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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세상보기

내가 보는 것이 내가 된다.

by 격암(강국진) 2013. 7. 17.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날이 더우면 선풍기생각을 한다. 이렇게 우리는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어떤 상황에 대해 생각에 빠지고 행동하게 되는 동물이다. 그래서 우리가 보는 것이 참 중요한 것같다. 


우리가 괜찮은 사람들만 본다고 하면 갑자기 세상은 괜찮은 사람들만 차있는 것같다. 그러면 그런 사람들로 가득찬 세상은 별문제가 있을 턱이 없게 느껴진다. 


반대로 쓰는 단어 한마디 한마디가 마치 무슨 독을 뱉아내는 것같은 사람을 주로 보면 그 사람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넘어서 세상은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 무서운 세상을 어찌 하지 않으면 이제 세상은 와르르 무너져 버릴 것만 같다.


누구나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 나도 안다. 그러나 이런 점을 생각하면서 자기를 돌보는 일은 소홀해 지기 쉬운 것같다. 예를 들어 사람은 이따금 바다도 보고 산도 보고 자연을 보는 일이 필요한 것같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세상이 멋진 곳이란 곳을 잊기가 쉽다. 그저 세상은 회색빛 콘크리트와 온갖 소음으로 가득찬 곳이라는 생각에 빠지고 이 세상에 미련이 점점 없어지는것이다. 


사람을 만나는 일도 그렇다. 우리는 사람을 가려서만 만나게 되지는 않고,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만나기도 하고 직접 만나기도 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이 합쳐져서 나에게 절망을 주고 있다면 그 절망적 상황이 진짜라고 해도 나는 나에게 휴가를 줄 필요가 있다. 즉 그것이 비록 소수의 오아시스 같은 것이라고 해도 적어도 나의 몸과 마음에 다시 활력이 차오를때까지 좋은 사람, 좋은 작품, 좋은 환경속에 나를 담글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지 않을 때 우리는 자주 한숨을 쉬게 되고, 더 쉽게 지치게 되는 것같다. 당연히 나 하나쯤이야 바다에 떨어진 한방울의 물과 같은 것이므로 세상이 나때문에 바뀌게 되지는 않지만 나의 한숨은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다. 주변 사람들은 거꾸로 상태가 좋지 않아진 나를 반영하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짜증이 늘어나고 무감각해진 나를 보고 더 짜증을 내고 더 무감각해질것이다. 이래서는 그나마 가지고 있는 행복이라도 지키기가 어렵다. 


깨어있어라라던가 살아있어라라는 말이 흔하다. 흔하지만 중요한 말이다. 내가 뭘 보고 누굴 만나고 있더라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는데 게을러지면 우리는 어느새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나중에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뭐가 어디서 잘못되었던 것인지 알수가 없을 것이다. 알았다고 생각해도 그 생각은 틀린 것일지 모른다. 결국은 게을렀던 것이다. 내가 보는 것이 내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데 게을러져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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