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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자본주의와 노동 그리고 자기찾기

버블의 세계, 세계의 버블

by 격암(강국진) 2011. 2. 3.

11.2.3

부동산거품이라는 말때문에 버블이라는 말이 우리에게 친숙한 것이기는 하지만 생각해 보면 많은 것이 부동산 시장의 거품과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게 있어서 버블이란 다음의 성질을 가진 것을 말합니다. 

 

버블의 성질

전체 시스템에서 주는 혜택은 그 시스템에 기여하는 정도보다는 그 시스템에 언제 가입했는가에 더 많이 의존한다. 

 

피라미드 사기에서 보이는 이 성질이 바로 버블을 버블답게 만듭니다. 언뜻 생각해 보면 말이 안됩니다. 전체 시스템에 기여하는 것만큼 댓가를 받는게 아니라 언제 그 시스템에 가입했는가에 따라 더 많이 보상을 받는다면 결국 이 시스템은 제대로 보상을 하고 있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여하는 만큼 보상받는 다는 것은 공평한 것이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공평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나를 넣으면 열이고 백이 나오는 시스템을 좋아합니다. 공평은 다른 사람에게 요구할때만 좋아하죠. 

 

시스템에 가입한 사람들의 수입을 보장하는 것은 새로이 가입하는 신참자들입니다. 따라서 시스템에 가입한 사람들은 더 많은 신참자를 끌어들이려고 안간힘을 쓰며 서로 서로 그것이 좋은 일이라고 세뇌를 합니다.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이 시스템에 더 많이 가입을 하게 만들고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나의 의무라고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욕망에 설득된 사람들은 너도 나도 먼저 가입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행위는 보상을 받습니다. 이것은 다시 더 큰 설득력을 낳고 버블이라는 말처럼 급격히 시스템은 부풀어 오릅니다. 

 

문제는 애초에 공평하지 못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런 성장이 영원할수 없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 시스템의 진실은 시스템에 먼저 가입한 사람이 나중에 가입한 사람을 착취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이 시스템에 가입하고 나면 새로운 신입이 없고 결국 환각은 깨어집니다. 환각이 깨어지면 시스템은 순식간에 붕괴하고 남은 것은 피해자들 뿐입니다. 결국 허공에서 물건을 만들어 낼수 있다는 이상을 펼친 사람들이 수많은 사람들을 이용하고 착취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왠만한 사람들은 우린 이런것을 알아라고 합니다. 그러나 정말 우린 이런 것을 진짜로 알고 있을까요? 부동산 시장이 버블이라는 것을 믿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면 자본주의 자체는 어떨까요? 왕조사회나 봉건사회는 어떨까요? 인간의 역사는 어떨까요? 그것들은 버블이 아닐까요?

 

왕조를 한번 생각해 봅시다. 왕이란 강력한 지도자입니다. 그 지도자에게 자신의 힘을 빌려주는 사람은 그 지도자가 더 큰 왕국의 왕이 될수록 더 큰 보상을 받습니다. 하나의 세력이 성장하면 그 세력은 주변 세력에게 세력을 빌려줄 것을 즉 그 왕조의 일원이 될것을 이야기합니다. 보상은 실력보다 언제 그 왕조에 합류하는가하는 것에 더 크게 의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왕조는 성장합니다. 그러나 정복전쟁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그래서 성장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그 왕국의 지배계급은 비대해지고 평민계급은 점점더 심각한 착취에 시달립니다. 왕국이라는 거품은 다른 왕국에 의해 대체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같은 종류의 상품에는 점점 면역이 됩니다. 이제 새로운 그림이 필요로 합니다. 누군가가 자유시장이란 걸 들고 나옵니다. 이 시장에서 공평한 규칙을 가지고 사람들이 재화와 노동을 교환한다면 시장은 스스로 조절하는 기능으로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것입니다. 시장질서에 먼저 가입하는 사람이 더 큰 기업가가 됩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너도 나도 이 시장질서에 가입합니다. 자본주의가 더욱 강력하게 지배하는 땅의 넓이는 점점 더 커집니다. 

 

자유시장의 요구는 왕조의 원리와 배치되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펼쳐지는 곳에서 왕과 귀족들은 비판받습니다. 보라 저 일하지 않고 착취하는 사람들! 그들은 거리로 끌려나와 처형당하고 모욕당합니다. 그러나 실상 자본주의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나 왕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나 비슷합니다. 우리에게 합류하라 그리하면 모든 사람들이 더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너희들도 이 새로운 세상에서 우리만큼 행복해 질 수 있다.

 

두가지 사실은 명백합니다. 한가지 사실은 모든 사람이 왕인 왕국이 있을 수 없듯이 모든 사람들이 자산가이고 기업가인 자본주의국가는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식민지가 없는데 모든 국가가 제국주의국가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버블이 성장하는 중심에서 너희들도 모두 우리처럼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짓을 말하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가지 약속에도 불구하고 빈부격차는 더더욱 벌어지기만 한다는 것이죠. 버블의 붕괴와 새로운 버블의 성장에 있어서 새로운 버블을 만들어 내는 사람은 과거의 버블을 비윤리적인것으로 공격합니다. 자신들은 새로운 비전을 찾았다고,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비전을 찾았다고 말하지만 실은 빈부격차는 점점 더 커져왔다는 겁니다. 더구나 과거의 버블과 새로운 버블은 인간으로 보았을 때 긴밀히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다. 어떻게 말하면 왕이 왕국이라는 버블장사를 하다가 갑자기 왕국은 허풍이라면서 이제부터는 공화국을 합시다. 자본주의 자유시장을 합시다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똑같은 사람이 말입니다. 귀족이 사업가로 변신했을 뿐이죠. 

 

제가 생각하기엔 20세기에 주목할만한 버블은 미국이라는 버블입니다.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이 버블은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미국적 질서, 미국적 자본주의, 미국적 시장을 받아들이면 모두가 미국인들처럼 잘 살 수 있다는 약속입니다. 그러나 전세계인들이 미국사람들처럼 소비한다는 것은 산수가 맞을 수가 없습니다. 지구가 가진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비극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인도나 중국같은 엄청난 인구를 가진 개발도상국가들은 미국에 싼 노동력과 자원을 제공하고 꿈을 댓가로 받습니다. 우리도 언젠가 잘사는 나라가 될수 있다는 꿈입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그들이 실제로 경제적으로 성장하자 바로 위에서 말한 모든 인간이 왕인 왕국은 있을 수 없다는 모순이 가시화됩니다. 만약 전세계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다 같은 수준으로 산다면 선진국은 물론 우리나라 같은 나라도 엄청난 수준으로 생활수준을 내려야 합니다. 전세계의 생활수준을 지켜준것은 값싼 중국산물건이었습니다. 어떨때는 믿을 수가 없을 정도였죠. 도저히 천원에 만들 수가 없는 물건인데 그게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에서 만들어져서 수송되어오고 판매됩니다. 한국사람들은 자신들을 약자로 보겠지만 이런 측면에서 한국 사람들은 유럽이나 미국일본사람들처럼 귀족계층과 같습니다. 노동을 착취하고 편하게 산 것이죠. 왜 프랑스산이라는 이유로 생수한병이 귀한 석유한병보다 더 비싸야 할까를 고민하지 않는 것이 선진국국민들이죠. 

 

아메리칸 드림의 버블, 자본주의 버블은 붕괴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더 성장할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역사적 규모의 버블이 꺼지는 것은 역사적 규모에서나 순식간이지 실생활에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 당장 어떻게 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몇십년후가 되면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근세의 유럽사랍들이 중세를 가르켜 암흑의 시대운운하고 공화국에 살고 있는 우리가 왕조시대를 회고하며 보듯이 무지와 야만과 광기의 시대라고 말할 것입니다. 

 

로마제국의 붕괴가 일어나면 거대제국이 만든 거대한 건축물들은 몰상식한 것이 됩니다. 왜냐면 거대한 시스템일수록 실은 에너지효율성이 낮아서 엄청나게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 않다면 유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질서가 붕괴하면 관리되지 못한 거대유적은 거대한 무덤이 됩니다. 우리시대의 거대유적은 아마도 마천루가 높이 솟고 텃밭하나 없이 콘크리트로 뒤덮히고 고층 아파트로 채워진 대도시들일 것입니다. 그들은 찬란했던 과거만큼이나 거대질서 붕괴이후에는 사람이 살 수 없는 유적이 될것입니다. 

 

그러나 역사가 거기서 끝날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 되는 세상이 몇십년후면 올거라고 말합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것과는 크게 다를 것입니다. 인간은 분명 새로운 종류의 버블을 만들어 낼것입니다. 버블은 중국전체가 모두 잘 살게 되는 것에서 시작할 수는 없습니다.

 

버블이라고 합니다만 새로운 버블이란 실상 새로운 비전입니다. 모든 비전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것이 한계를 넘어 성장하면 붕괴할뿐입니다. 새로운 비전이 어떠한 것일지 물론 누구도 모르는 일입니다만 어느정도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그것은 분명 범세계주의적 공동체의 건설을 주장할 것입니다. 국적이라는 차별을 넘어서 세계전체가 하나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죠. 그것은 분명 신기술을 기반으로 할 것입니다. 몽고제국은 활과 몽고마를 바탕으로 세워진 것입니다. 로마도 도로를 건설했죠. 20세기를 지배한 미국문명은 비행기와 텔레비전으로 대표됩니다. 

 

새로운 비전은 아마도 인터넷 무선통신환경의 확대로 모든 인간이 연결되는 미래기술을 기반으로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거대제국이 건설되면 도량형을 통일하곤 했는데요. 이것은 현대식으로 말하면 통화관리같은 신용관리의 문제입니다. 즉 새롭게 신용을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나오면 그것이 새로운 공동체가 경쟁력을 가지게 하고 그것이 성장할 기반이 될 수 있는 것이죠. 페이스북같은 곳에서 자기네들 화폐를 만드는 것을 보면 예가 됩니다. 누구도 아직 성공은 못했지만 사이버머니가 지금 비자나 마스타카드만큼 광범위하게 쓰이는 시대가 온다면 그 것자체가 인터넷공화국의 출범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나 물론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이건 자동차로 말하면 차체고 구동축이나 바퀴입니다. 엔진은 다른 것입니다. 그것은 보다 형이상학적인 것이죠. 바로 자유같은 것말입니다. 인간을 원자로 생각한 자유주의는 자유시장과 자본주의를 만들어 냈습니다. 세계를 유기체로 파악하는 생물학의 시대는 조화나 공존을 이상으로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언급한 마음주의도 이것과 물론 비슷합니다.  

 

봉건질서를 착취구조로만 생각하고 그것에서 인간을 해방시키는 것이 자유주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그들이 자유교의 신자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새로운 이상은 새로운 신자들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자신의 안위와 영달은 생각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헌신하려고 하겠죠. 

 

이정도를 근거로 그림을 그려본다면 공감, 체험, 실천, 공존, 충만한 삶등을 목표로 하는 마음주의는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고 위키피디아 같은 것이 자원봉사로 운영되듯 하나의 정의를 위한 집단이 되는 것이겠죠. 그 집단은 단순히 경제적인 원조와 공존이 아니라 가치와 윤리의 중심으로서 사람들의 삶을 단단한 기반위에 올려놓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될것입니다.

 

뭐 이정도에서 백일몽은 마치겠습니다. 백일몽이라고 부르는 것은 현재로서는 구체적인게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저와 제 가족이 유일한 마음주의자이니까요. 회원일호인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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