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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학교, AI 환경

메뉴얼이 아니라 환경설정이다.

by 격암(강국진) 2026. 8. 1.

저는 가끔 제 아들에게 AI에 관련된 설명을 한다면 뭘 해야 할까를 생각해 봅니다. 그렇다면 첫번째로 해야할 것은 아마도 용어들을 익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컴퓨터 코딩을 익히는 것과는 좀 다릅니다. 그것보다 더 폭넓은 컴퓨터 개발에 관련된 용어들을 포함하는 말들을 익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언어를 익히는 것이기도 하고 때로는 구체적인 서비스의 이름을 아는 것이죠.

 

예를 들어 라이브러리가 무슨 말인지를 알아야 하는가 하면 cloudflare라는 회사가 무슨 회사인지 알아야 합니다. 라이브러리는 사람들이 만들어 둔 코드 모음을 말합니다. 뭘 하려면 라이브러리를 설치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AI는 대개 그걸 스스로 해줍니다. 하지만 사람도 라이브러리가 무슨 말인지는 알아야 AI가 라이브러리를 설치하겠다고 하면 허용버튼을 누르겠지요. cloudflare는 인터넷 인프라를 모아서 서비스 하는 무료티어가 관대한 회사입니다. 이 회사를 사용하면 터널기능이나 웹앱설치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사실은 세팅만 해두면 AI가 cloudflare의 api를 사용해서 일하고 사용자는 잘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회사 이름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AI를 공부하는데 있어서 첫걸음이 뭐야 할까를 생각해 보면 그것은 말씀드린대로 기초용어들을 익히는 것입니다 (이런 단어들에 대한 설명들을 모아놓은 기초용어집은 제 블로그 상단의 강국진의창고라는 것을 여시면 AI팁들 폴더에 들어있습니다). 그렇다면 두번째는 뭘까요? 저도 궁금해서 생각해 봤습니다. 저는 AI 책도 몇권썼고, 남들보다 약간은 AI를 더 많이 써 본 사람에 속할 겁니다. 지금도 클로드 MAX20 구독을 소모해 가면서 개발을 하니까요. 그렇다면 두번째는 뭘까요? 


한동안 생각해 본 결과 놀랍게도 두번째는 어떤 의미에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초용어집만 읽으면 AI 공부가 끝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AI 공부는 우리가 학교 공부하듯이 교과서를 정하고 순서대로 공부하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원리적으로 기초용어집 안에 있는 원리를 스스로 반복하면 됩니다. 그 원리란 바로 강력한 단어들을 배우라는 겁니다. 무조건 많이 배우는게 아니라 강력한 걸 골라 배워야 하고, 층층이 쌓아나가야 합니다. 

 

그걸 다르게 말하면 이렇게 됩니다. 우리가 배워야 하는건 메뉴얼이 아닙니다. 우리는 환경설정을 배워야 합니다. 메뉴얼은 보통 남이 만들어 놓은 복잡한 시스템의 사용법입니다. 예를 들어 클로드 코드 사용법을 배우는 것은 앤스로픽이라는 회사가 만든 시스템의 사용법을 배우는 거지요. 이런게 다 쓸모 없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남이 만든 시스템도 강력하고 쓸모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결함이 있습니다. 그건 메뉴얼은 세상이 빨리 변하면 쓸모가 없어져서 누적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몇십년전에는 ms워드같이 소프트웨어 회사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잘 쓰는 것이 능력이었습니다. 그건 세상이 하나의 소프트웨어를 표준으로 가질 뿐만 아니라 그 상태가 오랜간 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하나의 시스템에만 특화되면 갑자기 내년쯤에 그 모든 배움을 쓸모없게 만드는 새로운 게 나오기 쉽습니다. 그러면 공부가 쓸모없어지는 겁니다. 열심히 중국어 공부했는데 갑자기 내년부터는 독일어쓴다는 식이 되는 겁니다. 


환경설정은 다릅니다. 환경설정은 우리가 필요한 것을 알아가고 그것에 도달할 수 있도록 손을 뻣어두는 겁니다. 예를 들어 프린터를 컴퓨터에 연결하고 설정을 해두면 컴퓨터에서 클릭을 할 때마다 우리가 원하는 문서가 프린터에 출력되지요. 그렇게 환경설정이 끝나면 그 다음에는 클릭을 하면서 살게 됩니다. 위에서 AI의 기초용어를 이야기할 때 cloudflare 같은 회사 이름을 알아야 하지만 결국은 AI가 다 해주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건 예를 들어 이런 겁니다. 

 

어제 저는 어머니와 함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나이가 드셔서 스마트폰을 잘 다루지 못하시는 겁니다. 어머니가 원하는 것은 몇몇 주식 가격들이었는데 앱을 열고 원하는 곳에 들어가고 하는 것을 자꾸 혼동하시고는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 일은 이랬습니다. 먼저 제 핸드폰을 열고 거기에 설치된 웹앱을 엽니다. 거기서 저는 제 집의 맥미니에서 돌아가는 AI 시스템에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제 명령은 어머니가 원하는 주가들을 보여주는 웹앱을 생성하고 저에게 그 주소를 달라는 거였죠. 얼마후 주소가 생성되었습니다. 저는 그 주소를 써서 어머니 핸드폰의 바탕화면에 바로가기를 만들어 드렸습니다. 그 결과 터치만 하면 바로 어머니가 원하는 숫자들이 보이는 앱이 뜨게 된거죠.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는 위의 글이 이해가 어려운 분들도 계실텐데요. 한마디로 AI를 써서 제 어머니가 터치한번이면 원하는 걸 보실 수 있는 앱을 만들어서 설치해 드렸다는 겁니다. 제가 그걸 어떻게 했는가? 한마디로 말하면 결국 환경설정입니다. 터치하면 프린터에서 종이를 인쇄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일단 우리는 명령을 하면 웹앱을 만들어 주는 AI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클로드 코드같은 걸 쓰면 웹앱자체를 만들 능력은 충분합니다. 하지만 cloudflare 같은 회사의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으면 만들어진 웹앱을 돌릴 수가 없습니다. 인터넷 주소 자체가 없으니까요. 그 부분은 사람이 구독을 하고, 약간의 설정을 해야 하는 것이지 AI가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두번째는 내 스마트폰에서 내 집에 있는 AI 시스템에 명령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걸하는 방법은 한가지가 아닙니다. 메신저를 사용해서 명령을 내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클로드를 사용하는 사람은 디스패치라는 걸 이용해서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걸 쓰지 않습니다. 그냥 웹앱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 웹앱은 AI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만 할 수 있는게 아니라 훨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NAS 기능이 있어서 제 컴퓨터의 파일들을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지요. 

 

중요한건 이런게 다 환경설정이라는 겁니다. 오픈클로 같은 AI 시스템을 설치하고 메신저로 연결하고 cloudflare 같은 회사에 가입하고하는 것이 다 환경설정입니다. 당연히 환경설정을 좀 더 많이 하면 더 다양한 일들을 더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환경설정을 하는 것의 기본은 강력한 단어들을 배워가는 겁니다. 

 

제가 강력한 단어들을 배워간다라던가 언어를 배운다는 식으로 AI의 학습을 말하는 이유는 그것이 온갖 세부사항을 다 공부해서 스스로 해야 했던 AI 시대 이전의 상황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메뉴얼을 공부하는 것은 말하자면 컴퓨터 언어를 공부해서 실제로 코딩을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정확한 명령들을 나열해야 하고 약간만 틀려도 안됩니다. 하지만 환경설정은 그보다 훨씬 더 넓은 시야를 가질 필요가 있고 세부사항을 알면 좋지만 그것에 너무 빠지면 오히려 제약이 옵니다. 사실 결국 실행은 AI가 하게 되는 거니까요. 날개가 있어도 날개가 있다는 걸 모르면 하늘을 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근육하나 하나의 움직임, 신경 신호 하나 하나를 계속 살피다 보면 날개짓을 하라는 마법과 같은 주문이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수 있습니다. 웹앱이 뭔지 모르면 그걸 만들어 달라고 할 수도 없지요. 

 

제가 2단계로 쓴 위의 환경설정도 그 안을 분석하면 더 세세한 단계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거기서도 다시 한번 메뉴얼식으로 접근하면 안됩니다. 예를 들어 cloudflare라는 회사에 가입하고 설정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디선가 cloudflare 라는 회사 사이트 사용법을 공부해서 그것대로 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AI를 쓰고 있는 사람이라면 AI에게 그걸 어떻게 하는가, 어떤 곳에서 하는가를 물어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순서가 이렇게 되는 겁니다. 일단 아주 쉽고 작은 것에서 시작합니다. 아마도 클로드 데스크탑같은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설치하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거기에 익숙해 지는 거죠. 그리고 나서 하나씩 하나씩 새로운 걸 거기에 더해갑니다. 그걸 위해서는 몰랐다면 새로운 단어들을 하나씩 더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픈클로드니 에르메스니 indiebizOS니 하는 단어를 알아야 뭘 설치하든 설치를 해달라고 AI에게 말할 수가 있겠죠. api로 AI 모델을 쓴다는게 무슨 말인지도 알아야 클로드 말고 다른 AI 모델을 쓰기도 할겁니다. 중국모델이 훨씬 싸고 구독이 싸니까 싸게 AI 모델을 사용하는 방법도 찾아내야 하겠죠. 말씀드린것 처럼 웹앱이 뭔지 알아야 그걸 만들 겁니다. 

 

이게 메뉴얼 학습이 아니라 환경설정인 이유는 이건 차츰 자라나는 시스템이지 어떤 완성된 고정된 시스템의 사용법을 순서대로 공부하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2 사람이 공부를 하는데 차츰 전혀 다른걸 하게 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필요가 있고, 서로 취향이 다를테니까요. 같은 일을 해내는데 환경설정이 반드시 똑같으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환경설정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저는 이것이 새로운 부분이고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조금씩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잊고 메뉴얼을 달달 외우는 익숙한 공부방법으로 돌아가서는 안됩니다. 저는 가장 위대한 AI 시스템은 컴퓨터 개발자로부터 나오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들은 컴퓨터 개발에만 전문가이지 그걸 가지고 뭘할까를 고민하는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업을 하지면 세부사항도 중요하지만 비지니스 모델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세부사항은 점점 AI가 맡아서 해줍니다. 이러니 AI가 발달할 수록 컴퓨터 개발같은 걸 전혀 모르던 사람이 대단한 걸 개발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그런 개발을 할 실력이 없었는데 AI가 도와주니까요. 가야할 곳을 알고 있는 사람이 길을 빨리 찾는 법입니다. 작은 것에서 시작하고 자기가 성장하고 싶은 방향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자면 탐색이 필요하겠죠. 그게 AI를 공부하는 제대로된 방법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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