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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발매와 다음번 혁신

by 격암(강국진) 2012. 9. 13.

아이폰5가 발매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와우 하는 혁신이 없다면서 애플을 삼성이 거의 따라잡았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럴까. 나는 사실 그런 의견에 매우 부정적이다. 애플은 이대로라면 계속 승승장구할 것이다. 특히 다음번 혁신에서 조차도 이긴다면 매우 길게 살아남지 않을까 한다. 


다음번 혁신에 대해 이야기하기전에 삼성의 기계에 대해 감탄한 사람들은 몇가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아이패드가 현재 태블릿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 시피하는데 그게 삼성이나 다른 회사가 하드웨어가 아이패드만한 걸 못만들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로 별다른 혁신없이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로 매우 오랜 동안 세계시장을 장악했다는 점이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혁신의 핵심은 단순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인터페이스와 생태계조성이다. 바로 터치해서 조작한다는 것과 아이튠즈를 만들고 앱시장을 만들어 낸것이 핵심이다. 일단 선두주자가 혁신을 통해 하나를 만들면 후발주자는 제아무리 그걸 능가하려고 해도 잘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이미 거기에 익숙해져 버렸기 때문이고 선두주자가 쌓아온 것이 세상에 있기 때문이다. 


윈도우와 애플의 PC싸움에서 윈도우의 장점은 개방성이었다. 윈도우와 애플싸움에서 생태계를 만들었던 것은 윈도우였다. 윈도우 피씨는 온갖 사람들이 만든 기계가 설치되고 무한히 확장할수 있다는 느낌을 주는 반면 애플 매킨토시는 좋지만 폐쇄된 세계였다. 애플이 허락한 것만 된다는 느낌이었다. 일단 세상이 윈도우 세상으로 돌아가자 이제 온갖 소프트웨어가 나오고 거기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양산된다. 그러고 나면 윈도우를 욕하는 사람도 윈도우를 떠나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윈도우는 장기집권하게 된 것이다. 


아이폰을 하드웨어적으로 누가 쫒아갔다고 해서, 아이폰을 진짜로 쫒아간것으로 생각하면 착각도 아주 큰 착각이다. 아이폰뒤에는 이미 몇해동안 쌓여진 사용자그룹과 앱시장이 있으며 신뢰도 있다. 경쟁자들을 괴롭히는 가격도 있다. 한국은 몰라도 세계시장에서 아이폰을 진짜로 삼성이 추월할거라고 믿는 것은 너무 이르다.  


그러나 나는 이글을 삼성이 애플을 이기지 못한다같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쓰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람들이 삼성폰과 애플폰을 비교하면서 애플폰에 혁신이 없네 삼성폰이 더 좋네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혁신을 이야기하는데 사람들은 뭔가 중요한것을 잊고 있는게 아닌가 하고 생각할 뿐이다. 


우선 한가지를 기억해보자. 옛날 아이리버가 애플을 우습게 여기던 시절 아이리버는 수없이 많은 기능으로 무장하고 있었고 아이포드는 덩치만 커다란게 고작해야 스위치를 직관적으로 잘누를수 있다, 섬세하게 반응한다 정도만 인정받았다. 터치스크린도 아니었다. 그리고 몇년후 세상은 어떻게 바뀌었는가?


핵심은 터치감이었다. 터치로 인터페이스가 바뀐 것이 모든 것을 바꿨고 애플기계의 터치감을 다른 회사가 쫒아가는 것은 상상이상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건드리면 자연스럽게 반응한다는 인터페이스가 애플로 하여금 신세계를 열게 한 것이다. 핵심은 인터페이스였다. 피씨가 당연히 아이패드나 아이폰보다 강력하다. 그러나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새로운 활용을 만들었다. 키보드를 떼어내고 마우스가 없어도 작동하는 기계가 되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다음번 혁신은 자연어 인식이다. 자연어 인식은 음성인식과 다르다. 음성인식은 말을 텍스트로 바꿔주는 것으로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기 떄문에 정확한 단어를 말해야 그에 대응되는 기능이 실행된다. 불꺼 같은 짧은 단어를 말하면 불이 꺼지는 것같은 것이다. 


그런데 음성인식만으로는 사실 별로 편하지가 않다. 음성인식으로 뭔가 좀 복잡한걸 하려면 여러번 말해야 한다. 자연어를 인식한다면 내일 모래 이천에 가는데 날씨가 어떻지? 라고 물었을때 화면에 이천의 내일모래 일기예보가 뜨고 기계는 날씨를 말해준다. 그런데 음성인식기술만으로는 날씨 라고 말해서 날씨창 뜨고 이천 이라고 해서 이천 일기예보뜨고 내일 모래라고 말해야 내일모래 날씨가 나오는 식이다. 물론 구체적인 예는 이와 다를수 있지만 한마디로 그냥 손가락으로 터치해서 앱실행시키는게 더 빠르고 편하다. 입만 피곤해 지는 것이다. 음성인식서비스는 나온지 오래되었지만 그리 많이 쓰이지 않는 것은 이때문이다. 


그런데 자연어인식이 되면 -된다는 것은 어디까지 되는가에 따라 달린것이고 발전의 속도가 어느정도일지는 알수없지만- 이 주변의 짜장면집이 어디지? 인기좋은데 있나? 하고 물어서 그럼 거기로 전화좀 걸어줘 하는 식이 가능한 것이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지금 애플의 시리에 대해 좋다 나쁘다를 말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것이다. 애플이 자연어검색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으며 삼성은 이제 터치로 대변되는 아이폰의 하드웨어를 따라잡았거나 추월한 정도에 이르렀다는 것을 인식하는게 중요하다. mp3플레이어로 말하면 삼성은 아직 아이리버가 잘나가고 애플이 경쟁하던 아이리버의 단계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도달했다고 하더라도 삼성이 도달한 정도는 바로 아이리버의 단계다. 사람들이 아이포드를 비웃고 아이리버의 하드웨어를 칭찬하던 그단계말이다. 


일단 구글이 검색어 시장을 제패하자 후발이 따라잡을수 없는 것처럼 일단 누군가가 자연어인식 분야에서 선두로 뛰어나가 쓸만한 기계를 만들어 내면 십중팔구 후발주자는 또 쫒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애플은 다음번 혁신에서도 한발 앞서 있는 것이며 이번 IOS6에서 한국어를 포함하는 여러가지 언어가 지원된다는 점등이 간단히 볼일이 아니다. 


확실히 아이폰5자체는 그다지 대단할 것이 없는지 모른다. 뉴 아이패드도 아이패드2와 비교해 그리 대단할 것이 없을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뭐야 애플은 이제 일을 안하나 라고 말할수 있고 그것이 사실일수 있다. 그러나 그러면서 자연어인식 서비스를 본괘도에 올려놓고 있는 것이 애플의 전략이고 다음번 아이폰이나 다다음번 아이폰에서는 본격적으로 쓸만한 자연어인식 서비스가 출연한다면 다시한번 세계는 애플이 적어도 5-6년은 아니 그 이상을 정상에서 군림하는 모습을 볼지도 모른다. 


진짜 혁신은 그것이 싹트고 있는 동안에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이거 진짜 좋은데라고 느낄때쯤이 되면 이미 쫒아가기 무척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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