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스앤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재오국민권익위원장이 연내 개헌을 주장하면 개헌논의에 불을 지핀 모양이다. 어떤 형태의 개헌이 될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지만 주요한 이슈중의 하나는 내각제로의 개헌이다. 친이 직계라는 정두언의원은 최근 중앙일보를 통해서 내각제로의 개헌을 주장했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의 뒤에는 소위 친이계는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다는 약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각제와 대통령제의 가장큰 차이는 물론 대선을 통해 대통령을 뽑는 현재에서 다수당이 내각을 구성하여 정부를 이끄는 변화가 될것이다. 나는 이런 변화는 한국의 현실을 생각할때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는 대통령제의 대통령이라던가 한명의 인물에 의존하는 정치를 만들어 내는 대통령제를 비판하곤 한다. 그건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렇다면 대통령제가 없어지면 좋은 세상이 온다는 말인가?
내각제를 실시하려면 선결조건이 있다. 그것은 이념과 사상으로서 사회의 운영에 대한 이론이 어느 정도 완비되고 전통으로 남아서 우리가 무슨 당이라고 하면 어떤 정치를 할지에 대해 좀더 신뢰를 할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집권의 경험이 있는 것은 두 집단밖에 없으며 이들의 이념이 뭔지는 매우 애매모호하다. 그리고 그들은 제왕적 지도자에 의해 그 행동이 결정되어 왔지 어떤 일관성을 보여주고 있지 못했다. 이런 일관성을 요구하는 이유는 당연히 국민들이 어떤 정부를 선택할때 자신들이 뭘 선택하는지 알고 선택하기 위해서다.
소위 보스의 정치라고 부르는 3김시대는 구태정치요 극복할 시대이지만 그것은 단순히 보스를 없애기만 하면 극복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김대중을 선택하고 김영삼을 선택할때는 그들은 그 보스가 그들이 대표하는 정치집단에 대해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적어도 한 인격체로서 그 각각의 정치인들이 어떤 사람인지 대충은 이해하겠다는 확신위에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런 실적도 실행결과도 역사도 이렇다할 이념적 정돈도 없이 대표없는 정치를 시작하면 뭐가 될까?
남는 것은 좋게 말해 타협의 정치고 나쁘게 말하면 협잡과 음모와 야합의 정치만 될것이다. 그저 덩치만 크게 만들면 정권을 차지하니 정치적 이념따위는 이제 따질것도 없을 것이다. 어떤 가치관적인 통일성이 정치와 연결고리를 잃어버린다면 이제 집단 이기주의는 내놓고 한국을 뒤덮을지 모른다. 어떤 집단이던 다수당을 계속 지킬수 있을 힘만 있으면 소수파를 어떻게 유린해도 뒤집을 수가 없다.
한명의 인간이 일관적이지 못하면 그것은 위선이라고 쉽게 지적당하지만 집단을 이룬 인간들은 항상 남탓을 할수가 있다. 국민들은 어디서 어떻게 따질수도 없는데 왜냐면 지금은 그래도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욕도 먹지만 내각제가 되면 일이 어떻게 돌아가도 누구도 진정한 책임을 지지 않을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묻고 싶다. 우리가 뭐가 있어서 내각제를 실시하나. 대통령직선제를 성취한 것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가장 큰 승리였다. 언젠가 우리가 우리 사회를 운영하는 여러가지 방식에 대해 경험이 쌓이고 국민적 이해가 높아진다면 대통령제보다 내각제가 바람직한 때가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내각제로 한번 시스템이 바뀐다면 한국은 영원히 야합의 정치, 원칙없는 정치, 책임 안지는 정치에서 빠져나올수가 없을것이며 국민들이 그나마 자기 목소리를 내고 대접을 받는 대선이라는 기회는 영구히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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