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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젊고 지친 사람들에게

가난하고 배운 것없는 사람들에게

by 격암(강국진) 2010. 1. 22.

쪽방생활을 한다는 사람들의 기사를 읽었다. 가난이 만들어낸 악순환속에서 몸뿐만 아니라 정신도 쇠약해진 분들, 나이가 들어 이제 평생 알고 있던 생활하던 방식을 바꿀수 없는 분들의 이야기를 보니 만약 내가 그분들을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해 줄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금전이겠으나 사회가 줄수 있는 돈은 한계가 있고 그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써버려도 사라지지 않는 지혜가 아닐까?


내가 블로그에서 말하던 정신적 개혁은 손에 닿지 않는 일이다. 그건 그런 분들보다는 훨씬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택할수 있는 길이다. 


내가 말해줄수 있는 첫번째 조언은 자신의 가치판단의 기준이 될 어떤 사람을 마음에 모시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일관된 판단능력을 보여주고 특히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이면 더욱 좋다. 어떤 사람하나를 마음에 그리는 것이다. 이사람의 이름을 엑스라고 하자. 그리고 묻는 것이다. 만약 엑스라면 어떤 판단을 내릴것인가. 


이 엑스는 공자님이나 예수님이나 부처님같은 성인일수도 있고 심지어 추상적 신일수도 있다. 하지만 유명한 분이라고 해서 제일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더 구체적으로 그 사람의 언행을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도움이 된다. 지나치게 추상적으로만 아는 사람들은 구체적인 상황에서 답을 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부처님이던 하나님이던 제대로 이해하는 것하나 없이 질문해봐야 답을 내려주지 않는다. 그러나 구체적 인물이라면 다르다. 이 엑스는 동네의 슈퍼주인일수도 있고 친절한 대학생일수도 있으며 부모님일수도 있고 그냥 친구일수도 있다. 구체적 그림이 있는 경우라면 그 엑스는 웬지 몰라도 답을 줄것이다. 아니라고 그게 아니라고 말해줄것이다. 


나는 이 방을 계약해야 하는가, 나는 이돈을 이런일에 써야 하는가, 나는 새로 생긴 친구를 믿어야 할까? 우리는 엑스에게 물을 수 있다. 엑스라면 뭐라고 할 것인가? 엑스는 나에게 그러라고 할것인가 거기에 반대할 것인가. 


우리는 물론 합리적으로 이런 저런 논리와 증거를 들어야 한다. 사실을 확인하고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어떤 판단을 내리기 전에 마음속의 엑스에게 묻는 것이다. 엑스는 과연 나에게 어떤 답을 주고 있는가. 엑스는 이것에 찬성할 것인가. 


우리는 매순간 선택을 해야 한다. 그 선택이 누적되면 큰 결과가 된다. 곤궁하고 마음이 괴로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잘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믿을 사람을 믿고 올바른 때에 올바른 곳으로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엑스를 믿으라는 것이다. 엑스를 굳게 믿고 마음속의 그가 좋은 길로 이끌어줄것을 믿는다면 도움을 받을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책도 필요없고 무슨 교육도 필요없다. 그저 믿고 따를 모범이 될 사람을 한사람이라도 아는 것으로 충분하다. 


엑스를 믿는 것만으로 곤궁한 상황이 항상 개선되는 것은 아닐것이다. 그러나 엉터리 종교를 믿는 것보다는 마음속에 엑스를 세우고 그를 믿고 따르는 것이 도움이 될것이다. 적어도 손해 볼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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