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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가 바꿔가는 세상

by 격암(강국진) 2010. 3. 20.

언젠가 인터넷에서 농담처럼 돌아다니던 설문조사 결과가 있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 인터넷 사용율을 설문조사를 통해 조사한 결과 100% 인터넷 사용율이란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는 것입니다. 그 조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사람들에게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습니까?

그런데 이 질문에 대답한 모든 사람이 그렇다라고 했습니다. 이 놀라운 조사결과가 농담이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네. 그설문조사가 인터넷 설문조사였기 때문입니다. 즉 인터넷에서 사람들에게 당신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냐고 물었다는 겁니다.

이 웃기는 조사는 그러나 어떤 깊은 진실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소통하는 형식 자체가 소통의 내용을 결정해 버린다는 겁니다. 이경우는 100% 형식이 설문조사 결과를 결정지어 버리는 경우이지만 이런 경우는 보다 많이 있습니다.

부동산 투기로 집을 5채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의 부동산 소유세는 적절하다 너무 적다 너무 많다중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냐고 물으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요.

오페라 동호회에 가서 한국에서 오페라 하우스를 짓는 것과 판소리 전용극장을 짓는 것중 어느 쪽이 중요한 일이냐고 물으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요.

결국 중요한 것은 누구의 목소리가 크게 퍼질수 있는 소통의 구조가 사회에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 소통의 구조가 국민의 소리니 대다수 사람이 믿는 말이니 상식이니 하는 것을 지배합니다. 

서구의 중세시대에는 종교인들이 지식을 모두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라틴어로 된 성경을 읽지도 못해서 신부가 이렇다고 하면 그렇다고 믿어야 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기록을 남기고 편지를 쓰는 것도 종교인일수 밖에 없습니다. 과연 이사회의 상식은 나아가 권력은 누가 지배했을까요. 

이런 것을 뒤집은 것이 바로 금속활자에 의해 대량으로 책이 만들어 져서 보통 사람들이 읽고 쓰는 것만 배우면 정보를 접할수 있고 정보를 저장하고 보낼수 있게 된 변화였습니다. 따라서 학교라는 것이 번성했으며 학교는 다수의 배운 사람 즉 읽기와 쓰기를 제대로 할수 있는 사람을 양산해 냅니다. 

오늘날에는 두꺼운 책을 읽는 능력이 없어도 티브이 같은 매체를 통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정보를 보냅니다. 제가 전에 인터넷과 정권이라는 글을 썼는데 그글은 인터넷 게시판 관리문제에만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서 그 본래의 뜻이 잊혀졌다는 느낌입니다. 그글에서 저는 두가지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하나는 핸드폰의 대중화와 김대중정권의 탄생은 시기가 겹치고 또하나는 인터넷의 큰 성장이 노무현 정권의 탄생의 뒤에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떠들건 그 이야기가 시작되기전에 그 이야기의 내용과 결론을 만들어 내는 것이 미디어의 형식입니다. 인터넷과 핸드폰을 통해 새로이 흐르게 된 목소리는 새로운 주장으로 집결되고 사회적 힘을 만들어 내어 새로운 정권을 만들어 냈다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되기는 어려운 일이나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두개의 정권이 물러가고 오늘의 현실이 있는 이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에 있어서도 미디어의 형식이라는 점에 눈을 돌리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결론은 이미 내려지곤 하기 때문입니다. 미디어가 어떤 사람들이 소통할것인가를 결정하고 그 사람들의 의견은 토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결정되어 있을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방향에서 보았을때 사실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만난다는 형식은 이미 낡은 것이라는 것을 나는 지적하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이러한 소통의 형식이 모이게 하는 사람들이 바꿀만한 부분이 남아있다면 그것은 이미 활성화된 서프라이즈나 아고라같은 곳에 의해 혹은 블로거들의 연합에 의해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게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이런 형식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형식은 그럼 무엇인가. 누구도 확신을 할수 없지만 우리는 트위터같은 것에서 새로운 변화를 봅니다. 특히 트위터가 스마트 폰과 결합했을때 더더욱 강력한 소통의 도구로 새로운 의견이 담아질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트위터는 민주적이면서도 민주적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게시판 글쓰기는 그저 부지런한 사람 혹은 편집증적인 사람이 열심히 도배를 하면 다른 모든 사람은 그사람의 글로 뒤덮혀 가는 게시판을 그저 속수 무책으로 보면서 그 소음을 피할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트위터는 기본적으로 내가 듣고 싶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당연히 김연아나 이찬진 같은 유명인의 이야기를 사람들은 열심히 듣습니다. 김연아나 이찬진같은 사람이 작은 인터넷 게시판에 열심히 글을 쓰고 정보를 날릴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트위터 같은 구조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미디어의 구조가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확대생산합니다. 그러니까 서프라이즈같은 인터넷 정치 평론 사이트에서는 편집자의 평가를 받을 만한 인터넷 논객이 주로 화제로 떠오르고 주도권을 쥐게 됩니다. 글 솜씨가 없는 다른 사람들은 어느 정도 무기력하게 그들의 말을 듣거나 칭찬해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트위터는 기본적으로 글쏨씨를 겨루는 것이 핵심이 아닙니다. 트위터에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규모는 유용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주는 사람을 중심으로 성장합니다. 쓸데없는 소리로 짜증나게 하는 사람은 제아무리 계속 트위터에서 떠들어도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계속해서 떠들기 때문에 트위터는 컴퓨터 앞에 계속 앉아 있는 사람에게 더욱 적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뒤집으면 스마트폰같은 것이 대중화될 경우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먼저 그 구조에 진입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같습니다.

물론 전자제품이 나오고 비행기를 타고날아다니는 시대에도 여전히 농사를 짓는 사람이 있듯이 인터넷 게시판이나 블로그 형식의 소통은 그 존재를 계속할것입니다. 그러나 미래 사회를 만들어 갈 결정적인 힘은 새로운 소통의 구조에서 나올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기존의 것은 어느정도 그 한계가 들어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우리가 모두 트위터에 미쳐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컴퓨터가 중요한 시대라고 모두가 컴퓨터 광이 되야할 이유는 없습니다. 이외수같은 분은 트위터 안에서 유명인사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분이 인터넷 전문가 인것은 아닙니다. 자기 색깔이 있는 것 뿐입니다. 

그러나뭐가 세상을 바꿔가는가는 알아둬야 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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