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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글쓰기/사람들, 사람들

철학자 강유원의 글을 읽다. 1

by 격암(강국진) 2010.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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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인문학 오타쿠라고 쳐서 검색을 했더니 재미있는 블로그들이 몇보였다. 그렇게 시작된 웹서핑의 종착역중의 하나는 회사원 철학자 이라는 강유원의 홈페이지 ( http://allestelle.net ) 였다. 그의 이력을 보면 그는 동국대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수료하고 10여년간 철학강사를 하다가 그길을 벗어난다. 그리고 따로 직업을 가지면서 철학공부를 계속한다. 그간 많은 책을 번역하거나 썼으니 순수히 철학과 돈벌이가 상관없는 것은 아니겠으나 적어도 어느정도는 안경알을 갈면서 철학을 한 스피노자처럼 사는 셈이다. 


이 홈페이지에 자신이 했던 강연의 오디오 파일과 자신이 쓴 글들을 올려놓고 있었다. 나는 그가쓴 200자 원고지 30매 묶음이라는 글들을 읽었다. 원고를 읽는 것은 원고의 내용을 듣고 학습하는 것이상으로 작자와 대화를 하는 것이 될때가 있다. A가 B라고 생각한다는 지식이나 의견보다 그가 그렇게 말했다는 사실로부터 필자를 읽어내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내게 보다 흥미로운 것은 인간 즉 필자이기 때문이다.


2008.8.17 일에 시작되는 그의 글은 일종의 비주류적인 반항기를 보여준다. 이글들은 잡지 우리교육에 기고한 것들인데 대개 블로그의 글이 아니라면 정중하고 간결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대놓고 나는 지금 그냥 생각나는 대로 아무말이나 하고 있다고 하면서 지면을 채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마르크스를 강의하는 사람답게 계급적인 시각이 강한 것같다. 그가 서울대가 아니라 동국대 출신이라던가 교수가 못됬다던가 비참하게 짤렸다던가 하는 사실을 이글뿐만 아니라 다음에 나오는 여러글에서 강조하고 반복한다. 


물론 우리는 책이나 동영상 미디어 같은 간접경험을 제외하면 우리의 인생, 우리의 이력, 우리의 몸뚱아리를 일종의 체온계나 검사용 탐침처럼 사용해서 이 세상과 우리가 있는 사회를 측정하는 면이 크다. 따라서 그는 그가 직접 체험한 한국 사회의 '온도'를 말하면서 그 자신 보다는 우리 사회에 대해 말하려고 하는 것일 것이다. 


주류사회를 향한 것이건 자신을 향한 것이건 어떤 섭섭함과 실망을 고의로 감추는 것은 위선이다. 그러나 그것을 강조하고 일부러 내놓아보이려고 하는 것은 그것에 대한 집착이 되고 마는 것은 아닐까. 


그는 사는 곳도 비주류답게 아파트를 포기하고 서대문구의 빌라 4층에 산다고 한다. 서울 서대문구에 살면서 아파트에 안산다고 반드시 비주류다운건지는 모르겠다. 귀농해서 농사짓고 사는 사람의 눈에는 여전히 잘나가는 주류로 보일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가 이런 자신의 민감한 부분을 나열하는 이유는 어느정도 사회를 비판하고 공격하기 위한 준비운동인지도 모른다. 누굴공격하면 너는 뭐 깨끗하냐 잘났냐 이런 소리듣지 않는가. 그래서 그는 일단 홀랑벗고 나 잘난거 없거든 하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매섭게 친일파란 것들은 결국 권력과 이득따라 돌아다니는 놈들이라고 비판한다. 그들의 강자 추종을 변명했던 사회진화론을 비웃는다. 얇팍한 논리를 벗겨내면 거기 있는 것은 일관성없고 자존심없는 욕망의 추구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식인에 대해 냉소적이고 고생한 가난한 민중을 존중한다. 아는 것도 없고 논리도 없는 우파, 민중을 팔아 출세에 쓴 좌파에게 우리가 너무 이념적이라고 하는데 한국에 도대체 이념이라는게 있냐고 있어냐고 말한다. 결국 있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내가 돈좀 벌어봐서 아는데 하는 식의 배금주의 뿐이 아닌가 하고 말한다. 그가 요구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염치와 자존심인것 같지만 그는 대놓고 그걸 쓰지 않는다. 내귀에는 니들이 대부분 그런거 신경안쓰는건 안다하고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같다. 


그에 따르면 지식인의 변절, 전향, 괴물화에는 3 단계가 있다고 한다. 첫번째 단계는 다른 사람의 비판을 듣고 놀라는 단계고 두번째는 자신의 변명하고 방어하기 위해 더 많은 글들을 예를 들어 블로그에 쓰는 단계다. 마지막 단계는 자신을 추종하는 추종자들을 거느리고 과거의 자신과 함께 있던 자들을 부정하고 비난하는 단계다. 


이런 말을 듣고 전향하지 않는 법을 말해달라는 친구들에게 그는 뜬금없이 나도 전향많이 했고 앞으로도 할거라고 답한다. 내생각에 이부분에서 그는 고의적으로 친구들의 의도를 뒤틀고 있는 듯하다. 내가 느낀 강유원은 인간의 내적인 강함에 대해 그리 크게 기대하지 않는 느낌이다. 그는 점잖게 절제하고 자기수양을 쌓아야지요라고 말할수도 있다. 그게 사실 모범답안이다. 그러나 그의 비주류기질은 그냥 나도 많이 전향했다라고 말하는 쪽으로 달려가고 만다. 


그는 한때 포퍼주의자였다가 홉스주의자였다가 헤겔주의자가 되었고 이후에 마르크스주의자가 되고 나서 마침내 아무주의자도 아니게 되었다. 그는 좌파니 우파니 하고 편을 가르는 것을 우습게 생각하며 남들이 너는 뭐다라고 부르는 것을 우습게 생각한다. 대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악의적 의도로 왜곡하거나 그게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그렇게 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떄문이다. 


 여기까지가 그의 글을 절반쯤 읽으며 읽어본 강유원이다. 강유원의 글읽기는 다음편에 지속하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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