 흔하고 동거도 흔하다. 우리는 어떤가. 뭐가 한국이고 뭐가 외국인가. 아랍사람이 들어고 동남아 사람들이 들어와서 자기들끼리 뭉치고 문화적 섬을 만들때 우리가 모든게 다 허용된다고 말하면 그걸로 문제가 안생길까? 허용되지 않는게 있다고 하려면 뭘 허용할수 없는 지 스스로 알아야 할것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는 모르고 있다. 우리가 누군지 모르는데 우리를 어떻게 지키는가.

 

이런 것을 잘정하자는 것이 매정하고 극우민족주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민족간 분쟁이 벌어지는 곳에 가보길 바란다. 여러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분쟁을 일으켜서 원한이 한번 쌓이기 시작하면 해결방법이 없다. 한족이 티벳사람보다 많은 티벳을 거론하지 않아도 그렇다. 미국은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매우 강한 나라이며 땅이 넓고 경제가 세계1등인데도 지금 이문제로 큰 고민을 하고 있다. 유럽은 이민자들의 폭동이 나고 있다.

 

한국이 대책없이 외국인 노동자의 수를 늘린다면 이들은 크나큰 사회적 문제로 자라날것이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 모든 방향에서 이런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은 보이질 않는다. 마치 한국적인것 이라는 단어를 말하면 극우 보수로 과격민족주의에 빠진 사람이 되고 마는 것같다.

 

우리는 뉴라이트 역사교과서 난동에서 보듯이 도대체가 나라의 정체성자체가 흔들리는 나라다. 김구가 테러리스트라는 말을 듣고 재미교포들을 자국민 이상으로 대우해주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나라이며 전통은 고치는 정도가 아니라 너무 내다버려서 뭐가 남길것인지 뭐가 버리면 안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거의 없다. 미국, 캐나다며 호주의 학교에 조기유학간 한국 학생들이 문화적 정체성 혼동에 빠진 학생들이 꽉꽉차있다.

 

그렇다. 우리는 나라를 걸어잠그고 살수 없다. 우리는 교포들도 외국인들도 모두 친구로 나아가 우리 가족의 일원으로 포용할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할것이다. 그러자면 우리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그들에게도 자 이런게 한국인이니까 여기서는 한국인은 이렇게 산다는 최소한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점을 강조하는 언론도 정치가도 시민운동가도 없는 것같다. 이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지식인들이 대중의 의사를 계속해서 왜곡하고 매도하면 민중의 분노는 필요이상으로 커질것이며 바로 매도 당하는데로 극우 민족주의가 성장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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