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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생활에 대하여

팔굽혀펴기에 대해서

by 격암(강국진) 2011. 2. 8.

1년전에 나는 이렇게 시작하는 글을 썼다. 


건강을 위해 이런 저런 운동을 하곤했던 나는 세상에 좋다는 운동은 많으나 많은 운동이 좀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걷기가 몸에 좋다지만 시간이 많이 걸린다. 빨리 걷기를 하거나 달리기를 하려면 당연히 운동복으로 갈아입는 시간에 트랙이나 골목길로 가는 시간, 운동후에 샤워하는 시간까지 들어가며 운동을 하고 나서도 좀 지쳐서 멍해있는 시간까지 생기게 된다. 이러니 매일 매일 이런 운동을 하다보면 하루의 가용시간과 에너지가 온통 운동으로 다 나가버리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렇다고 몇일마다 한번씩하자고 하면 결국은 안하게 되기 쉽다. 칫솔질 하듯 아침이나 저녁때 원래 하는 것이려니 하고 하는 식으로 해야 습관이 되지 띠엄띠엄해서는 결국 안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운동은 사실 매일같이 하는 것이 좋다. 


매일 매일하면서 시간도 들지 않고 에너지 문제도 없는 운동은 없을까? 그래서 나는 아침마다 팔굽혀 펴기를 한다. 이것은 근력운동이다. 그러니까 하고난 직후에는 숨이 가쁠지언정 큰 에너지 소모는 없다. 밖에 나갈 필요도 없으며 옷을 갈아입을 필요도 없고 땀에 젖어서 운동후에는 샤워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들어누울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팔굽혀 펴기는 할 수 있다. 시간도 몇분밖에는 걸리지 않는다. 


이제 다시 1년이 지났다. 그래서 이 아침마다 하는 팔굽혀펴기에 대해 몇자 더 적어볼까 한다. 나는 아주 특별히 몸이 좋지 않은 날을 제외하면 거의 예외없이 아침마다 팔굽혀펴기를 했고 이젠 70개쯤 한다. 아주최근에 75개로 올렸다. 경험상말해보자면 이렇다. 


갯수는 근력이상으로 심폐력의 문제다. 


천천히 많이 하는 것은 근력이상으로 심폐력의 문제라는 걸 느낀다. 지금하는 것보다 더 많이 하려고 하면 심폐력을 증가시켜야 한다. 한마디로 숨차고 심장뛰어서 더 못하겠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팔굽혀펴기를 하는 속력은 많이 증가했다. 시험삼아 우리집사람을 등에 올려놓고 팔굽혀펴기를 해봤는데 전같으면 어림도 없었겠지만 이제는 그래도 7개는 할수 있는 것같다.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는 나보다 몸무게가 가벼운 탓인지 처음에는 잘못하더니 이젠 최고기록이 210개다. 도저히 나로서는 꿈꿀수 없는 갯수다. 아들녀석도 아침마다 내가 시켜서 팔굽혀펴기 백개씩을 하고 있는데 나보다 훨씬 가뿐하게 한다. 아들녀석의 체형도 보기에 많이 좋아보인다. 


몸무게 감량에는 도움이 거의 안된다. 


1년이상 아침마다 팔굽혀 펴기를 했다. 그렇지만 내 몸무게는 거의 변화가 없다. 몸무게 감량을 원한다면 팔굽혀 펴기는 별 도움이 안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원하는 것은 사실 몸무게 감량이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 전에도 쓴적이 있는데 근육은 지방보다 밀도가 커서 단위부피당 무게가 3배나 나간다고 한다. 그러니까 근육질몸은 같은 무게라도 날씬해 보인다. 


또한 팔굽혀펴기를 하면 어깨와 허리근육이 발달하는 것이 느껴진다. 특히 어깨가 많이 부풀어 올라서 내 와이셔츠들이 작아졌다. 한마디로 서고 앉는 몸의 자세가 좋아지고 보기에 좋아졌다. 팔굽혀 펴기운동을 시작한 동기가 된 이유가 내가 밤에 허리가 아파지기 시작해서였다. 허리가 아프니까 숙면에도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팔굽혀 펴기를 하고 난후 허리 아픈증상이 사라졌다. 허리근력이 늘어나서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게 된탓이 크다고 생각한다. 


갯수만이 중요한게 아니다.


팔굽혀펴기운동의 최대장점은 아주 좁은 공간에서 집안에서도 그리길지 않은 시간에 할수 있어서 날마다 언제 어디서나 할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근력운동이 그렇듯 힘든다. 


내경험으로 말해보자면 갯수를 늘리거나 근력을 늘리는 것이 물론 남자로서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그것이 팔굽혀펴기를 하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팔굽혀펴기를 해서 온몸에 힘을 한번 주고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내게 있어서 팔굽혀펴기는 일종의 하루를 시작하는 방식이고 잠깨는 방식이랄까. 온몸에 힘한번 콱주고 시작하면 오전시간을 보다 깨어있는 정신으로 보낼수 있게 되는 기분이다. 


그러니까 열개건 스무개건 자신이 할수 있는데까지 하고 숨한번 헐떡이고 하루를 시작한다는 점이 상쾌하다. 지금 내가 몇개 못한다고 초조해 할것은 없다. 오히려 너무 무리해서 갯수를 늘리려고 하면 그다음날은 도저히 전만큼 못한다. 올림픽 나갈것도 아니고 날마다 자기 인내심의 한계까지 밀어부칠 필요는 없지 않나 하고 생각한다. 다만 게으른 몸에 힘이 들어갈 정도면 좋다. 


나는 단한번 독감에 걸려서 고생했던 때를 제외하고는 감기도 한번 걸리지 않았다. 모두 팔굽혀펴기를 하는 덕이라고 생각한다. 


맺는말


굳이 팔굽혀펴기에 대해 쓴것은 해보니까 좋아서다. 체조도 좋고 산책도 조깅도 다 좋을 것이며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팔굽혀펴기만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래도 팔굽혀펴기가 참좋다. 간편하고 고도의 참을성이 없어도 날마다 지속적으로 할수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아침마다 시도해 보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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