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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 에세이들86

2. 인간의 크기 2 마을만들기에 대한 검토를 해보면 우리는 우리가 과학기술 발전의 논리에 대한 비판에서 말했던 것과 매우 유사한 어떤 것을 발견한다. 몇몇 사람들은 점점 더 대규모화되어가는 어떤 토목공사같은 것을 하는 것을 진취적인 행위라고 단언한다. 있는 집들을 싹 밀어버리고 새 집을 짓는 재건축이 바로 개발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이런 투자에는 실패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계속 해서 투자하다보면 큰 이익이 나서 이제까지의 모든 실패를 다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과거에는 사실이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꼭해야하고 성공하면 많은 도움이 될 투자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투자의 규모는 점점 커지기만 하고 있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국가의 재정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이제 어떤 공사가 벌어지면 그 공사가 유사이래 최.. 2016. 2. 1.
2. 인간의 크기 1 2. 인간의 크기 ‘서쪽으로 탈출하기’의 한 예를 생각 해보자. 마을 만들기 사업이란 것이 지금 한국에서는 열풍적으로 퍼지고 있다. 수도인 서울시에서는 시장의 적극적 추천하에 일이 진행되고 있고, 뿐만 아니라 제주, 대전, 수원, 경기도등 여러 곳에서 마을 만들기 사업이 자생적으로 또는 관의 주도하에 이뤄지고 있다. 다만 이 마을 만들기 사업을 잠깐만 둘러봐도 알수 있듯이 사람들마다 이것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다르고,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여러가지 변화들에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새마을 운동의 부활이냐면서 비아냥 거리기도 하고, 벽화를 조성하고 텃밭을 만드는 것이 곧 마을 만들기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너무 외형적인 것만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을 만들기란게 뭘까. 수원시 마을만.. 2016. 2. 1.
1. 불안의 시대 우리 시대의 새로운 생각 1. 불안의 시대 지금 당신은 불안한가?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하다. 그 불안의 내용은 서로 다를지 모르지만 당신이 불안하듯이 나도 불안하다. 불안이란 기본적으로는 인간의 본성에서 나오는 결과이기는 하지만 거기에 더하여 요즘 시대 자체가 불안하기 때문에 현대의 사람들은 더욱 불안해 하면서 살기 쉽다. 우선 우리가 불안한 이유중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것을 먼저 생각해 보자. 앞에서도 말했듯이 그것은 인간의 본성때문이다. 인간은 호기심을 가지고 매사에 이유를 알고 싶어한다. 이유만 충분하다면 사람은 자기 목숨을 던져 버리는 일이나 극한의 고통을 참아내는 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유를 모를 때 때로는 새치기를 당했다던가 누군가가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정도의 사.. 2016. 1. 29.
0. 우리 시대의 새로운 생각 우리 시대의 새로운 생각 0. 우리 시대의 새로운 생각 사람으로 채워진 거대한 방을 상상해 보자. 동쪽 벽에서 쾅하고 커다란 폭발이 일어난다면 동쪽을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움찔하면서 서쪽으로 움직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모두 합의하여 동쪽 벽을 쳐다보기라는 운동을 시작하거나 서쪽으로 탈출하기 같은 운동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하나의 생각이 지배하는 시대가 끝나고 또 하나의 새로운 생각이 대중화되는 시대에 속한다. 사실 그 생각의 시작은 20세기에 있었지만 이제 그 것이 퍼지는 일이 본격화하려고 한다. 쾅하고 터지는 폭발이란 옛 생각, 옛 시스템이 비효율과 불합리를 보이면서 무너지는 현상이다. 그에 따라 사람들은 교육에서 경제에서 환경에서 학문의 .. 2016. 1. 29.
문명의 밀물과 썰물을 읽고 2016.1.14 몇일전에는 문명의 밀물과 썰물이라는 제목으로 내가 2010년에 몇편의 글을 썼던 것을 다시 읽어보았다. 이 글들을 다 읽고 나자 약간의 여운이 남아 그것을 써보기로 한다. 얼마전에 읽은 뉴욕타임즈의 사설에서 폴 크루그먼은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전 특히 에너지와 우주선에 대한 기술적 발전에 경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1970년대 이래 지금까지의 시대를 기술적 실망의 시대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그에 따르면 물론 과학기술은 그 기간에도 많이 발전했지만 그 이전의 시대와 비교하면 과학기술의 발전속력은 훨씬 느렸다는 것이다. 사실 20세기 중반사람들이 꿈꾼 21세기는 지금 우리가 사는 이런 평범한 세계가 아니었다. 우주여행이 보편화되고 로봇이 세계는 물론 우주공간을 누비는 그런 세계였던 것이다... 2016. 1. 14.
공동체를 꿈꾸며 3 : 보람에 대하여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쓴 슈마허는 경제학을 위해서는 먼저 메타경제학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점은 모든 종류의 생각이나 학문에도 마찬가지이다. 물리학에는 메타물리학이 필요하고 공동체에 대한 생각에는 이런 생각에 대한 메타적 생각이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 2016. 1. 4.
공동체를 꿈꾸며 2 : 솔직함 솔직함에 대하여 솔직하다는 것은 쉽지는 않아도 단순한 것으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 완전한 솔직함이란 완전한 자유처럼 도달할 수 없는 목표다. 우리는 종종 침묵함으로써 가장 큰 거짓말을 하고 뭔가를 말함으로써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실질적으로 거짓말을 하게 되.. 2015. 12. 18.
공동체를 꿈꾸며 1 : 자유 소방관이 된 철학자를 쓴 프랭크 맥클러스키는 좋은 사람들속에서 서로 신뢰하면서 지금이 행복하다는 것을 알고 살아가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공동체를 원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다. 다시말해 인간이 하게 되는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 공동체를 만들고 참여하고 키우는 일이다. 또한 공동체를 만든다는 것은 자아를 실현하는 것,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한한 우리는 결국 혼자 존재할 수 없으며 어떤 환경속에서 자아를 찾을 수 밖에 없다. 인간은 공동체 안에서 태어나고 성장하고 살아간다. 이렇다고 할 때 자아와 환경사이에 명확한 선은 있을 수 없으므로 우리가 어떤 공동체를 만들고 어떤 공동체에 참여할 것인가는 자아를 실현하는데 있어서 핵심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될 수.. 2015. 12. 15.
망의 시대 6. 망속의 삶 망속의 삶 우리가 가진 가장 기본적인 질문은 나는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우리가 지금 여기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 것인가보다 더 급한 질문은 없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라는 것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의 하나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진정으로 아무 행동도 선택하지 않고 매순간을 보낼 수는 없다. 즉 매순간 우리는 행동하고 있다. 행동해야 하는데 뭘 해야 하는가를 모르는 것보다 답답한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질문에 비한다면 다른 질문들 예를 들어 나는 누구인가라던가 돈은 어디서 버는가, 인간은 어떻게 진화해서 현재의 인간이 되었나, 민주주의의 미래는 무엇인가 같은 질문들은 덜 급하고 2차적인 중요성을 가진다. 그것은 설사 그런 질문들에 대해 답이 없어도 우리는 행동해야 하기 때.. 2015. 6. 16.
망의 시대 5. 망과 가치의 생산 망과 가치의 생산 오늘날은 망의 시대라던가 망은 질문에 대해 답을 찾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것은 조금 다르게도 표현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망은 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라는 말이다. 이 말이 무슨 뜻인가를 분명히 하기 위해 우리는 이제까지 망에 대해 말할 때 지속적으로 그래왔듯이 종교와 과학의 시대에 있어서의 가치의 생산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다시 망으로 돌아오는 방법을 택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종교의 시대를 보자. 이 시대에 가치란 창조되지 않는다. 신은 이 세상을 미래를 보는 예지력을 포함한 무한한 능력으로 창조했고 따라서 이 세상은 모두 신의 것이며 신이 정해준 만큼의 가치를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고 가질 것이다. 가치는 기본적으로 생산되고 늘지 않는다. 사냥이나 농사를 통해 만들어.. 2015. 6. 10.
망의 시대 4. 과학이 주는 답, 망이 주는 답 종교인과 지식인 그리고 망의 인간은 어떻게 생각과 사는 법이 다른가. 이 방식들은 서로 완전히 다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강조하는 부분이 다를 뿐 서로가 서로를 완전히 배척하고 분명히 어딘가에서 선을 그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종교는 신이 주는 영감속에 답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지식 혹은 과학은 관찰의 결과속에서 답을 찾으려고 한다. 그리고 망이 답을 주는 방식은 보다 더 열린 마음으로 데이터를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통계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단순히 통계적이라는 말이 전부인 것은 아니다. 간단히 한가지를 언급하고 지나가자면 확률통계분야에서 빈도주의자의 접근이라고 불리는 것은 지식과 과학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고 베이지안이라고 불리는 것은 망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베이지안 방식에서는.. 2015. 5. 8.
망의 시대 3. 낡은 오만과 새로운 민주화의 시대 우리는 우리가 뭘 모르는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가 빠져 있는 우물안을 온 세계로 착각하고 그걸 보편화한다. 이런 보편화 중에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일어나는 것은 비교적 극복하기가 쉽다. 우리는 살면서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거나 독서와 같은 간접적 방법을 통해서 다른 세상을 경험한다. 그리고 자신의 일이 특수한 일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보편화는 여러 차원에서 일어나는데 그 중에는 국가적 차원에서 일어나는 보편화도 있고 심지어 문명과 시대적 차원에서 일어나는 것도 있다. 이런 것은 알아보기 어렵고 우리는 이때문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오만해 진다. 이러한 보편화는 대개 인간을 억압한다. 대부분의 운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죄지은 사람, 모자란 사람으로 만든다. 망의 시대는 이런 오만을.. 2015. 5. 2.
망의 시대 2. 망의 시대를 위한 필요조건들 지난 번 글의 결론은 시대의 변화가 인간이 신을 의지하는 시대에서 인간이 지식을 의지하는 시대로 변해왔고 그 이후 인간이 네트웍 혹은 망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시대로 변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좋은 망은 어떤 것이고 망의 시대에 맞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종교나 지식과 마찬가지로 망이란 답을 찾는 방법이다. 우리는 종교에게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지식의 체계에게 좋은 세상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질문할 수 있다. 우리가 망의 시대를 산다는 것은 우리가 망을 통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시대라는 것이다. 다가올 미래에 우리는 가족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뭘해야 하는지, 오늘은 뭘 먹어야 하냐고, 우리가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냐고 망에게 질문하게 .. 2015. 4. 24.
망의 시대 1. 21세기의 인재, 21세기의 인간 2015. 4. 19 우리집에서 가까운 곳에 전주대학교와 전주비전대학교라는 대학이 있다. 나는 아침에 그곳으로 산책을 가곤하는데 오늘도 가보니 취업관련 현수막이 걸려있고 대학이 수익활동도 벌이는것도 보인다. 21세기의인재는 어떤 것일까, 21세기의 인간은 어떤 인간인가. 사실 20세기나 그 이전에 그 답은 어느 정도 나왔다. 몇년전부터의 일이다. 나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준 비유는 서구의 중세에 교황을 정점으로 하는 기독교가 현대의 세계로 변하는 과정에 대한 것이었다. 그 비유에 따르면 어떤 의미에서 현대의 교회는 대학이다. 그리고 이 비유는 바로 대학의 몰락과 현대사회의 현실과 관련이 있다. 나는 가끔 이 이야기를 하는데 오늘은 인재나 인간이라는 측면에서 한번 정리해서 써보면 재미있을 것같이 느껴진다.. 2015. 4. 19.
미래상상 5. 지식의 권위 미국 철학자 리처드 로티는 철학과 자연의 거울에서 서구 철학의 본질은 지식의 이론이라고 말한다. 즉 서구철학이란 것이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하여 현대에까지 이어져 있다라는 주장과는 달리 인식론이 그 핵심인 서구철학은 데카르트에서 시작했고 칸트에 이르자 서구는 사상가의 역사를 재구성하여 그것이 지식의 이론을 추구한 것으로 만든다. 그런 관점속에서 즉 그렇게 정의되고 받아들여진 철학의 개념 속에서 비로소 서구의 철학은 고대 그리스부터 이어져 내려온 지식의 탐구로 바라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마야문명과 지금의 우리 문명을 단절된 것으로 생각하듯 고대의 철학적 담론과 지금의 철학적 담론은 모두 하나로 연결되지 못했을 것이다. 로티의 지적은 지식의 권위에 대한 생각을 하게 .. 2014. 11. 16.
미래상상 3. 세속화된 학문 요즘의 과학은 돈과 명예같은 세속적인 것에 관한 것이 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예외도 있겠지만 오늘날 그것이 대개 그렇다는것을 부정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오히려 과학은 항상 그래왔다는 주장에 저항하기도 힘들 정도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과학은 단순히 돈이나 명예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새로운 문화였고, 새로운 삶의 방식이었으며 어떻게 말하면 새로운 종교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과학을 만든 것은 서구다. 그리고 그 서구가 과학혁명을 일으켜 과학의 시대를 연 것은 바로 종교가 돈과 명예같은 세속적인 것을 추구할 때였다. 얼마전 이제 손바닥만한 바티칸만을 차지하고 있을 뿐인 교황이 한국에 방문하여 가난한 종교를 설파했지만 교황은 한때 유럽 대부분의 지역에 땅을 소유한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권.. 2014.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