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싼 물건을 살 여유도 없고 애착도 별로 느끼지 않는 편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만 해도 비싸다는 차를 몰아봐도 특별히 뭐가 좋은건지 잘 느끼지 못한다. 렉서스나 아반테나 거기서 거긴데 뭐가 그렇게 자동차 급이 달라지면 사람들은 호들갑을 떠는건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따금씩은 물건에 애착을 가지곤하는데 그물건들이란 대개 전자제품이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쇼핑몰에 식사를 가서 가게들을 둘러볼때 나는 몇군데는 꼭들린다. 옷에는 관심이 없지만 나는 인테리어 가구가게나 그릇용품쪽을 둘러보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 물론 식탐이 있는 나는 제과점도 거의 매번들리지만 전자제품 전시장쪽도 늘상 들리는 편이다.
그러나 요즘엔 난 세상의 변화를 느끼고 있다. 전자제품 전시장에 볼게 없다! 별거 아닌것 같지만 나로서는 세상이 크게 변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새로운 컴퓨터라던가 새로운 LCD 티브이 같은게 이젠 볼게 없어지고 그나마 내 관심을 끄는 건 아이패드 후속작인 아이패드2가 언제 일본에 나오나 하는 정도다. 세상을 바꾸는 전자제품의 종류가 달라지는 것일까.
최근에는 라디오를 보고 있다. 나를 위한게 아니라 선물을 하기 위한 것이며 소형으로 들고 다니는 제품이 아니라 아날로그로 큼지막한 버튼들이 달려 있는 것들이다. 무엇보다 이쁘고 평을 읽어보니 매우 뛰어난 수신감과 스피커음으로 음질이 뛰어나다고 한다. 보다보니 나도 가지고 싶어진다.
그렇게 라디오 제품을 둘러보던 끝에 발견한 두개의 제품이 있다. 티볼리의 모델 원과 티악의 R-1SE다. 둘다 고가의 제품이지만 (각각 정가는 25만원 18만원정도, 물론 재주에 따라 그보다 훨씬 사게 사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고가이면서도 라디오밖에 되는게 없는데 사람들로 하여금 사게하는 매력이 있다.
티볼리 모델 원
티악 R-1SE
둘다 나름대로 고가 라디오계의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라디오계의 최고 명품으로 불리는 것은 위의 티볼리 모델원이다. 원목통에서 울려나오는 소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극찬을 하고 있으며 집안에 놓으면 인테리어처럼 방안을 꾸며주는 효과가 있을 정도로 아름답다고들 한다. 다만 작은 사이즈에 비해 큰 소리를 낸다는 이녀석은 그런 이유인지 전원을 연결해줘야 해서 휴대용으로 쓸 물건은 아니다. 뭐 12볼트 전원을 들고 다니면 가능은 하겠지만.
반면에 아래의 티악라디오는 캠핑하는 사람들 사이에 큰 인기다. 배터리로 되는 라디오 중에서 훌룡한 음질을 자랑한다고 하는데 사실 티볼리에서도 휴대용으로 출시한 라디오가 있기는 하기에 서로 비교하면 어찌될런지는 잘모르겠다. 물론 훌룡한 수신능력같은 것은 둘다 기본이다.
이젠 아이패드도 구식으로 보이게 만들 제품들이 1-2년안에 쏟아져 나올것이다. 그렇지만 그런시대일수록 왠지 거꾸로 전자제품은 구석으로 몰아놓고 화분이나 목조 가구로만 장식된 환경에서 살고 싶어지는 면이 있다. 창밖으로 바깥을 보면서 근사한 라디오소리를 즐긴다면 비가오면 비가오는대로 봄볓이 좋으면 좋은대로 왠지 괜찮을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그래도 고가 라디오들이라 선뜻 손이가는건 아니지만 선물을 하겠다고 생각을 하니 하나 사겠다는 생각이 더 쉽게 든다. 어찌되던 사보고 싶은 마음이 이미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에는 생활을 바꿔주는 물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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