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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 에세이들86

연작 에세이 3 : 상식의 원천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 내가 고등학교 시절의 일이다. 나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서울이기는 하지만 서로 떨어진 곳에서 다녔다. 그런데 두 학교가 서로 아주 달랐다. 중학교의 아이들은 짓꿏은 정도를 넘어 거의 범죄자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루도 교실에서 주먹싸움이 벌어지지 않는 일이 없었고 싸우면 아주 심각해서 피가 튀기는 흉흉한 분위기였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몽둥이로 두들겼다. 아이들은 수업 시간에 포커를 하고 음란물을 돌려봤으며 여자선생님의 치마속을 들여다봤다. 주먹이건 공부건 지식이건 운동이건 뭔가 잘난 놈들은 노골적으로 잘난척하면서 살았지만 머리가 좀 떨어지거나 담이 약한 녀석들, 특기나 친구가 없는 녀석들은 비참하게 놀림감이 되고는 했다. 세상은 본래 이런 줄 알았던 나는 고등학교에 올라가.. 2009. 11. 20.
연작 에세이 2 : 중간이 가장 나쁠 수 있다. 우리는 많은 경우 선택의 상황에서 그저 우왕좌왕하고 우리가 어느 쪽이든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을 외면하고 만다. 실제로는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고 흔들리는대로 왔다갔다 하면서 선택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착각하기 조차한다. 우리는 가장 안전한 중간 길을 택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남의 답은 결국 남의 답일 뿐이다. 특히 상황에 따라 이렇게 저렇게 여러가지 남의 답을 짜맞춘 답, 짜맞춰져서 흉내낸 인생은 답이 될 수 없다. 우리는 무엇보다 나를 지킨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제대로 선택을 할 수가 없다. 한국의 서점에서 발견하는 생활의 분열 우리 사회가 가진 분열증의 하나는 서점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서점에 가면 출세와 성공을 위한 책들이 잔뜩 쌓여 있다. 10억.. 2009. 11. 19.
연작 에세이 1 : 엉터리 일반화의 오류 버틀란트 러셀은 에서 사람들이 철학을 하는 개인적 이유는 우리가 얼마나 적게 아는지를 잊어버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학은 우리에게 지식을 주지만 과학이 답을 줄 수 있는 문제는 세상에 너무나 적고 우리가 우리가 얼마나 적게 아는가를 잊어버리면 아주 중요한 것들에 대해 둔감해진다. 반면에 신학은 우리가 무지한 순간에 교조적인 답을 주기 때문에 세상에 대해 건방진 태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버틀란트 러셀에 따르면 철학이 할수 있는 주된 일은 확신을 가질 수 없는 가운데에서도 망설이다가 행동하지 못하는 일이 없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일이다. 우리가 모르는 것을 우리가 아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엉터리 일반화이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뭔가로 성공.. 2009. 11. 19.
인간과 기계 : 꿈과 현실, 정신분열증의 연구 2009.10.28 꿈과 환각 우리는 모두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세계는 단 하나이며 그걸 모두가 보고 듣고 인지하는데 단지 가끔 우리가 착각을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이런 착각은 수시로 일어나는데 너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아주 익숙해져 있는 환상이 있다. 그게 바로 꿈이다. 우리는 꿈에서 별별 희안한 일들을 경험하고 과거에 실제로 있었던 일을 다시 경험하지만 깨어나고 나서 그것을 현실과 구분 못하고 충격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꿈만 환상이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가 인지하는 모든 것이 환상이다. 우리는 사물을 볼 때 빛이 정보를 가지고 우리 눈에 들어오면 우리는 우리 눈에 들어온 그 정보대로 사물을 보게된다고 종종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그보다는 우리의 마음속에.. 2009. 10. 28.
인간과 기계 : 전자두뇌, 싱귤라리티 그리고 공각기동대 2009.9.30 공각기동대는 1995년에 나온 애니메이션으로 그 철학적 내용으로 인해 여러 사람에게 환영받았으며 국내에서도 이진경과 고병권등 여러 철학전공자가 그 철학적 의미를 논한 글을 쓴 적이 있다. 인간이 고도로 발달된 기술문명사회에서 기술과 융합되어지고 그로 인해 인간성을 잃어간다는 스토리는 공각기동대가 처음 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단지 공각기동대가 비교적 처음 내세운 메세지라는 것은 인간성의 상실을 슬퍼하는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인간성이라는게 정의할 수 없지 않는가하고 질문한다라는 점이었다. 즉 코페르니쿠스가 지구는 세계의 중심이 아니라고 말하고 다윈이 인간이 동물에서 진화했다고 말하듯이 인간성이라는게 그리 특이할 것이 없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비약을 제시한 것이다. 이런 점이 철학자들의 구.. 2009. 9. 30.
인간과 기계 : 인간 개조 2009.9.25 인간을 개조한다고 하는 것이 인간이 인간이상의 힘을 내기위한것이라고 하면 인류발명의 대부분은 사실 인간개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자동차가 있어서 빨리 달릴 수 있고 비행기가 있어서 날아다니며 카메라가 있어서 인간이 볼 수 없는 곳까지 본다. 컴퓨터가 방대한 지식을 분석하고 배달해주며 에어컨이 신체의 온도조절능력을 대신한다. 이제 시대가 발전하여 뇌파로 움직이는 조정장치가 나오고 기계팔이나 입는 로봇이 나오고 있지만 실은 그렇게 보면 그런 종류의 인간개조란 항상 행해져온 것이다. 하지만 인간개조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런 기계팔 기계다리같은 종류의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행해지는 것이 있으면서도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것이 있으니 이것은 정신의 개조다. 헉슬리의 멋진신세계나 오웰의 198.. 2009. 9.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