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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전주 생활81

베란다의 빠른 변화 지금 바깥에는 비가 내린다. 장마의 시작이라고 하는데 요즘에는 장마다운 장마는 없으니 어쩔지 모르겠다. 근간에는 비가 별로 없었기에 베란다에 내리는 빗소리가 상쾌하게 들린다. 한달전쯤 그러니까 정확히는 6월 1일의 일이다. 베란다에 채소를 심은 화분을 사진으로 찍은 적이 있.. 2015. 6. 25.
임실 요강바위에 다녀오면서 비춤이라는 분이 얼마전에 전주에 다녀가셨다. 차 한잔하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 대화중에 임실 근처에 요강바위라는 곳이 있다는 말이 나왔다. 실제 주소상으로는 요강바위는 임실이 아니라 순창에 있다. 거기라면 내가 사는 전주에서 매우 가깝다. 그래서 섬진강변의 요.. 2015. 6. 18.
익산 오일장, 미래와 과거의 갈림길 15.5.3 우리집에서 차로 30분정도면 가는 거리에 익산 북부시장이 있다. 거기서 오일장이 열린다기에 장을 보러 다녀왔다. 익산오일장은 4와 9로 끝나는 날에 열리는 오일장으로 오일장으로는 전국에서 그 규모가 2번째라고 한다. 우리는 수박을 사고 즉석 오뎅을 사고 쪽파며 양파를 샀다. 아내는 물건이 동네의 대형마트에서보다 싸고 좋다고 한다. 자기밭에서 따온듯한 상추를 쌓아놓고는 지나가는 손님도 부르지 못하고 조용히 앉아있는 할머니에게 상추 천원어치를 샀더니 아마추어 장사꾼인 할머니가 상추를 그만 너무 많이 주시고 만다. 모종을 파는 곳도 많았는데 베란다 화분에 심을 오이 모종값을 물었더니 물건이 이젠 별로 싱싱하지 않다며 그냥 공짜로 준다. 재래시장은 이런 곳이다. 재래시장이란 우리의 과거이자 동시에 .. 2015. 5. 30.
구이 저수지 가는 길 만경강가에 다녀오고 나니 그 반대로 가는 구이저수지 가는 길이 궁금해졌다. 길이란 쭉 뻣어 있으면 달리고 싶다. 지평선까지 뻣어있는 길을 보면 저기까지 가보고 싶다. 구이 저수지로 가는 길은 그런 길이었다.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인적은 드물어지고 논밭이 나온다. 아니어쩌면 .. 2015. 5. 28.
희망이 없는 교실 미국에 살다가 일본으로 이사갔을 때의 일이다. 처음으로 학교 운동회가 있어서 일본 초등학교에 갔을 때 우리는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참 미국과 일본은 다르구나 하고 느꼈던 것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화의 일본이라는 글을 참조하라). 그런 일본에 산 것이 10년이니 한국에 올 때 우리.. 2015. 5. 27.
전주천변의 자전거도로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그리고 물이란 오랜 시간에 걸쳐 그 물길 주변을 완만한 경사로 바꾸어 다듬는다. 그래서 물이 흘러가는 것을 따라가면 우리는 더 큰 물을 만나는 여행을 느긋하게 할 수 있다. 삼천변과 전주천변에는 자전거 도로가 잘 닦여져 있다. 나는 최근에 자.. 2015. 5. 26.
전주에서 자전거 타기 아침에는 자전거를 탔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건강을 위해서 가끔 타시라고 자전거를 사드린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 자전거를 잘 못타셨다. 암수술이후에는 몸의 평형감각이 많이 떨어져서 자전거를 타시면 자꾸 넘어지셨다. 한때는 누구보다 건강하고 수영도 잘하셨다.. 2015. 5. 22.
전주와 와코시의 자동차. 15.5.14 나는 전주에 살기 전에는 일본 사이타마의 와코시에 살았다. 그렇기 때문에 와코시 사람들이 모르는 전주에 대해 느끼게 되기도 하지만 전주사람이 모르는 와코시에 대해 혹은 한국 사람이 모르는 일본에 대해 새삼 느끼게 되기도 한다. 그 중에 큰 것이 자동차다. 일본은 자동차에 대한 규제와 요구사항이 한국에 비해 훨씬 엄격하다. 그러면서 자동차 가격은 오히려 한국보다 싸다. 즉 자동차를 사기는 쉽지만 그것을 유지하는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는 나라다. 일본에서는 자동차를 2년마다 검사해야 하는데 그 검사비가 거의 백만원이 든다. 더 적게 들수도 있지만 부품이 낡아서 교체해야하면 물론 더 들 수도 있다. 때문에 중고차 가게에 가면 자동차에 차검이 앞으로 얼마남았다라고 꼭 써 있다. 자동차는 겉으로 보기.. 2015. 5. 14.
사람이 도시의 자산이다. 15.5.5 오늘은 어린이날로 휴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족과 함께 어벤져스를 극장에 가서 보고 왔습니다. 어벤저스는 서울의 모습이 나온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한 영화였는데 저는 생각보다 서울장면이 아주 길게 나온다는 사실에 우선 놀랐고 둘째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본 관객에게 서울에 대한 인상을 거의 남기지 못할 거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 이유는 아무리 길다고 해도 액션 장면에서 배경으로 나오는 도시의 모습은 그야말로 거의 아무런 인상도 남기지 않기 쉽기 때문입니다. 옛날이건 오늘이건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입니다. 그래서 어떤 장소가 기억에 남고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는 인간과의 연관성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사람이 도시의 자산이고 인간의 향기가 도시의 재산인 시대인 것입니다. 교통체.. 2015. 5. 5.
전주 능안마을의 모습 (삼천 마실길) 전주대학교 교정을 따라 걷다가 고개를 넘어가면 갑자기 주변 풍경이 바뀐다. 전주대학교 교정도 아름답지만 그곳은 더욱 아름다워서 얼마전에 복숭아 꽃이 피어있을 때에는 마치 무릉도원에 온듯한 느낌이었다. 유명한 스위스 휴양지의 전원풍경 못지 않다. 전주 신시가지도 개발되기.. 2015. 4. 22.
전주 한옥마을의 바쁜 삶 전주 생활도 이제 한달이다. 하지만 나는 전주한옥마을에 가지 않았다. 그렇기는 커녕 신시가지에서 삼천이나 전주천도 건너가기 싫어했다. 그 이유는 다리를 건너면 삶이 빨라지고 번잡해지기 때문이다. 갑자기 인구밀도가 급증하는 것이 느껴지면서 차가 느려진다. 아이들 옷때문에 .. 2015. 3. 30.
곰소항 나들이 몇년전인가 부모님과 함께 변산반도와 곰소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때 사가지고온 곰소소금이 맘에 들었던 탓일까 아내는 곰소에 소금을 사러가자고 하곤 했다. 소금이 맛이 없어서 음식이 맛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주에서 곰소항까지는 차로 1시간 정도밖에는 걸리지 않는다. 거.. 2015. 3. 23.
일상 만들기 15.3.23 외국에서 돌아오고 정착에 시간을 들이는 동안은 여러가지 일로 바쁘며 또 모든 것이 새롭기 마련이다. 따라서 뭘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일들을 진행하기는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너무 빨리 변하고 분명 다음달에는 이런 일을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건 마치 홍수처럼 나를 덮쳐서는 나를 이리저리 밀어대고 이따금 기진맥진하게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마치 홍수가 끝나고 물줄기가 약해지듯이 변해간다. 그래서 작고 큰 것들이 고정되고 나는 이런 저런 것들을 앞으로도 오랜동안 반복하게 될 것들의 후보로 생각하면서 시도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이사나 생활의 터전을 옮기는 큰 의미중의 하나는 이렇게 일상을 파괴하고 재구축하면서 좀 더 괜찮은 일상을 다시 만들 수 있.. 2015. 3. 23.
애기애타 뮤지컬 더 원 그리고 그 의미 15.3.8 전주 덕진동에는 청소년 문화의 집이란 곳이 있다. 여기서 주관하는 행사에는 청소년 희망프로젝트 애기애타 뮤지컬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학교폭력의 희생자가 되었던 학생들을 모아다가 뮤지컬 연습을 시키고 그것을 공연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학생들을 폭력에서 부터 치유되도록 한다는 것이 이 행사의 취지다. 아이들은 부모들을 세상과 이어지게 한다. 어제는 그런 것을 새삼 다시 느끼는 날이었다. 고등학생인 딸아이가 갑자기 학교에서 어떤 무료공연에 가라고 권했다는 말을 하는 것에서 일은 시작 되었다. 마침 수원에서 온 어머니가 우리 가족을 방문하고 있는 중이기도 해서 나는 온가족과 함께 그 공연을 보러 갔다. 그 공연이 뭔지도 잘 모르는 가운데 관람은 가벼운 마음으로 결정되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2015. 3. 8.
전주의 친절, 한국의 친절 15.3.6 어느 나라나 가서 해야 하는 몇가지 기본적인 일이 있다. 통장계좌를 개설하거나 아이들을 학교에 넣는 일이다. 가재도구를 구해야 하는 일이 있고 여러가지 가지 서류를 떼거나 등록하기 위해 관공서를 드나드는 일이 있다. 그것이 그 나라에 대한 첫번째 인상이 되기 마련이다. 한국에서도 나는 마찬가지를 겪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친절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스라엘이나 미국 그리고 일본에서의 친절과 한국에서의 친절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내가 한국을 떠나던 16년전의 한국과 지금의 한국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한국에서 자동차를 등록하고 도서관에 가서 회원증을 만들고 은행 계좌를 개설하면서 내가 거듭 생각하게 된 것은 친절에는 두개의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들을 시스템적인.. 2015. 3. 6.
송연 가맥과 전주옥 2015.3.4 전주의 생활은 아직도 안정이 되려면 멀었다. 이삿짐도 오지 않았고 가구도 가전도 오지 않아 여전히 최소한의 살림으로 캠핑하듯이 살고 있다. 그래도 아주 급한 불은 끈 셈이라 최근에는 좀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집 근처의 몇군데 가게를 들려보고 구경도 해 볼 수가 있었다. 그렇게 해서 가게 된 곳들이 송연가맥과 전주옥이다. 송연가맥은 우리 집에서 불과 몇백미터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나는 가맥집이란 곳을 처음 가봤다. 가맥집에는 생맥주는 없고 냉장고에 맥주가 채워져 있을 뿐이며 익숙해 지면 그냥 냉장고에서 자기가 맥주를 가져다 먹는 식인가 보다 가져온 맥주도 안마시면 돈 안내도 된단다. 오랜만에 먹는 맥주여서인지 그날따라 차가운 병맥주가 유달리 맛이 좋았다. 가격은 병당 3천원. 기본안주로는.. 2015.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