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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은 오히려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by 격암(강국진) 2012. 6. 29.

요즘 연일 경제난에 대한 기사가 많습니다. 특히 세계적 대공황이 온다는 말이 많고 자본주의가 끝났다는 둥의 말을 하며 한국 부동산 가격의 추락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지난 아이엠에프때 우리는 참 많은 아픈 이야기를 들은바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경제난을 어떻게든 피해갈수 없겠는가라고 말들을 많이 하는데요. 그 아픈일들을 생각하면 차마 말하기 어려운 일입니다만 요즘은 이따금 아예 몽땅 무너져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명박 정권들어서 국가부채의 증가나 각종 사업이야기가 나오면 어느새인가 몇조라는 돈이 참 하잘것없는 돈이 되었습니다. 인구가 몇십만에 불과한 시에서 저질러 날려먹은 돈이 보통 몇천억입니다. 운동장을 짓고 경전철을 만들어서 운행도 안되어 손해보는 돈이 그렇습니다. 국가부채나 가계부채의 증가 이야기가 나오면 단위가 몇백조 입니다. 


이런일이 저질러 지는데 그일을 저지른 사람이 책임지거나 반성하는 태도라도 있는가 어림도 없습니다. 제일 먼저는 이명박 대통령이겠지만 인천을 거덜냈다고 말하는 안상수 전시장도 난 책임없다면서 이번 대선에 나오겠다는 둥하는 말을 하고 다닌 것으로 압니다.  애들 밥주는 걸 무상으로 만들면 나라가 망한다면서 엄청난 돈들여서 투표까지 하게 만들고 떠난 오세훈 전시장이 과거에 대해 반성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얼마전에는 그의 세빛둥둥섬 하나만 가지고도 서울시가 물어줘야 하는 돈이 거의 2천억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인천서울간의 수로는 아무역할도 못한채 물이 썩어가고 있는데도 그렇습니다. 하긴 1조가 넘는 돈이 투입된 골치거리 가든파이브에 대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사과했다는 말을 들은 적도 없습니다. 오히려 발빠르게 대통령임기 마지막에 여러가지 일을 처리합니다. 더 많은 나라와 FTA를 조속히 맺으려고 하고 최근에는 자기도 몰랐다는 변명운운하면서 한일군사협정을 날치기로 맺으려고 해서 사람들이 흥분하고 있습니다.


전과는 달리 소위 보수적 매체들도 경제난을 크게 크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부동산 시장불패를 단언하던 신문들이 갑자기 어조를 바꿔서 나라가 망한다고 야단입니다. 그런데 그 기사들을 가만히 읽어보면 결국 그끝에 가면 투기하다가 망할것 같은 사람들을 나라가 구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라가 어떻게 구합니까? 결국 세금으로 해결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도덕적 해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도 거의 없습니다. 


신문을 읽어보면 천편일률적으로 2007년에 3억짜리 집을 2억을 빚내서 산 뭐뭐씨는 요즘 고민에 빠져있다라는 식으로 나가는데 돈도 없는 사람이 사방에 빚을 내서 투기를 하고 돈을 벌면 사회환원을 합니까 아니면 나라에 번돈을 돌려줍니까. 그런식으로 투기열풍이 불어서 올라간 전세금이며 월세때문에 서민들은 착취를 당해 왔습니다. 집없는 젊은 세대는 살곳이 없어서 결혼을 못할지경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크게 생겨서 투기꾼들이 당하게 될 지경이 되자 그걸 전부 온국민의 세금으로 막아줘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물론 투기꾼들은 대부분 같은 말을 합니다. 자신들은 그저 선량한 개미이며 실제 큰손은 다 빠져나갔다는 것입니다. 그말도 대부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강원랜드의 삐끼들이 도박좀 하라는 유혹을 해서 우 몰려가 가산을 탕진한 시민들이 나는 그저 선량한 시민인데 내가 도박한걸 도박안한 사람들이 돈모아 돌려주면 안되겠냐고 하면 맞는 말이라는 소리가 나올까요? 도박에 성공했으면 도박안하는 사람들을 손가락질 하면서 니들은 멍청해서 도박도 안했다고 하지 않았을까요? 


부동산이 한참 올라갈때 강남주민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어차피 여기 그냥 살건데 집이 1억하던게 10억하더라도 큰 의미없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이 진실이었던 사람들은 10억하던 집이 1억으로 떨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부동산이 올라갈때 별거 아니라고 올라갈만하니까 올라가는거라고 말하던 말이 진실이었다면 떨어지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죽겠다는 소리가 사방에서 납니다. 실제로는 강남에 사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엄청난 빚을 내서 그 집들을 산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죽 보고 있으면 소위 연착률이니 뭐니 하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이기만 할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굉장한 경제난이 닥치면 많은 사람들이 다칩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 세상을 땜빵처리해서 그냥 유지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 집니다. 얼마전에 지금 태어나는 신생아들은 태어나자마자 3억씩 빚이 있는 아이들이라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왜겠습니까. 결국 나이많은 세대가 도박으로 돈을 벌고 손해나면 나라가 빚을 내서 충당하게 해주는 도덕적 해이를 계속 저지르니까 연금은 거덜나고 세금은 날로 비싸지며 물가가 날로 올라서 가진것없이 태어난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빚의 노예가 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김대중 노무현때가 좋았습니다. 그때에 문제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때는 세상이 상식적이려고 하는 움직임이 없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 그런것은 아니라고 해도 우리나라에서 부자라면 어느당을 지지한다라는 것은 일종의 상식입니다. 그런데 사실 세상을 둘러보면 그것만큼 몰상식한 것도 없습니다. 빌게이츠같은 부자나 워렌버핏같은 부자라면 무조건 부자들 감세를 주장하는 공화당을 지지할까요? 미국의 부자들을 죽 모으면 그들은 전부 공화당 지지파들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언론이 세상을 투명하게 만들었던 때는 김대중 노무현때 입니다. 그때는 자본의 권력과 정치적 권력이 서로 견제하기 때문에 그 이전의 정부때는 부정부패로 이야기될것도 아닌것들이 엄청난 과장을 곁들여서 비판되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손녀딸에게 천만원인가 2천만원인가를 줬는데 양도세를 안냈다고 일면기사로 비판하던 일이 생각납니다. 그게 얼마나 행복한 세상입니까. 요즘에는 비디오에서 BBK 내회사라고 해도 무죄고 국회의원의 비서며 운전사가 몇억을 받건 디도스공격을 하건 혐의가 없습니다. 인터뷰중에 우리당좀 찍어달라고 한마디했다고 대통령을 탄핵시키던 나라가 불과 몇년만에 어떻게 이렇게 다를수가 있는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대들던 검사들 다 어디에 있습니까.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김대중과 노무현을 비판하고 그들을 이명박과 다를바 없는 대통령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보수세력은 물론 진보세력에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나라의 진보가 빛을 발하기 시작할 토대가 발전된 시간이 그 양대 대통령때의 일이며 이명박 대통령 아래에서 나라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때는 미네르바처럼 인터넷에 글쓴다고 사법처리 받는거 상상하기 어려웠지 않습니까. 민간인 사찰따위가 문제되지 않았지 않습니까. 부안에서 데모한다고 도룡뇽살린다고 데모한다고 명박산성이 쌓이고 누가 불에타서죽고 안그랬지 않습니까. 적어도 이번정권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은 훨씬 자유로웠죠. 이명박이 들어와 소고기문제로 데모할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세상이 노무현때 같은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온갖일로 협박당하고 고소당하고 괴롭힘을 당한 끝에 분명히 사람들은 어느정도 겁에 질려있습니다. 이제야 자유라는게 당연한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낍니다. 그시대에 문제가 많았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이런 세상이 김대중 노무현 시대와 다를바 없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자유로운 시대를 만들었던 것은 무엇인가? 그건 87년 6월항쟁만은 아닙니다. 그건 아이엠에프였죠. 최초로 재벌이 망하고 최초로 우리나라의 기득권세력이 찌그러들은 사건입니다. 그러고도 김대중은 김종필과 연합을 한끝에 이깁니다. 그러고도 그 승리는 많은 사람에게 기적으로 여겨집니다. 실제로도 겨우이겼습니다. 방금 국가를 부도낸 세력과 싸워서 말입니다.


그러나 그 몰락은 한국의 정치사회적 구도의 완전한 변화는 아니었습니다. 결국 산업적으로도 교육방면에서도 김대중 노무현 정권은 아웃사이더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나라는 뒤집어졌죠. 그것이 이명박 정권의 탄생입니다. 그리고 5년이 안되어 나라는 다시 아이엠에프에 준하는 상태에 빠집니다. 아니 그것보다 더 심각한 상태일것입니다. 실은 2008년 위기에 이미 나라는 아이엠에프때처럼 돈을 빌려와야 하는 처지였고 이미 한국돈의 가치는 상당히 떨어져있습니다. 국민연금도 주식시장에 잔뜩 돈을 박아넣은 상태입니다. 저질러 놓은 각종 공사며 소위 민자 도로니 다리가 앞으로도 오랬동안 국민과 나라에서 세금처럼 돈을 받아갈것입니다. 전기며 가스며 물이며 민영화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인천공항도 팔고 말입니다. 이런 판국에 외국인노동자 천만을 들여오자는 이야기가 막나옵니다. 이쯤 되면 솔직히 너와 나는 남이 아니다라는 공동체정신따위는 없어진것입니다. 나만 살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나라가 10년뒤에는 필리핀이나 남미국가처럼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상류층과 하류층은 아예 인종자체가 다른 사람들처럼 사는 것이죠. 미국인 일본인 중국인 유럽인 부자들이 몰려와서 매우 국제적인 상류층을 만들고 대다수 한국인들은 처량한 하층민이 되는 것입니다.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번에 뭔가 대단한 몰락이 와서 나라가 뒤집어 지는 그런 일이 없어도 과연 한국은 변할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대선에 이기는 것은 둘째치고 현재 지지율 1등은 박근혜입니다. 과연 우리나라가 바뀔수 있을까요? 몰락은 오히려 기다려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때문입니다. 천천히 죽을것인가 한번에 아픈가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또다른 중요한 질문은 우리는 바뀔 준비가 되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해보기전에는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이나 지식인층에서 얼굴이 알려진 사람들중에 새시대를 상징할 인물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제느낌입니다. 새시대는 박원순과 안철수같은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문화에 있습니다. 이 말은 반드시 박원순과 안철수가 완벽하다던가 새시대를 이끌어낼 역량이 있다던가 하는 말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개발, 자유, 경쟁, 그런 논의가 아니라 따뜻한 공동체를 이해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윤리적 독립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문화와 철학을 바탕으로 대수술을 해야 합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나 그런것 다 알아라고 말씀하시겠지만 그언행을 보면 안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알긴 뭘압니까. 


그런데 여기서도 마찬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개혁을 진행할 권력이 약한 것이죠. 지난 정권때도 결국 사학법도 통과시키지 못했습니다. 사학재단운영이 투명해진다면 등록금의 진실도 알수 있을것이지만 말입니다. 아마 얼마지나지 않아 나라 빚을 왕창 내서 현재의 시스템을 유지시킬것인가 무너져야 하는 것은 무너뜨리고 새로운 한국을 설계해야 할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답해야 하는 순간이 올것입니다. 보수신문들은 당연히 유지해야 한다고 떠들겠지요. 말은 번지지르르하게 하지만 결국 엄청난 돈을 미래세대와 가난한 사람들에게 거둬서 부자들 구원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어느길도 절대는 없으니 유지하면서 개량하자는 말이 절대 틀리다고만은 물론 할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과 몇년동안에 이 정권에서 벌어진 변화를 보면 5년정도 이걸더 유지하면 대부분의 국민들이 빈민이 되어 교육도 못받는 나라가 될것같습니다. 이미 자살률 세계1위에 출산률 세계 최저입니다. 그자리에 외국인 노동자 몇백만들여오고 일본이며 미국이며 다른 나라의 큰손들이 들어와 나라의 기초적 산업이며 서비스를 장악하는 그런 일이 벌어질것같습니다. 이미 민자 건설의 상당부분은 한 미국계회사와 관련있다고 하더군요. 이명박 대통령가족과 관련있다는 회사말입니다. 과연 경제의 연착륙이 한국이 살아날수 있는 길일까요? 


미래는 한국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입니다. 어떤 선택이 내려질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소위말하는 진실의 순간, 선택의 순간은 그다지 먼것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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