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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 에세이들86

미래상상 2. 새로운 정보 빅뱅 시대와 나침판 어린 시절에 만화방에서 군것질을 하면서 만화를 보고 있노라면 마냥 행복해서 그냥 이렇게 영원히 살았으면 싶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은 우선 돈이 없기 때문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바뀌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만화의 세계는 나를 오래 머무르게 할만큼 충분히 넓지가 않았습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재미있는 만화 다보고 나니 이젠 만화의 세계도 한계가 느껴지더라는 것이죠. 저는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적어도 인터넷 시대 이후 세상이 바뀌어 가면서 바로 이 부분이 극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중대한 결과와 함께 말이죠. 오늘은 그 의미와 결과에 대해 정리해 볼까 합니다. 전문가의 세계, 매니아의 세계 저는 만화의 예를 들면서 그 세계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2014. 8. 14.
미래상상 1. 인터넷 매체는 무엇을 전달해야 하는가. 매체란 수단이므로 그걸로 뭘 하는가는 소유자 마음이다. 그러나 나는 시대적인 변화라는 측면에서 혹은 인터넷 매체가 따로 존재해야 하는 의미라는 차원에서 과연 인터넷 매체는 무엇을 전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때 우리는 더 크게 우리의 행동이 속하는 문맥을 보기 위해 우리의 질문에서 조금 더 물러서야 한다. 우리가 그 중간에 있는 혁명 서구에서 금속활자가 나오고 책이 보편화되기 시작한 시대를 되돌아 보자. 여기서 우리는 출판이 보편화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읽고 쓰게 되면서 지식이 폭증하는 현상을 주목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서구에서 기록과 지식을 독점하던 성직자조직은 이런 시대에 점차로 무능해졌다. 그 이전에는 성경조차 보편화되지 않아서 읽고 쓸 수 있는 성직자가 이.. 2014. 8. 11.
경호에게 : 과학과 나 2012.12.18 과학과 나 경호에게 자. 여기까지 읽느라 수고 많았다. 하지만 재미도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마침내 처음에 이야기한 원자의 이야기와 몇가지 이야기를 하고 이 짧은 과학 이야기를 마칠까 한다. 물론 이걸로 과학을 많이 배운 건 아니지. 과학이라는 큰 건물의 모양을 멀리서 약간 봤달까. 어느 방에 들어가면 뭐가 있는지는 이제 앞으로 배워야 할 것이다. 우선 우리가 이제까지 이야기한 것들을 다시 한번 보자. 우리는 근사라는게 뭔지 그게 왜 필요한지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나서 개념이라는게 근사를 위해 필요하다고 했지. 그런데 단순히 개념을 많이 만들면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우리는 법칙을 찾았다고 했다. 그리고 법칙을 찾는 것은 바로 정확히 자세히 보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했지. 바로 티코 브.. 2012. 12. 18.
경호에게 : 과학과 법칙 2012.12.14 과학과 법칙 경호에게 이제까지 과학에 있어서 근사가 뭔지, 개념이 뭔지 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러다보니 단지 여러가지 개념 혹은 여러가지 이름들을 만들고 그것들을 단순히 이리저리 합치는 것만으로는 우리가 많은 것을 알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했지. 공통점을 찾고, 규칙을 찾고, 법칙을 찾아서 더 작은 수의 개념들만으로 더 많은 것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생각하고 생각해서 규칙을 찾고 그래서 더 간단하게 더 정확하게 많은 것을 알려고 하는 것, 그게 바로 공부하는 것이고 그게 바로 과학이다. 과학은 기본적으로 세상에 대한 것이고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은 법칙을 찾는 것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사람의 이름이나 역사는 과학에서 중요하지 않다. 아버지는 .. 2012. 12. 14.
경호에게 : 과학과 개념 2012.12.10 과학과 개념 개념이란 무엇인가 저번에는 근사라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번에는 개념이라고 하는 것 (영어로는 컨셉이라고 하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간단히 말하면 개념이란 근사를 하는 한가지 방법이다. 근사를 이야기한 후에 개념을 이야기하는 이유지. 개념이 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 우선 아버지가 그린 아래의 그림을 보자. 이 그림은 눈사람은 눈과 머리와 몸으로 이뤄져 있다는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가 뭘 설명을 한다거나 이해를 한다고 하는 것은 대부분 이렇게 작은 것들이 모여서 어떻게 그것들보다 더 큰 것을 만들어 내는가에 대한 것이다. 예를 들어 동물이라고 하는 것은 고양이도 있고 개도 있고 양도 있고 사람도 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지. 네가 학교에 가거나 책을 구해.. 2012. 12. 10.
경호에게 : 과학과 근사 2012.12.7 경호에게 경호야. 오늘은 아버지가 너와 함께 과학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원자로 이뤄져있다. 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지. 이것은 아버지가 너에게 전에 여러번 이야기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널리 알려진 이야기니까 너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언뜻 들으면 그렇게 복잡한 이야기는 아니지. 레고 블럭으로 크게 만든 집이 있다고 하자. 세상의 모든 것들이 원자로 되어 있다는 말은 레고 블럭으로 만든 집이 작은 레고블럭으로 이뤄져 있다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눈사람은 눈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지. 하지만 이 세상의 어떤 말들은 곰곰히 생각해 보면 아주 깊은 뜻이 있다. 예를 들어 뜨거운 돌.. 2012. 12. 7.
경호에게 : 하고 싶은 것과 해야만 하는 것 2012.11.29 경호에게 경호야. 아버지가 너에게 항상 이런 저런 말을 하기는 하지만 말로 하는 것과 글로 하는 것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오늘은 너에게 해줄 말을 글로 적어 보기로 했다. 특별하고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너를 혼내주려는 것도 아니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겉으로 어떻게 보이던 너를 걱정하는 마음이 크단다. 네가 여러모로 힘들어 하는 것도 알고 있다. 사실 아버지를 포함해서 누구나 살아가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항상 걱정할 일, 어려운 일, 하기 싫은 일이 있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적어도 남이 하는 것만큼은 노력하는 것같은데도 나보다 훨씬 쉽게 살아가는 것 같은 사람들, 나보다 재미있게 사는 것 같은 친구들을 보게 된다. 그런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아버지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러니까 더.. 2012. 11. 29.
문명의 썰물과 밀물 4 : 그리스와 로마의 차이 2010.7.8 문명의 썰물과 밀물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면서 내 가슴속에서 맴돌았던 이야기는 그리스에서 로마로 그리고 중세를 거치는 유럽의 역사였다. 과거의 역사 이야기에서 미래를 추론하는 것은 사실 과학의 영역은 아니다. 즉 제 아무리 비슷하게 들리는 그럴듯한 이야기라도 그것이 미래에 대한 논리적 증명일 수는 없으며 특히 사회변화같이 여러가지 요소가 관여된 경우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이같은 주제에 대한 논의는 논증이라기보다는 직관이나 느낌에 대한 기술이 되며 특히 이 글들은 그렇다. 나는 로마와 그리스에 대해 간단한 언급을 하고 이 시리즈를 끝내고 싶은데 그렇게 될런지는 모르겠다. 왜냐면 애초에 이걸 쓸 때는 글하나를 쓰겠다고 했는데 자꾸 쓰게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의 글을 안읽고 바로 이걸 읽는 .. 2010. 7. 8.
문명의 썰물과 밀물3 : 사회적 현실. 2010.6.30 앞의 두개의 글에서 나는 무슨 말을 했는가. 우선 과학기술의 발전이 투자대비 효과가 떨어져 가는 것 같다라는 말을 했다. 두번째 글에서 내가 한 것은 과학기술을 두 개로 나눈 것이다. 그 두개중 하나는 홀로 존재하는 기술이고 또하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다. 홀로 존재하는 기술은 핵발전소나 우주선처럼 원리적으로 말해서 단 한명의 인간이 존재한다고 할 때 그 인간의 능력을 증대시켜주는 기술이다. 이에 반해서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다수의 사람들, 적어도 두사람이 존재해야 의미를 가진다. 난 홀로 존재하는기술의 발전은 느려지고 있으며 커뮤니케이션 기술만 그 효과가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같은 분류는 많은 곳에서 애매함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기술들, 발명들은 양쪽의 성질을 모두 가지기도 .. 2010. 6. 30.
문명의 썰물과 밀물 2 : 신기술이 아닌 신기술 2010.6.25 앞에서 말했듯이 오늘날 현대과학기술의 발전은 투자대비 효과라는 측면에서 점점 효율이 떨어져 가고 있다. 반면에 윤리적, 가치적 능력 혹은 문화적 능력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이 앞으로 어떻게 되어 갈 것인가에 대한 전망을 단순히 그것이 멈출 것이다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사실 우리는 매일같이 새로운 기계나 기술의 발전에 대한 장미빛전망과 그 성취에 감탄하면서 살고 있지 않은가. 20세기 후반에 와서 세상을 크게 바꾼게 뭘까를 생각해 보자. 그건 핸드폰, 인터넷, 이런 것이다. 요즘은 스마트폰과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가 세상을 바꾼다. 이런 것들은 모두 눈부신 기술발전의 결과가 아닐까? 그런데 이런 기술들은 특징이 있다. 그것은 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것이라.. 2010. 6. 25.
문명의 썰물과 밀물 1 2010.6.24 내 글은 전부가 아니면 대부분 나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정리하고 반이상 스스로 즐기려는 목적에서 씌여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글들은 특히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나로서는 일종의 몽상을 쓰려는 것인데 모든 좋은 생각은 한 때는 전부 몽상이었다는 점에서 이것은 내가 가진 가장 중요한 생각일 수도 있다. 인류문명의 역사를 보면 인간은 내적 그리고 외적 발전에 있어서 썰물과 밀물이 바뀌듯 바뀌는 때가 있는 것같다. 그것에는 커다란 밀물과 썰물이 있고 다시 그 안에는 작은 밀물과 썰물이 있는 식으로 구성되는데. 불교주도의 국가가 유교주도의 국가로 전환되는 것이나 서양에서 중세 기독교 시대가 끝나고 근대철학이 흥하게 되는 것은 이런 크고 작은 밀물과 썰물의 예들이다. 외적인 발전을 .. 2010. 6. 24.
나의 철학적 자서전 6 (마지막) 6. 자유의 길 나는 두개의 자유에 대한 깨달음을 가진 후 내가 스스로 많이 자유로워졌으며 많은 인생의 짐을 벗어던지게 되었다고 믿는다. 그것은 내가 도대체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하는 것에 대한 답을 찾아헤메는 것에 대한 것이며 그것은 또한 내가 대학 초년병 시절에 도서관.. 2010. 5. 6.
나의 철학적 자서전 5 5. 사회적 자아. 앞의 글에서 내가 부모가 되면서 정체성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정확히 말하면 전체적 이야기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생각된다. 나는 학위를 받고 이스라엘로 떠난 이후 지난 11년동안 이스라엘, 미국, 일본 세개의 나라에서 살았다. 그.. 2010. 5. 5.
나의 철학적 자서전 4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앞의 글에서도 잠깐 말했지만 석사 1년차때 나는 어떤 문제를 풀기위해 아주 길고 긴 계산을 해야 했던 적이 있었다. 그계산은 종종 요약이 50페이지가 넘는 것이었으며 적어도 당시의 나에게는 매우 복잡했기 때문에 나는 그 계산을 7-8번이나 반복하면서 혹시 틀린 .. 2010. 5. 3.
나의 철학적 자서전 3 부조리하고 아름다운 세상 모두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사람에게 20대라는 것은 욕망과 좌절과 희망의 시간일 것이다. 이제 고등학생의 신분에서 벗어나 사회적으로 어른으로 행세하지만 넓은 세상도, 자기 자신도 잘 모르는데 어린 학생으로서의 제약은 대부분 사라지고 세상과 만나게 된.. 2010. 4. 30.
나의 철학적 자서전 2 고등학교 : 문화적 충격 내 고등학교 시절에 대해서는 난 할말이 거의 없다. 중학교때 나는 반에서 10등정도를 하던 학생이었는데 그정도 성적으로는 좋은 대학에는 입학할 성적이되지 않았다. 나는 물리학을 전공하기로 일찌감치 결정했는데 당시에는 물리학이 이공계계열에서 가장 인.. 2010.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