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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한국문화

반지하가 외국인들에게 충격적인 이유

by 격암(강국진) 2020. 2. 17.

최근에 기생충때문에 이런 저런 외신을 읽습니다. 그러다 보니 알게 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반지하집이 우리 생각보다도 더 충격적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왜냐면 외국에는 반지하집이 거의 없으니까요. 그런데 반지하집이 좋은 집일리야 없지만 저는 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오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하실은 사실 대개 끔찍하죠. 제가 살던 옛 빌라에도 지하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지하실에 가면 습기며 먼지며 정말 엉망진창이었죠. 그러다 보면 곰팡이가 생기고 벌레도 잘 사니까요. 외국인들에게 지하실이란 이런 곳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사람이 산다고 생각하니 황당하겠죠. 그래서 외국에는 예를 들어 미국이나 일본에는 반지하 집이 없거나 매우 드믑니다. 

 

반지하집이 나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큰 원인은 아무래도 습기일 것입니다. 환기도 잘 안되고 햇볕도 잘들지 않으며 지대가 낮으니 물이 들이치기 쉬우니까요. 제가 말한 빌라 지하실 같은 곳이 지저분하고 습한 이유도 장마철 한번 지나고 나면 물난리가 한두번은 났기 때문이고 그러고 나면 그 축축함이 아주 오랜간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지하실이 지하실처럼 되는거죠.  

 

그런데 한국에는 외국에 없는게 있습니다. 그건 바로 온돌입니다. 온돌은 매우 우수한 난방방식이기 때문에 심지어 반지하집도 어느 정도 살만하게 만들어 줍니다. 바닥에 불을 때면 습기가 날아가기 때문입니다. 물론 반지하에 사는 사람이 무슨 돈이 있어서 난방을 펑펑하냐고 하면 할말이 없지만 그래도 바닥난방을 아예 하지 않으면서 사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견디기 힘들면 어느 정도 해결할 방법이 있으니까요. 

 

우리는 외국의 난방시스템이 주로 뭔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외국에서는 난방을 온풍기로 하거나 라지에터로 하거나 아니면 난로로 합니다. 그리고 물은 아래로 흐르고 뜨거운 공기는 위로 올라갑니다. 이때문에 습기가 가득찬 지하실 방을 난로를 때서 뽀송하게 만드는 것은 바닥난방을 하는 것에 비해 훨씬 더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물난리가 난 지하실 방에 온풍기 틀어 놓으면 도대체 얼마나 지나야 방이 건조될까요? 그리고 난방비는 얼마나 나올까요?

 

외국인들은 온돌에 무지합니다. 외국에서는 바닥난방은 여전히 좋은 새집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설사 반지하라도 바닥에 불도 들어오지않는 집은 집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한국사람처럼 구들장에 몸을 지진다같은 느낌을 모릅니다. 그런 문화에서 지하실은 구제불능의 공간입니다. 그때문에 외신에서 반지하집이 더욱 충격적으로 다뤄지는 것같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그렇다고 반지하가 좋기야 하겠습니까. 하지만 외국인들은 이런 면때문에 반지하집을 실제보다도 더 충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사람이 없는 것같아 여기에 지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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