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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생활에 대하여

재미있는 은퇴생활

by 격암(강국진) 2021. 5. 31.

21.5.31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할 나이가 되면서 그리고 그게 아니라도 조기퇴직을 꿈꾸는 사람도 많아지면서 세상에는 은퇴한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나는 은퇴한 남자다. 그래서 오늘은 재미있는 은퇴생활이란 것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내 글이 대개 그렇지만 이것은 내가 알고 느낀 것을 정리하는 것일뿐만 아니라 나도 재미있는 은퇴생활이란게 뭔지 알고 싶어서 쓰는 것이다. 재미있는 은퇴생활을 위한 연구라고 할까. 

 

직업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라.

 

일단 재미있는 은퇴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첫번째는 직업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나는 이 글을 나는 은퇴한 남자다라고 적고 시작했다. 그것이 사회적 관행이기때문이고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 귀찮고 무의미한 반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퇴와 은퇴하지 않은 것 사이에 분명한 선이 있다는 생각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것은 일종의 노예의식인 직업중심의 세계관이 우리를 지배하기 때문에 만들어 낸 착시다. 예를 들어 회사에 나가 주식매매를 하는 사람은 아직 은퇴하지 않은 것이고, 집에서 주식매매를 하는 사람은 은퇴한 것이라는 주장은 아무래도 석연치 않은 점이 있지 않은가? 사업시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면 그 사람은 은퇴하지 않은 사람이 된다. 돈을 벌지 못하지만 인터넷 신문사라도 차리고 무슨 연구소라고 간판만 내걸면 그 사람은 언론인이고 연구소장이 된다. 책쓸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면 작가가 된다. 이게 무슨 무의미한 말장난들인가? 그리고 그게 왜 그렇게 중요한가?

 

유명한 영국의 철학자 칼 포퍼는 고전으로 꼽힐만한 책들을 저술하면서도 47세가 될때까지 교수가 아니었다. 그리고 교수가 되고서 그는 하루종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있게 되었다며 행복해 했다. 철학에 좀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이 사람이 가수로 치면 마이클 잭슨이나 BTS급의 유명인임을 안다. 그런 그를 변변한 직업도 없이 세상을 떠돌아 다니는 사람으로 부를 수 있는 것이 바로 직함중심의 사고고 직업중심의 세계관이다.  

 

직업중심의 세계관은 기본적으로 직업이란 걸 가지지 않은 인간은 무가치하고 하는 일이 없다는 주장을 한다. 당신이 아침 8시부터 저녘 6시까지 근무하고 가끔은 야근까지 하면서 날마다 직장업무에 쩔어서 비틀거리며 산다고 하자. 그대신 월급을 받는다. 그 것이 그 일을 가치있게 한다. 직업중심의 세계관은 그게 정상이고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주장은 수없는 전업주부들을 놀고 먹는 사람으로 바꿔버렸다. 당신이 만약 도서관에 가서 아침 8시부터 5시까지 책을 읽었더라도 사람들은 당신은 직업으로 그 일을 한게 아니므로 놀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모든 연구원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연구원들의 생활은 사실 이렇다. 출근해서 논문읽고 토론하는 일도 있지만 종종 하루종일 읽고 생각하고 혼자 계산하는게 전부다. 물론 그 사람은 치열하게 사는 것이다. 혼자서 그렇게 하면 놀고 먹은 것이지만 말이다. 

 

직업중심의 세계관은 물론 은퇴자들에게 위협이 된다. 자신이 무가치해진 것같고 이제 자신은 할 일이 하나도 없어서 똥이나 만드는 기계가 된 것같고 그럴 수 있다. 은퇴자들은 직장생활이 참 힘들었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갈 데가 있는 사람이 부럽다고 푸념하기도 한다. 그런 생각들은 어느 정도 일리도 있고 공감도 갈 수는 있지만 절대적으로 옳은 생각은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가 당신에게 월급을 줄 때만 당신은 가치있는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노예적 사고다. 당신은 직업이나 직함때문에 가치있는게 아니다. 당신은 당신 자체로 가치가 있다. 당신은 직업이 있어서 뭘하는 사람이 아니다. 스스로의 흥미와 목표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한 명의 인간이다. 직업이란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 해변가에 누워있는 거북이를 보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뿐이다. 우리는 노예적 사고방식인 직업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재미있는 은퇴생활이 가능하다. 은퇴생활이란 놀고 먹는게 아니다. 직업을 가지고 있을 때와 바뀐 건 없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의 흥미와 목표를 위해 살고 있다. 학교공부도 직업도 모두 그걸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걸 잊고 시스템의 부속품이 된 사람들이 있다면 오히려 그들이 불쌍한 사람들이다.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라

 

우리는 살아있는 생명체다. 우리는 뭔가를 위한 도구가 아니고 부속품도 아니다. 그래서 건강을 지키는 것은 우리 삶의 기초가 된다.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직업을 유지하는 것과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많은 경우 직업을 가지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사실 또 많은 경우 그 직업때문에 우리의 건강이 망가지기도 한다. 이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은퇴를 하면 시간이 많아서 건강관리가 무조건 쉬울거라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들은 출근을 안하는 생활은 건강에 무조건 나쁘니 직장에 매달리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론적으로는 이 말은 둘 다 틀리다. 건강과 직업은 별개의 문제다. 

 

건강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육체적 건강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잘 먹고 운동도 하고 그러면서 은퇴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옳지만 건강은 이보다 훨씬 더 넓은 개념으로 파악해야 한다. 정신적 건강은 무시되는 일도 많지만 정말 중요하다. 게다가 재정적 건전성이나 사회적 교류의 건전성도 건강의 개념에 포함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삶은 여러 차원에서 주변과 융합되어 있다. 똑같은 밥을 먹고 똑같은 방에서 자는 두 사람도 이런 종합적 건강의 개념으로 바라보면 전혀 다른 건강상태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이 가장 많이 공부를 한 곳은 감옥안이었다. 어떤 사람에게 감옥은 그저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곳이었겠지만 김대중대통령에게 감옥생활은 내실을 키우는 알찬 기회였다.

 

건강을 육체적인 것으로만 파악하는 사람들은 재미있는 은퇴생활을 할 수가 없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재미가 없고 가치가 없고 의미가 없어서다. 인간이 무나 배추도 아니고 먹을 것 잘 먹고 매일 매일 걷기 운동만 잘하면 잘 살수 있다는 생각은 황당한 것이다. 그런 생각은 결국 정신의 쇠퇴를 가져오고 심각한 오류를 가진 판단을 하게 만들 것이다. 그 판단의 오류는 재정적 손실을 가져오거나 가족과 등지게 만들거나 우울증의 감옥속에 우리를 빠지게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건강은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하고 건강 중의 핵심적 건강은 오히려 정신적 건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건강한 육체는 정신과 연결되어져 있다. 하지만 그건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하고는 거리가 멀다.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육체를 강조할 것이다. 하지만 건강한 육체가 건강한 정신을 저절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호기심이 필요하고 욕망이 필요하다. 누구에게 자랑하기 위해서 돈을 벌거나 책을 백 권읽거나 전국 이나 전세계 일주여행을 다니는게 아니라 자기 내부에서 솟아나는 탐험정신이 필요하다. 해보지도 않고 그건 뭐 뻔하지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는 순간 우리 삶은 재미없어진다. 그리고 건강은 나빠지기 시작한다. 

 

시인들은 자기 집의 화단에 핀 꽃만을 보고도 뭔가를 느끼고 그 감정을 기록한다. 다시 말해 그 평범해 보이는 사건이 특이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걸 보고 시인들은 참 운이 좋아, 기이한 것들을 많이도 보네라고 해서는 안된다. 자리에 앉아서 글을 한편 써보려고 한다고 해보자. 만약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단 하나도 쓸 것을 찾지 못한다면 당신의 정신은 이미 메말라 있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뭔가 기록해 둘만한 기이한 사건을 단 하나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비트코인에 대해 떠들건 테슬라에 떠들건 나는 관심이 없다라고 해서 그게 꼭 잘못된 것은 아니다. 비트코인을 사거나 테슬라 주식을 사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에 젖어서 감동하고 흥분하고 하는 일이 전혀 없을 때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건 나는 아무 관심이 없다고 생각할 때 우리의 체지방비율이 어떻고 혈관건강이 어떠하건 그건 건강한게 아니다. 이미 거의 죽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정신건강은 어떻게 챙겨야 할까? 나는 육체적 건강을 챙기는 것과 기본은 그리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 조상 선비들은 매번 그렸던 난초를 또 그리고 서예를 하고 시를 짓고 고전을 읽으며 살았다. 그걸 유교적 허세나 폐습이라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다. 직업적 세계관이라는 노예 사상에 물들지 않았던 선비들은 정신건강을 챙기는 일상을 개발했던 것이 아닐까? 

 

우리도 날마다 한편의 글을 쓰거나, 어떤 책을 조금씩 읽거나, 수학책을 펴서 날마다 수학공부를 조금 하거나, 좋은 드라마나 영화를 감상하는 일을 반복하거나 좋은 대화상대를 찾아서 대화를 하는 일을 할 수가 있다. 흥미와 재미를 위해 다른 일을 할 수 있지만 아침 체조를 하듯이 가볍게 날마다 조금씩 할 일을 찾을 수 있다. 나에게는 글쓰기가 기본적으로 그 일이지만 요즘에는 한두가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하나는 내 블로그에 있는 옛 글을 백업삼아 하나씩 다시 읽고 조금 다듬어 다른 블로그로 옮기는 것이다. 그것들이 나의 생각이기에 10년전의 내 글을 읽는 것은 나를 지키는 좋은 수단이 되는 것같다. 또 하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컨텐츠를 찾아서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것이다. 나는 부분과 전체라던가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같은 책들이 유명하지만 유튜브에 해설이 없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날마다 조금씩 책을 다시 읽고 그걸 해설하는 동영상을 시리즈로 올린 적이 있다. 이는 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지만 세상에 없는 것이니 세상을 위해서도 조금은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마치 어딘가에 나무를 심는 것처럼. 

 

건강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우리는 가장 큰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 뭔가를 확인하는 일이 필요하다. 당신에게 있어서 그것이 없으면 사는 건 사는게 아니다 싶은 건 뭔가? 그런게 있다면 보호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건 뻔한 일이지만 우리는 이 뻔한 일을 종종 잊는다. 일상에 빠지고 욕망에 빠져서 공기나 물처럼 우리 옆에 그냥 있다 싶은 것은 아주 중요한 것이라도 망각하고 위험한 일을 한다. 그러다가 그중 하나가 망가지면 모든 것이 망가지고 마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단순해야 한다. 너무 복잡한 삶은 관리에 문제가 있다. 뭔가 아주 중요한 것을 위험에 노출시키기 쉽다. 그리고 어떤 삶을 살건 계속 그 삶에 대해 고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행을 갈 때 필수품목을 매일 아침마다 확인하듯 내가 지금 뭔가를 놓치기 직전이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내가 잘하는 말이 있다. 열대박이 한쪽박을 이기지 못한다. 소중한 것이라면 잘 간직하라. 인간은 유한하기때문에 선을 넘으면 파괴된다. 

 

자유로워져라.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이 남았다. 이제까지의 말들은 사실상 이걸 말하기 위해 사전 조건에 불과했다. 재미있는 은퇴생활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유다. 그것은 직업으로부터의 자유일뿐만 아니라 물질로부터의 자유이고 사회로부터의 자유이기도 하다. 물론 우리에게 테두리는 있다. 가장 소중한 것들을 지킬 수 있을 정도의 테두리,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상식 말이다. 그러나 여러분이 자기 삶을 차분히 정리하고 우리의 코를 꿰는 일들을 제거해 간다면 생각이상으로 자유로운 삶을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나는 나이가 들어서 좋은 것이 바로 이 자유라고 생각한다. 어린 아이나 청년은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기에 그들은 너무 경험도 없고 지식도 물질도 가진 것도 없다. 그들은 그들의 젊음을 기성세대에게 팔아서 뭔가를 얻어야 한다. 그래서 스스로 부자유해져야 한다. 하지만 운이 좋고 현명하다면 나이가 들어서는 자유에 도달할 수 있다. 공자는 70세를 종심이라고 부르며 마음이 가는 데로 행해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다라고 했다. 우리가 그런 성인의 경지에 도달하자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처럼 자유로울 수 있다. 마음가는대로 살 수 있다. 은퇴한 삶이란 실은 자유를 완성할 수 있는 기회다. 

 

우리는 이론을 버리고, 관습을 버리고, 과거를 버려야 한다. 이런 건 원래 이렇다는 말처럼 재미없는 것도 없다. 세상의 무수한 선입견들이 우리의 삶을 재미없는 것으로 만들려고할 때, 우리에게 다시 노예의 족쇄를 채우려고 할 때 우리는 그것과 싸워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다른 사람에게 해명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어떤 선한 일을 하기 위해 살고 있는게 아니다. 우리는 자유롭고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할 뿐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이론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다. 쓰지도 않을 돈을 벌고, 먹지도 않을 음식을 준비하고, 내일은 내일의 내가 잘 살게 내버려두면 되는데 자꾸 내일을 준비하려고 한다. 그 결과 재미있는 것, 멋진 것이 내 앞을 지나가고 있는데도 그걸 보지못하고 마음이 분주히 다른 곳을 달린다. 우리는 이미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확인했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제는 마구 달려야 한다. 자동차의 안전점검을 했으면 이제 최고속력으로 달려도 좋지 않을까? 우리는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 우리는 다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은 안할 뿐이다. 사실 그런 일들을 하면 상황은 종종 더 나빠진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그런 일들은 당신을 평범하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상식이란 대개 그런 것이다. 이 세상 사람들의 평균을 내서 만든 평균인간 같은 것이 존재하는 것같은 착각 속에서 그들은 이게 이렇다 저게 저렇다고 한다. 결혼은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몇살에 해야 할까? 진로는 어떻게 정해야 하는가? 봉급이나 진급의 빠름이나 직업의 안정성 따위를 따지면 이렇게 저렇게 잡아야 할까? 이런 프로젝트는 이익이 많이 남는 것이니 해야 하고 저 프로젝트는 손해나 보는 것이니 피해야 하는 걸까?

 

그런데 평균적인 인간이란 무의미하다. 뭐 그걸 애초에 본인이 원했다면 모르지만 보이지 않는 인간이 되고, 세상에 흔하디 흔한 인간이 되어 뭐가 재미가 있다는 것일까? 나중에 죽기 전에 아 나는 평균이어서 다행이었다 이렇게 말하게 될까? 평균적 인간이란 대개 유행을 쫒는 어리석은 인간 아닌가? 남들이 공포에 쩔면 덩달아 같이 흥분하는 것이 평균적 인간 아닌가? 그래서 내가 앞에서 말한 기초적인 안정성 따위는 무시하는 인간들이 바로 평균적인 인간이다. 평균적 인간이란 어떤 의미로 원시인이고 인간 이하다. 그래서 후회하고 울고 싸우고 하는 것이 그 평균적인 인간이다. 평균적 인간이란 온갖 허세와 부질없는 격식에 자신의 인생을 낭비하는 사람이다. 매일 매일 고통속에 살면서 자신의 장례식이나 자기 부모의 장례식에서 체면이 깍일 것만 걱정하는 그런 사람이다. 일부러 그렇게 되어서 재미가 있을게 뭔가? 

 

재미는 주관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가치에 대한 것이다. 물질이나 칭찬같은 사회적 보상이 없어도 기꺼이 해볼만한 가치있다고 여겨지는 것이 재미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상의 편견에 빠져서 남의 재미를 망치는 사람은 누군가가 지금 막 노벨 문학상을 받을 만한 글을 쓰려고 하는데 월요일은 집안청소해야 하는 날이니 그런 재미는 나중에 누리라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수있다. 학교를 때려치고 회사를 세우려는 빌게이츠에게 시험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하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재미에 비하면 일상 따위는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 그러려면 자유로워져야 한다. 물론 정상인으로 남기위한 대비는 필요하다. 안전벨트는 매야 한다. 그러고 나면 대개의 걱정따위는 사소하다. 내일은 상황이 바뀌어 어차피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들이다. 우리가 재미있게 살 수 없는 이유는 이 생각들 때문이다. 이 생각들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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