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살다가 한국에 온 우리가족이 어제 치과에 찾아갔다가 폭탄을 맞았다. 두 아이의 치아 상태가 너무나 안좋아서 치료비가 합쳐서 5백만원에 육박할거라는 통고를 들은 것이다. 아내는 이런 말을 듣고 많이 안타까워했는데 우리가 살던 일본의 와코시에서는 중학생 이하의 치과치료는 아예 무료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레진 치료가 보험이 안되지만 일본은 보험이 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충치치료가 더싸다는 것이다.
우리는 미국에 살때 한번 치과치료 때문에 놀란적이 있다. 그때는 유치원생이었던 막내가 치과에 찾아가니까 어찌나 치료비가 비싸게 나오던지 치과의사가 차라리 한국에 가서 치료를 받으라고 권할 정도였다. 실제로 미국에서 한국까지의 왕복 비행기표값을 더해도 한국에 가서 치료받는게 더 쌀정도로 치료비가 천문학적이었고 우리는 방학때 한국에 와서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어언 10년이 지났다. 일본에 살다가 한국에 와보니 치과가 원래 이렇게 좋았는지 아니면 최근에 좋아진건지 치과들이 시설이 아주 좋았다. 일본에서 봤던 초라한 치과보다 훨씬 더 최신식의 시설을 갖추고 더 큰 건물에서 진료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치과치료를 시작해 보니 그게 공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치과가 비싸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해 진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치과치료는 비싸게 느껴졌다.
그리고 보면 내가 사는 전주의 신시가지를 걷다보면 치과가 참 많다. 한장소에서 둘러봤을때 서너개의 치과가 보일 것같은 곳이 많을 정도로 사방에 치과다. 이것이야말로 치과가 돈을 많이 벌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그 중에서 아예 건물하나를 통째로 쓰고 있는 치과에 충치치료를 위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레진 인레이라는 것을 하는데 30만원이라고 한다. 그런데 워낙 치료해야할 것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두 아이를 합치니까 거의 5백만원이 나왔다.
여러가지 생각이 났다. 아이들은 일본에서 정기적으로 치과진료를 받았다. 물론 치료할 것이 많은 줄은 알았지만 일본 치과의사들의 반응과는 차이가 나도 너무 많이 나서 당황스러웠다. 게다가 보험이 되는 아말감치료는 해주지도 않는다고 한다. 찾아보니 한국에 그런 치과가 아주 많다고 한다.
치아는 누구나 문제가 생긴다. 그런데 문제가 생길때마다 걸핏하면 몇백만원이 이야기 된다. 그러니까 치아가 한꺼번에 여러개가 문제가 생기면 천만원이 넘는 돈이 나올수도 있다. 임플란트 같은 것을 해야 하는 경우에 말이다.
현실이 이런데 이런 현실에 대해 아주 조용하다는 것이 이상하다. 아마 의료현실이 이랬다면 사람들은 시위를 하고 난리가 날 것이다. 한국 의료보험체계가 무너지고 영리병원이 보편화되면 이렇게 된다고 의료개혁에 대해 소리 높이는 사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내가 보기엔 치과는 이미 그렇게 되어 있는 것같다.
식코라는 미국 다큐에는 손가락이 잘린 환자가 돈이 없어서 어느 손가락을 붙일까를 고민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한다. 그걸 보고 우리는 불쌍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리도 이미 돈이 없어서 이빨중 몇개를 남길거냐는 선택을 하고 있다. 왜 싼 치료는 사라지고 모두 비싼 치과비 때문에 고민해야 하는 현실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일까? 우리나라가 점점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고 있는 것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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