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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속의 생각들

by 격암(강국진) 2010. 4. 30.

조선말엽에 친러파니 친중파니 친일파니 하는 사람들이 나돌았던 것은 스스로 바뀌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 클것이다. 한국의 문화가 바뀌질 않아서 애플같은 회사가 한국을 바꾸게 되기를 바래야 하는 것은 나름 슬픈 일이다.



어떤 정치가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냐고 질문받았다. 나라면 뭐라고 할까. 미래에 대한 걱정은 덜하고 그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가능한 나라. 초초하게 걱정만 하면서 상식없는 행동에 분노하면서 그렇게 안사는 나라. 도둑이 많다.



사람들은 급하다 싶은 일에 매이게 된다. 때로는 돈을 버는게 급하고, 남녀차별을 없애는게 급하고, 취업이 급하고, 사랑할 애인이 급하고, 철학이 급하고, 국수주의를 없애는게 급하고, 노동자권익의 쟁취가 급하다. 나는 지금 무엇에 매여있는가.



미국에서 불친절하고 무능한 점원에게 짜증을 내다가 든 생각. 만약 무능하고 고객에게 화를 내는 직원도 월급도 세고 짤리지도 않는다면 그건 직장인의 천국일것이다. 하지만 어딜가나 형편없는 서비스를 겪을 생각을 하면 지옥같을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임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와는 이념이 다르군요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좋은 사람이 뭔지는 정의하고 이념화할수 없다. 하지만 요즘은 이념이란 것때문에 '좋은 사람'쪽을 포기하는 것이 매우 어리석게 느껴진다.



트위터 공간은 어떤면에서 일종의 장터다. 헛소리라도 일종의 컨텐츠다. 모두가 컨텐츠를 주고 받으며 관심이라는 포인트를 쌓는다. 많은 불신 -내안에도 있는-을 느낀다. 소통은 불신을 깨고 새로운 공감대로 새시대를 만든다는 것, 이것이 트윗의 철학이다.



전두환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의 악덕은 줄거리가 어떻게 되던 주인공의 감정선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자연스런 미화와 합리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징기스칸이 주인공이면 그가 일으킨 전쟁으로 죽은 사람에도 불구하고 그는 영웅이 된다.



재벌집 아들들이나 불륜탈선 중년이 주인공으로 많이 나오는 우리나라 매체는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일까. 태왕사신기에서 주몽, 태조왕건등 영웅의 이야기는 결국 민중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시각만 나온다. 궁중이야기라도 대장금과 장희빈은 크게 다르다.



나는 주몽과 태왕사신기를 모두 좋아하지 않았다. 제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결국 크게 보면 어떤 난관에도 불구하고 회장님이 되시고 말것같은 이재용씨의 이야기를 미화하고 있는 것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주인공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 주인공으로 절대 조명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공계, 화이트컬러, 기혼자인데 불륜이 없음, 공부벌레. 우리나라에 스티브 잡스가 없는 이유다. 메세지가 없는 집단은 영웅과 권력을 만들지 못한다.



멍게는 올챙이같이 움직일때는 뇌가 있지만 한곳에 붙어서 움직이지 않게 되면 뇌를 소화해서 먹어버리고 뇌없는 동물이 된다. 뇌는 기본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 아돌프 리나스.



생명은 환경과 떼어서 존재할수 없다. 환경과의 균형이 생명의 현재를 만든다. 그러나 환경에 의해 수동적으로 결정되는 존재는 또한 생명이 아니다. 생명은 내부적 움직임을 통해 자기를 지키는 행동력, 내부적 피드백이 있어야 존재를 유지한다.



명문학교 만들기는 브랜드 만들기다. 하지만 한개인의 일생의 길이를 생각할때 십년이면 뜨고 지는 명문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 학교들이 정말 그만한 값어치를 하는가 아니면 부동산투기처럼 거품만 커지는 것일까. 아마 후자일 것이다.



서양의 언어, 문화, 역사를 모르면서는 서양철학을 제대로 이해할수 없다고들 한다. 그러나 기본적인 과학공부를 생략하고도 과학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다. 미분방정식이 뭔지도 모르면서 물리학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자전거의 원리를 아는 것과 자전거 여행을 해본 것은 서로 다르다. 과학적 방법에 대해 개론을 듣는 것과 대학교과서류의 과학책을 공부하고 체득하는 것은 과학에 대해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재미있는 과학기사를 아무리 읽어도 그건 관객의 시각일 뿐이다.



물리학과에서는 수리물리학책의 문제를 전부 풀면 세상이 달라보인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수학이 뭔지 몰라서가 아니다. 수학적 사고가 몸에 배이기 때문이다. 체득과 수련이 사고의 틀을 바꾼다. 나는 과학이 뭔지 알고 있다고 말하기 전에 기억해야 한다



2007년에는 회사 근무1년차 신입사원의 사직서가 화제가 되고 올해는 대학을 그만둔 대학생의 대자보가 화제가 된다. 화제가 된다는 것은 우리 사는 모습에 회의가 든다는 것일 터이다. 우리를 얽어매는 쇠사슬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교육의 목적이 오직 돈벌기 위한 수단을 마련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교육은 실패하고 있다. 사람이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판단, 즉 어느 것이 더 좋은 지를 판단하는 법이다. 가치의 나침판 없는 도구적 지식은 재앙이거나 쓸모가 없다.



좋은 전문가는 우리를 전문지식으로 부터 해방시켜주며 어떤 것들을 공부하지 않은 것에 대한 죄책감을 없애준다. 나쁜 전문가는 우리에게 쓰레기 같은 지식을 퍼부어 아무것도 할수 없게 하며 공부하지 못한 것이 많은 것에 불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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