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제별 글모음/세상보기

한심한 지방개발

by 격암(강국진) 2014. 9. 4.

지방도시에 여기저기 개발을 해서 신도시중심이 건설된 곳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산의 해운대가 그렇고 전주의 신시가지가 그렇죠. 아마 지방에 사시는 분들은 대부분 한군데쯤 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방자치를 하니까 지방에서 다들 건축붐을 일으킨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지어진 새집이 지방 부동산 상승의 주역이고 말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인구증가는 정체되어 있고 수도권인구가 줄고는 있지만 지방인구가 그렇다고 폭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산도 인구가 줄고 있지요. 하물며 모든 지방이 다 증가할수는 없습니다. 한쪽이 늘면 한쪽이 줄어드는 싸움입니다. 인구는 늘지 않는데 새로 집을 많이 지으니 당장 구도심과 신도심의 싸움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승자는 신도심입니다. 양쪽이 다 패배하는 경우는 있는 있어도 승자가 구도심이 되는 경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양쪽이 다 패배한다는 것은 구도심이 상권이 죽고 동네가 을씨년스러워졌는데 신도심도 활성화가 안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인천이 이렇다고 말하는 것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부산이 이 경우인지 아닌지는 의견이 갈리는 것같더군요. 그나마 부산은 크니까 양쪽 다 살아남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애초에 구 도심을 싹 밀어서 재개발하면 될지도 모르죠. 그런데 그렇게 안합니다. 도시 한켠에 노는 땅에 신도심세우는게 훨씬 쉬운데 구도심 재개발하려면 돈이 드니까요. 아파트 재건축은 고사하고 그냥 단층 주택지역의 재개발도 수지가 안맞는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구도심에 빈집이 늘어갑니다. 인구는 늘지 않거나 주는데 집을 엄청나게 지으니까요. 그렇게 되서 구도심의 동네분위기가 나빠지는데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하더군요. 동네 분위기 계속 나빠지면 빈민가가 되겠죠. 


현대인이 살아가는 방식 전체가 약탈자의 방식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고층아파트만큼 토지를 약탈적으로 소비하는것도 없는 것같습니다. 즉 토지를 재 사용이 어려운 쓰레기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죠. 이론적으로 가능한 건 소용이 없습니다. 수지가 맞아야 재개발이 되는 것이죠. 수도권의 거대한 아파트 촌은 백년뒤에는 아주 희귀한 문화박물관이 될지 모릅니다. 우리 선조들은 이런 무식한 짓도 했다는 증거로. 


한국의 대표적 주거형태인 아파트가 빈민굴이 되는 것이 본격화되면 그제서야 사람들은 도시 개발에 대한 반성에 들어갈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종종 한국에서는 아파트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하는데 그 말은 고층 아파트의 약탈적 본성을 생각하면 서민이 먹고 사는데 카드 긋고 사채 빚지는거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말이나 비슷한 말입니다. 당장 카드쓰고 사채쓰면 먹고 살기 편하죠. 그러나 결국 더 큰 이자로 돌아와 서민을 빈민으로 만듭니다. 꾹참고 사채 안쓰는 사람이 되는 것이 서민이 가야할 정도입니다. 마찬가지로 토지를 약탈적으로 소비해 버리면 당장은 편하지만 그 댓가를 나중에 치뤄야 하는 겁니다. 한국인이 사는데 아파트 말고 답이 없다는 이야기는 종국에는 나라 망할 이야기입니다. 그게 공짜가 아니니까요.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결국 고층아파트를 짓고 싶으면 더 많은 돈을 내고 하라고 법이 만들어 질것입니다. 그러면 저층 빌라중심의 개발이 이뤄지거나 단독들이 어깨를 대고 지어지는 개발방식이 경쟁력을 얻겠지요. 수도권 아파트가 해결 안되는 것을 보면서도 고층아파트 마구 짓도록 도시개발을 할 정도로 머리가 나쁘지 않다면 말입니다. 


지방개발에는 착각이 있는 것같습니다. 기본적으로 개발이라고 하면 서울개발의 역사를 보면서 지방을 작은 서울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울이 성장할 때 첫째로 한국 사람은 매우 가난했고 둘째로 인구가 폭증하는 시기였습니다. 전국인구가 폭증하는 것은 둘째고 다들 서울로 서울로 가는 시기였으니까요. 그런데 지방은 인구가 줄면 줄었지 폭증할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제 먹고 살만큼 살게 되었기 때문에 가장 전망좋은 산업은 관광입니다. 공장같은거 들어와서 잘살게 되는거 계속될수가 없습니다. 


관광이 중요하다면 생각해 봅시다. 티비 드라마에서 아파트 숲 안보여주죠. 그런데 누가 좋아합니까. 아파트 숲에 관광가는 사람 얼마나 있습니까. 일본 교토에 아파트 숲을 지으면 교토 사람들이 부자되겠습니까. 사람들은 자기들은 그런 곳이 보기 좋다면서 독일인 마을, 프랑스 마을 그런 곳에 놀러갑니다.  다들 단독주택 마을을 예쁘게지어서 관광지화한 곳이죠. 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곳은 제주도와 전주 한옥마을입니다. 통영도 인기 좋지요. 그런데에 가서 아파트 촌 보고 싶습니까? 


결국 보기 좋고, 살기 좋은 중소도시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럴려면 아파트 개발은 최소화해야 합니다. 집을 너무 많이 공급하면 구도심이 폐허가 될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그 아파트 촌도 빈민굴이 될테니까요. 지방은 천천히 산책하는 기쁨이 있는 그런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데 서울의아파트촌과 비슷한 곳을 만들어 냅니다. 


그런 개발은 다른 지역과 직접적 경쟁을 초래한다는데 있어서도 약탈적 개발입니다. 어차피 인구는 없으니 이쪽이 그런 식으로 성공하려면 다른 지방쪽이 망해야 가능합니다. 인접한 두 도시가 다 살기 좋은 곳이 되면 사람들이 그 지역에 더 많이 방문할 것입니다. 그러나 인접한 두 도시가 모두 아파트 공급을 하면 인구가지고 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바람직한 것은 마을만들기 운동이나 박원순시장이 서울에서 하는 마을 재생운동 같은 것입니다. 이쪽도 여러가지 사람들이 여러가지로 하지만 공통적인 것은 공동체의 강화, 지속가능한 개발의 추구 그리고 문화적 지적 교육의 강조입니다. 살기 좋은 마을이 되는데 있어서 첫번째로 중요한 것중의 하나는 그 마을에 공부하는 소리가 넘쳐나서 사람들 자체가 좋아지는 것입니다. 공동체를 구성해서 다 같이 잘살자는 목표를 세우고 조금씩 우리 사는 마을을 살기 좋게 만들어 가도록 수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이렇게 말해도 이명박같은 사람들이 나타나서 이렇게는 부자 못된다면서 못된 도박과 투기바람을 권장합니다.그게 못된 짓인 것은 둘째치고 이제 한국은 서울이 성장하던 때처럼 인구성장이 있을 수도 없는데 무슨 장작이 있어서 불이 타오르겠습니까. 자기들은 스위스가고 일본가서 살기 좋은 마을 구경하고 사진찍으면서 자기가 사는 조그마한 나라는 촘촘히 아파트 숲으로 덮어버리려고 하는 사람들은 참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그건 특히 미래 세대에게 못할 짓하는 겁니다. 




'주제별 글모음 > 세상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절의 의미  (0) 2014.09.08
한국인의 실종  (0) 2014.09.05
세월호, 장례는 언제 끝날 것인가.   (0) 2014.08.28
개발과 애정  (0) 2014.08.15
왜 한국은 삼성보다 못한가.  (0) 2014.06.0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