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테슬라가 최근 토요타를 제치고 주가총액기준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가 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테슬라는 왜 이렇게 난리 일까요? 그 핵심적 이유중의 하나는 테슬라가 자율운전 기술에서 앞서가고 있기 때문이지만 오늘은 테슬라가 내놓기로 해 예약을 받고 있는 사이버트럭을 통해 테슬라가 얼마나 혁신적인지 그리고 자동차라는 것이 전기차의 시대에 얼마나 바뀌고 있는가에 대해 말해 보겠습니다.
2019년에 머스크가 사이버트럭을 소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고 조롱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그 이후 이 사이버트럭은 이제까지 나온 어떤 전기차보다도 더 많은 예약을 받은 차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 소동을 보면서 다른 무엇보다 20세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모더니즘 건축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날 한국을 거의 가득 채운 모더니즘 건축이 무엇인지는 다른 무엇보다 우리의 아파트가 잘 보여줍니다. 20세기 들어서 건축은 재료와 형태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유리와 철근콘크리트는 건물의 모양에 자유를 줬습니다. 고층빌딩도 문제없고 전같으면 재료의 내구성때문에 만들 수 없는 건물도 만들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대에 보편화된 것은 결국 기능적인 것만 남기고 형태에서 전통을 없애버린 모더니즘 건축이었죠. 박공지붕도 없고 건물의 선도 직선이 되었습니다. 많은 건물들은 아예 페인트칠도 안하고 노출콘크리트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
위의 사이버 트럭을 보면서 이게 뭐야 이런 차를 누가 타라고 했던 분들이 있다면 이 모더니즘 건축에 대한 반응이 어땠을 것같은지 그리고 우리가 지금 어떤 집에 살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조선시대 사람이 요즘 아파트를 보면 끔찍하다고 했겠죠. 사이버트럭에 대한 혐오반응은 이와 너무나 비슷합니다.
유사점은 단지 형태뿐만이 아닙니다. 사이버트럭이 저런 모습이 된 것은 재료의 변화때문입니다. 예외도 있지만 이제까지의 차는 대부분 강철이나 알루미늄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내부 골조가 있고 그 위에 페인트칠을 여러번 한 얇은 차체를 뒤집어 씌우는 형태였습니다. 그런데 사이버트럭은 아주 단단한 스테인레스강으로 만들었고 외골격입니다. 즉 우리 눈에 보이는 외부차체가 차의 형태를 유지해 줍니다. 외골격이라는건 차가 겉보기보다 내부공간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쓸모없는 부분이 없어서 가볍다는 의미죠. 그래서 스테인레스가 강철이나 알루미늄보다 무거운데도 차체만 비교하면 사이버트럭이 전통적 내연기관차보다 오히려 가볍다고 합니다.
현대인들이 중세 서양의 성이나 거대 주택을 보면 저런 집은 관리도 힘들고 불편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이버트럭은 집이 아니라 차는 다르냐고 질문합니다. 유선형으로 생겨서 굉음을 만들고 질주하는 차에 대한 현대인의 로망은 어쩌면 성에 살던 시대에 거대한 저택에 대해 로망을 가졌던 과거인들의 애착과 비슷한 것일 수 있습니다.
아파트가 최고의 주택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은 아파트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이버트럭은 깡통안에 모터와 배터리를 집어 넣은 것이 전기차라는 것을 아주 잘 보여주는 차입니다. 게다가 깡통이 움직인다는 수준이 아닙니다. 사이버트럭의 기능을 보면 지금의 차들은 겉멋만 잔뜩 들었지 기능은 없는 차처럼 보입니다.
예를 들어 사이버트럭은 가격이 3-4만불인데도 보통 사람은 살 수도 없는 스포츠카 정도의 가속력을 가집니다. 차가 애초에 크지만 내부공간은 더 커서 6명이 승차하고도 뒤의 짐칸의 길이가 2미터나 됩니다. 에어서스팬션으로 앞뒤를 독립적으로 들어올리거나 내릴 수 있어서 도로주행과 비포장도로 주행모두에 적합합니다. 110볼트와 220볼트 출력도 있어서 전자제품을 얼마든지 씁니다. 지금 차는 겉은 무섭게 생긴 트럭도 연약하기 짝이 없는데 이 차는 실질적으로 방탄차입니다. 망치로 때려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스테인레스라서 녹이 슬지 않으니 페인트칠이 필요없을 뿐만 아니라 염화칼슘에 부식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까 10년정도 지나서는 완전히 새차처럼 멀쩡할 겁니다.
이 차에 대해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세한 수치가 아닙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이 차가 차가 뭔지에 대해 사람들의 상식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저는 이전의 글에서 전기차와 주택이 하나가 되어야 할 이유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로 전기차가 정지하고 있을 때 가전제품처럼 조용하기 때문이고 둘째로 자동차가 차지하는 공간이 점점 비싸지고 있기 때문이며 세째로 전기차가 가진 기능 특히 배터리는 집과 연결되어 중요한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는 그 가격의 절반이 배터리 가격입니다. 집에 연결해서 쓸 수 있다면 그 비싼 배터리를 사서는 왜 전기차를 움직이는데만 쓰겠습니까?
모더니즘 건물의 시대에도 여전히 일부 사람들 특히 부자들은 전통적인 형태의 집에 삽니다. 그리고 그건 아마 차도 그럴 겁니다. 아마도 지금 기준으로도 멋진 차가 미래에도 다니겠죠. 하지만 서울에서 근사한 양식단독주택이나 한옥건물에 사는 사람이 몇명이나 됩니까? 모더니즘 건물의 시대에 아주 다수의 건물이 그렇게 변했듯이 미래의 차는 대부분 훨씬 실용적인 물건으로 바뀔 것입니다. 그건 기능을 강조하는 물건이죠.
사이버트럭은 우리가 그런 시대를 살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번째 차가 될 것이고 일단 그런 시대에 대한 자각이 높아지면 낡은 시대의 것은 큰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것이 사이버트럭이 다른 어떤 차보다 세상을 더 많이 바꿀 역사적 차가 될 가능성이 큰 이유입니다.
%제가 본 사이버트럭 소개 비디오중 재미있었던 것을 하나 링크로 올립니다. 영어자막이지만 자동번역으로 하면 한글 자막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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