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애플제품과 관련해서 이상한 풍경이 자주 눈에 띈다. 누구나 그거? 뭐 뻔한거 아냐라고 말하지만 그 뻔한 이유가 공식적으로 기사에서 거론되거나 어느 기업이 인정하는 일은 없으며 그걸 증명할 결정적인 증거도 별로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소비자들이 뭔가를 강력히 원하고 분명 엄청난 인기가 있다는 것이 충분히 예상되어도 그 제품이 수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모두 좋은 예지만 아이패드가 더더욱 좋은 예다. 왜냐면 전세계가 아이폰이 잘팔릴때도 한국에서는 아이폰이 안된다고 말할수도 있지만 이미 아이폰이 잘팔리는 것을 목격한 상황에서,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팔리는 기계로 말해지는 아이패드가 하염없이 수입이 뒤로 밀리고 있다.
솔직히 중국같은 나라보다도 정발이 늦어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자존심이 상할정도다. 한국은 IT관련 선진국이라고 자랑하면서 살지 않는가? 정발이 지나고 이제 2세대 이야기까지 나오는 지점에서 KT는 아이패드 예판을 시작하는 듯하더니 또 덮어버렸다. 작년의 KT매출증가는 아이폰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현실이 KT의 '이상한' 행동과 맞물리면서 우리나라가 자유시장국가가 맞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이상한 일이다. 특히 현 정부는 걸핏하면 시장논리를 거슬러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정부가 아니던가?
괴상한 현실은 더더욱 괴상한 현실을 만든다. 아이패드가 정발되지만 한국에 물건이 나오지 않자 이제는 외국에서 아이패드를 사들고 들어오는 사람이 생겼는데 그동안 다른 노트북이며 피엠피같은 물건에는 전혀 있지 않던 괴상한 소동이 벌어졌다. 바로 아이패드만 공항에서 몰수한다던 사건이다. 이 사건은 영웅적이신 한 장관이 공식장소에서 아이패드를 사용함으로서 더더욱 기괴하고 이상한 풍경을 만들어 냈다. 혹시 아이패드는 귀족계층에게만 허락되어진걸까? 지금은 그게 풀렸지만 이런 일련의 소동을 보고 있으면 국민들이 참 죄인되기 쉽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아이패드가 혹시 그냥 전자기기가 아니라 불온서적같은 것이며 지금이 사상을 검증하는 시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당신은 혹시 XX회사에 대해 반대하는 불온한 사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하고 질문받고 검증받는 그런 시대말이다.
각종언론은 갤럭시탭에 대해 낮뜨거운 선전을 반복하고 있지만 이런 배경적 상황때문인지 한국을 사랑하는 나도 오히려 갤럭시탭같은 제품에 대해 분노가 치밀어오를 지경이다. 마치 니들은 그냥 식은밥이나 먹고 살아. 이거 좋아, 사실 좋은거야 하면서 바보취급을 받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좋은거면 왜 자유경쟁을 허락하지 않는가. 그렇게 좋다고 신문기사로 도배할정도면 왜 정말 경쟁하지 않는가. 그러면서 좋다고 자꾸 말하니 그런 광고성기사를 볼때마다 바보취급을 당하는 기분이 드는 것이 당연하지 않는가.
어떤 사람들은 KT예매 취소사태를 맞이하여 이제까지의 한국 상황을 보면서 짜증을 내고 있는 나에게 아이패드같은 기계하나가지고 뭘 흥분하나 천천히 쓰면되지. 그걸 꼭써야 하는가 라고 나에게 말해줄지 모른다. 나는 아이패드를 사랑하지만 아이패드없는 생활을 선택하는 것도 분명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두가지를 섞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그것을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예를 들어 핸드폰이 일반화되고 이제 스마트폰까지 일반화되려고 하는 지금 누가 '아이 뭘 핸드폰 같은 걸 꼭 한국에서 써야 하나. 그거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되겠지. 그거 못쓴다고 죽어? 전자기기 같은 것에 중독되는 건 좋은 일이 아냐. 국산 유선전화기도 좋아. 그냥 그걸 써. 공중전화도 많잖아. 전자기기 오타쿠가 되지는 말라구. 흥분할 문제가 아냐.' 이렇게 말하면 네 그렇습니다 할것인가. 나는 핸드폰을 쓰지만 핸드폰 쓰지 않는 생활을 선택하는 것도 분명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두가지를 섞어서는 안된다. 그리고그것을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당연하지 않은가. 지금 한국 사회에서 핸드폰때문에 얼마나 많은 직장이 생겼는가. 얼마나 많은 일들이 핸드폰이 없던 때는 불가능해졌는데 가능해져서 사람들을 먹여살리고 있는가. 우리는 자동차나 컴퓨터를 가지고 똑같은 말을 할수가 있다. 그리고 이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대해서도 똑같은 말을 할수가 있다. 왜 스마트폰 보급에 있어서 우리나라가 뒤져야 하는가. 왜 아이패드같은 기기의 보급에 있어서 뒤져야 하는가.
아이패드 사용자로서 나는 오히려 정부가 세금내서 아이패드 전국에 뿌렸으면 하고 바란다. 아이패드를 어느 나라회사가 만드는가 하는 것만 봐서는 안된다. 애플이 하드웨어 팔아서 얼마나 돈을 버나 같은 것만 봐서는 안된다. 우리에게 그게 필요한 것인가 를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 한국 같은 나라에서는 그게 절실히 대중에게 필요하다. 인터넷기술이나 컴퓨터제작을 외국에서 하면 한국에선 그걸 안쓸것인가. 그게 애국인가? 아이패드를 써야 아이패드를 능가하는 제품이 국내에서 나온다. 아이패드를 써야 관련된 산업이 발전할 가능성이 생기며 우리나라같이 가진건 인력밖에 없는 나라에서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다.
아이패드같은 기기는 컴퓨터보다 싸고 유용하다. 한때 후진국 국가에게 100불짜리 랩탑을 뿌리자는 계획이 있었는데 나는 분명 아이패드의 등장을 보고 그 계획이 크게 수정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시골에도 인터넷 깔자고 하지 않는가. 시골에도 아이패드를 줘라. 그리고 여러 서비스를 실시하라.
예를 들어 도서관도 제대로 없어 양서보급이 안되는 우리나라에서 아이패드같은 것이 보급되면 적어도 읽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도서관 서비스를 쉽게 해줄수 있다. 아이패드에는 영문판 무료책을 주는 곳이 많다. 수천 수만권의 고전 전자책이 무료로 뿌려진다. 적어도 영어권 독자들에게 아이패드 보급은 단순히 오락기기 보급이 아니다. 동떨어져 있는 사람들에게 인터넷을 달아주고 티브이를 달아주고 택배서비스를 개통시켜주는 것같은 일이다. 바로 그렇기에 미국에서는 아이패드를 사서 사방에 뿌려대다시피 하는 곳이 있는 것이다.
전에 만난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나가는 그 회사에서 일하는 친구의 말이 생각난다. 그는 KT가 배신했으니 KT를 홀대하는 것은 당연하며 어느 나라가 자국시장을 보호하지 않는가. 우리도 보호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회사는 이익을 추구하며 그걸 위해서 쓸수 있는 모든 영향력을 쓰는 것이 당연한 거라는 발상은 정말 강자의 괘변이다. 모든 사람은 이기적이니 주먹센놈이 너를 착취해 먹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인간본성의 발현으로 나를 비난할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그런말을 하면서 걸핏하면 복지정책에 대해서는 시장논리 운운 하는 정부하에서 살고 있는데 말이다.
친구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그가 말하는 논리는 일견 타당하지만 한가지 요소가 완전히 빠져있다는 것을 금새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소비자다. 그는 우리나라를 장악하는 회사들간의 도리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었다. 그친구의 사고방식은 그러니까 국내시장을 독점하는 사람의 논리였던 것이다. 어차피 소비자는 우리건데 KT와 우리회사가 이리저리 나눠먹기로 했으면 그렇게 해야 하는데 다르게 하는건 반칙아니냐 뭐 이런 식이다. 소비자의 한사람인 나는 우리를 자기 주머니의 밥처럼 생각하는 논리에 얼굴을 찡그리게 되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그거 당연하거 아냐? 라고 말하면서 거론하는 회사의 이름을 일부러 거론하지 않았다. 그 이름을 거론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강조하기 위해서다. 더더욱 많은 사람들이 그 회사에 이런 문제로 환멸을 느낄수록 국내시장 독과점의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록 그 회사는 자기의 미래를 파먹고 있는 것이다. 결코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게 사업할수 없는 회사가 말이다.
이미 소비자 입장에서는 스티브잡스가 그 회사의 회장보다 한국인을 더 위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나는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스티브 잡스가 천사라는게 아니라 재벌들의 모른척하며 소비자들 깔아뭉개기가 너무 지겨워서다. 재벌회사들의 수익은 작년에 최고로 치솟았다. 그런데 한국의 소비자들은 여전히 바보취급을 받는다. 도대체 얼마나 한국을 엉망으로 만들어야 그들의 욕심은 채워질 것인가.
* 삼성이 무슨 죄가 있는가. 뭐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제글을 다시 요점정리해보자면 한국의 이상한 풍경이란 자유시장국가에서 분명 돈이 될것같은 상품, 많은 사람들이 원한다는 것이 분명한 상품, 외국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상품이 안들어 온다는 겁니다. 손님이 찾는데 돈벌고 싶은 상인은 물건을 안파는 광경이 이상한 풍경입니다. 온국민이 반대하다 시피해도 미국산 소고기는 반드시 들어옵니다. 온세계가 쓰다시피해도 아이패드는 한국에 못들어오는 군요. 이게 다 그냥 당연한 광경일까요. 아니면 누군가가 조직적으로 압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그사람이 특히 소고기를 파는 사람이 아니며 싼 미국소고기 안사먹을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여기에다가 무수한 여러가지 설명이 붙을수 있습니다. 그설명은 한국의 여러가지 실정, 법규, 절차, 애플의 태도등 여러가지가 포함되겠지요. 그러나 중간과정 볼것도 없이 그럼 다른 나라에서 다 파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왜 우리나라에만 못팔게 하는 현실이 있는가 하는 점을 질문할수 있습니다. 그게 그냥 우연히 생겨난 거라고 생각하신다면, 우연히 생겨난 그런 규제와 현실이 시간이 지나는데도 해결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신다면 저와는 대화불가능할정도의 의견차이를 가지신겁니다. 당연히 그런 현실이 자기에게 유리하니까 그런 현실을 만들고 유지시키는 사람들이 있지요. 그게 다른 나라사람들이 애처롭게 봐야 마땅할 한국소비자 일까요 아니면 연일 역대 최고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들일까요. 결국 크게 보면 한국의 거대기업들이고 그 대표는 삼성입니다. 이런 사실이 무슨 대단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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