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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언론에 대한 글

욕나오게 만드는 언론

by 격암(강국진) 2018. 2. 12.

언론이 나를 화나게 만드는 일은 종종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한가지 유독 더 그런 기사들이 있었다. 바로 북한 응원단 단원들의 사진을 보도했던 연합뉴스와 조선티비의 기사들이다. 연합뉴스는 북한 응원단이 화장실에 있는 사진을 찍어서 보도했고 조선티비는 그들의 숙소를 사진 찍어서 그들이 남한방송을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보도 중 연합뉴스의 보도는 외신기자에게도 비판받아서 기레기라는 말을 외국기자가 안다는 것을 나에게 처음 알게 해주었다. 이것은 나라망신이고 그때만은 한국인이라는 점이 부끄러웠다. 이런 것들을 언론사라고 용인해 주는 나라라는 점이 말이다. 





이 보도들은 당연히 북한 여성응원단에 대한 심각한 사생활침해이며 비인도적인 행위이다. 특히 이게 무슨 뜻인가를 곰곰히 생각해 보면 훨씬 더 그렇다. 어떤 미치고 정신나간 사진기자가 여자 화장실에서 여성 북한 응원단의 사진을 찍었다고 하자. 세상에는 워낙 별별 사람들이 있으므로 그런 사진기자의 존재자체가 나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는다. 사실 미친 사람이나 변태는 어느 나라에나 있다. 미국에도 일본에도 있다. 


그러나 어떤 변태가 그 사진을 가져오면 그걸 보도하는 연합뉴스는 뭔가. 연합뉴스라는 집단은 범죄와 범죄가 아닌 것을 구분도 못하나? 그게 보도될 때까지 누구도 멈추라고 하지 못하나? 집단적 변태인가? 그것이 설사 화장실 변기에 앉아 있는 사진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화장실에 가서 사진을 찍어서 그 사진을 보도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는가? 그것이 관음증 환자의 몰카와 비슷하다는 점은 조선티비도 마찬가지다. 여자들 숙소의 안쪽을 바깥에서 몰래 사진을 찍고 그안에서 무슨 행동을 하는지 감시하는 미친 기자가 있고 그렇게 찍힌 사진들 일부를 그 언론사는 보도하는가? 앞으로 이 세상 여자들은 조선티비가 창바깥에서 몰카를 찍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살아야 하는가? 


그들은 이런 모든 몰지각한 행동들이 국민의 알권리에 관한 것이라고 변명한다. 그런데 나는 사실 그것이야 말로 나를 분노하게 만드는 부분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이런 일은 해서는 안되는 것이지만 백배 천배 양보해서 한다고 하더라도 왜 그 대상이 아무 힘도 없는 북한 여성 응원단이어야 하는가. 이런 몰지각한 사진은 그 누구의 것이든 몰지각한 것이지만 또 그 대상이 하필 훨씬 더 권력에 가까운 김영남 북한 최고 인민회의 상임 위원장의 것이 아니고 심지어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사진도 아니며 그저 이름없고 권력없는 젊은 여성들일 뿐인 북한 응원단의 것이여야만했을까? 이것이 그저 우연인가?


물론 우연이 아니다. 연합뉴스나 조선티비라고 하더라도 북한 실세인 고위 정치인들에게 이런 무례를 저지를 용기는 없었을 것이다. 외교문제가 일어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하지만 일반적 예의나 상식을 제치고 국민의 알권리만 본다면 실세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당연히 더 알권리에 가까울 것아닌가? 공공의 의미는 공인이 더 크게 가지는거 아닌가? 그러니 그렇게 죽어도 해야만 하겠다면 북한 여성응원단이 아니라 고위층의 사진이 더 알권리라는 말에 걸맞는거 아닌가? 


알권리라는게 뭔가. 내가 연합뉴스나 조선티비 사장들의 알몸을 보고 싶다고 하면 국민의 알권리에 따라서 그들의 사진들이 인터넷에 퍼져야 하는게 알권리인가? 그 신문사 기자들의 개인정보와 비리들을 온 세상에 까발리는 것이 국민의 알권리 인가? 그런 것은 그저 테러다. 그런 정보들이 무슨 공익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결국 그들의 행동은 국민의 알권리가 아니라 생각해 보면 토할 것같은 더러운 두가지 이유때문에 행해진 것이다. 하나는 젊고 예쁜 여성에 대한 관음증이다. 또 하나는 그들이 아무 힘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화장실 사진쪽은 그들이 피해만 입은 것이지만 남한 방송을 시청했다고 폭로하듯 방송한 것은 그 응원단 단원들이 북에 가서 처벌받을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북에서는 남한 방송을 보는 것을 처벌하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 그것은 심각해 질 수도 있는 개인적인 테러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은 남북의 분단이라는 사회적 이유로 생기는 것인데 왜 그런 부담을 권력없는 소시민에게 부담하게 하는가. 북한 응원단 여성들이 테러리스트나 북핵개발의 담당자거나 전쟁을 명령하는 권력자인가? 그들이 한국에 와서 쇼프로보고 드라마봐서 처벌받아야 하는가? 어느 국민이 알권리를 위해서 그렇게 하라고 하던가?


결국 연합뉴스와 조선티비의 이번 보도는 그들의 음란성뿐만 아니라 그들의 비민주적인 본성을 들어 낸것이었다. 강자앞에서는 약하고 약자의 권리는 무시하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들에게 테러를 가하는 그들의 행동을 극단적으로 선명하게 보여준 행위였다. 그들은 그들의 습관대로 북한 여성들은 적국의 여성이므로 그런 낯뜨거운 짓을 해도 될거라고 착각한 것이다. 그들도 수지나 김연아같은 유명 여성들의 화장실 사진을 찍어올리면서 국민의 알권리 운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세뇌된 소수의 한국인들이면 몰라도 온 세계의 사람들이 한국을 주목하는 이 올림픽의 시기에 이런 행동을 했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부끄런 치부를 목격했겠는가? 나는 그들때문에 힘없는 소시민이 당한다는 것에도 욕이 나오고 나는 그런 언론사들을 세계앞에서 한국의 언론사로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이 아주 부끄러워서 욕이 나온다. 박근혜가 한 짓때문에 한동안 부끄러워서 외국인과 이야기를 하기가 힘들었는데 그 걸 치료해 준것이 촛불집회였다. 그런데 다시 한번 한국인이라는 것이 부끄러워질려고 한다. 관음증환자들이자 약자만 공격하는 비겁자들이 우리 사회의 지도층 운운해서 말이다.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은 사회적 권력을 이용한 개인에 대한 테러다. 그런데 이런 짓거리를 하고 살면서 대통령에게 가서 현정부의 지지자들이 그들의 기사에 악플을 달아서 괴롭다고 말하는 기자도 있다. 기레기가 달래 기레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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