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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생활에 대하여228

풍요가 만드는 문제 15.7.2 외국에 살다가 한국에 돌아오니 동네의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 엄청난 규모의 도서관은 아니지만 가장 가까운 도청도서관만 가도 많은 책들이 있다. 거기 말고도 시립도서관들도 그리 멀지 않다. 그런데 그렇게 몇개월을 살아보니 모순적인 것을 발견하게 된다. 책이 많아서 독서에 방해가 되는 것이다. 외국에 살면 아무래도 책이 귀하다. 내가 영어책을 읽는다고는 해도 한국어 책 읽는 속력보다 느리고 한국어 책은 귀하기 때문이다. 서점에서 보고 읽고 하다가 책을 살 수도 없으니까 인터넷에서 주문해서 받는다고는 해도 책을 살 때는 천천히 골라서 사게 된다. 한권에 몇만원이나 하는 책을 마구 샀다가 사보니 별로라고 하면 너무 아깝기 때문이다. 책이 귀하니까 좋다고 생각되는 책을 다시 읽기도 한다. .. 2015. 7. 2.
재미있게 살기 2015.3.30 나는 딸아이에게 항상 재미있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곤 한다. 예를 들어 공부를 하는 것도 재미있게 살기 위한 것이니 그것을 잊지 말아라 라고 말하는 것이다. 재미있게 산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세상을 보면 우리는 재미로 산다라던가 재미를 위해 산다라는 말을 오히려 금기시 하는 교육을 자주 받는 것같다. 학교는 어떤 미리 정해지고 고정된 것을 가르치려고 한다. 나가야 할 진도가 있고, 학사일정도 있으며 학생들이 공부해온 전통이 있다. 그리고 그 내용도 따지고 보면 종종 희생과 인내를 말하는 일이 많다. 학교와 대부분의 어른들은 학생들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런 저런 해야할 일을 말한다. 그것은 돈을 번다던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나라의 발전에 기여한다던가 정의를 실현하고 .. 2015. 3. 30.
바보와 욕망 2015.3.19 세상은 바보로 가득차 있다. 나도 바보지만 세상사람들도 그렇다. 바보가 그저 바보인 것으로 끝나면 슬프고 화나는 일이 적겠지만 바보도 욕망이 있다는 것이 문제다. 바보가 원하는 것이 있다라는 말만큼 우리를 슬프게하고 화나게 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바보는 바보니까 자기 일을 잘 못한다. 자기 일을 잘 못하는 것은 애초에 바보의 바보짓중에 별로 큰 일도 아니다. 바보의 진짜 답답함은 자기가 뭘해야 하는 지를 모르고 뭘 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일을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잘 못하는 것은 둘째치고 엉터리 같은 짓을 해서 문제를 만들어 내거나 작은 문제를 터무니 없는 큰 문제로 만든다. 그리고 그 문제에 빠져서 허우적대면서 괴로워 하는 것이다. 스스로가 그런 .. 2015. 3. 19.
진리를 찾아서 15.3.3 진리를 찾아서라는 말은 우리들이 일상에서 입에 담기에는 종종 너무 무거울 때가 있다. 여러분이 친구들 모임에서 나는 진리를 찾아서 살고 있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대개의 경우 그 모임의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 것이다. 나는 돈이나 명성이나 멋진 이성을 얻기 위해서 열심히 살고 있다라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익숙한 웃음으로 환대받을 것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른 새벽에 일어나 홀로 있을 때 그것을 입에 담아보면 진리란 여전히 우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진리가 뭔지 몰라도 우리는 진리를 찾고 싶다. 그것이 살아가는 의미를 가르쳐 주고 행복을 줄 것만 같다. 마음의 평화를 줄 것 같다. 진리를 찾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지만 대표적인 것들에는 종교적인 방식과 과학적인 방식이 있다. 종교적인 구도.. 2015. 3. 3.
행복공동체와 행복의 자신감 15.2.11 우리는 혼자서 살지 못한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무조건 우주적인 규모와 보편성으로 시야를 넓혀서 나는 이 온 우주와 함께하지 않으면 살지 못한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 나름의 어려움이 당연히 있다. 이 말도 어떤 문맥에서는 옳은 말이지만 우리는 한계를 가진 작은 존재이고 따라서 우리의 손을 뻣치고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주변의 것들에 보다 더 많이 의존하면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주만 생각하다가 밥먹는 것을 잊고 굶어 죽으면 곤란하다. 온 세상에 나 혼자밖에 없는 것처럼 외롭다면 세상을 살아갈 자신이 없는 사람도 나에게 남편이나 아내만 옆에 있다면 그럭저럭 한 세상 살아갈 자신이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사람이 진짜로 배우자만 있으면 아무 것도 필요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아니라 한.. 2015. 2. 11.
설득과 삶의 방식 15.1.24 남을 설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오늘날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설득이 바로 광고라는 것을 생각해 봐도 이것을 알 수 있다. 광고란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 어떤 상품을 사도록 설득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과학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설득작업중의 하나는 바로 연구비를 타내는 일이다. 연구비를 신청하고 타내는 작업은 그 비용을 내는 사람들에게 이 연구는 해야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설득하는 작업이다. 그 설득이 성공적이면 연구비가 나오고 그렇지가 못하면 연구비는 없어지고 나아가 아예 연구팀 자체가 없어진다. 문제는 오늘날 과학연구에서 일상 생활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것들이 소비적이고 비싼 것이 되었다는 점이다. 그냥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거나 과학연구를 하는 것이.. 2015. 1. 24.
멋지게 떨어지기 15.1.16 토이스토리에 보면 두 주인공인 우디와 버즈가 과연 버즈가 날 수 있는가에 대해 싸우는 이야기가 나온다. 버즈는 자신이 날 수 있다고 말하고 우디는 그건 나는게 아니라 그저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건 그저 멋지게 떨어지는 것이라는 것이다. 나는 나의 은퇴를 생각하면서 이 논쟁이 생각이 났다. 나의 나이는 아직 50이 되지 않았으므로 통상적으로 말해서 은퇴를 할 나이는 아니다. 그런데 나는 은퇴를 하려고 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과학잡지에 논문을 통과받으면서 사는 일이 재미가 없어서다. 오늘날 직업적으로 말했을 때 논문쓰기가 싫어졌으면 연구원으로 살아서는 안되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들처럼 하는 일을 그만두고 시민운동을 하기로 했다거나 귀농을 해서 농사를 짓는다거나.. 2015. 1. 16.
진짜로 살기. 14.11.20 돌아보면 어린 시절에 나는 진짜로 산다는게 뭘까 하는 생각을 가끔했던 것같다. 누가 그렇게 하지 않겠는가? 적어도 꿈많은 청춘은 이따금 이렇게 사는 것은 아직 진짜가 아니며 진짜로 살아가는 것이 뭔지 알고 싶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고 보면 혹시 그걸 아직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글에서 인생의 핵심을 써두기로 했다. 나는 나이가 들었다. 나는 적어도 내가 10대거나 20대였을 때보다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경험했고 또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어느새 불손하게도 나보다 훨씬 더 나이가 든 부모님에게 이따금 충고하듯이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말이란 대단한 말은 아니다. 별로 독창적이지도 않다. 그것은 이런 것이다. "인생은 .. 2014. 11. 20.
답을 너무 빨리 찾은 사람들 14.9.25 우리는 잘 살고 싶다. 좋은 사회에 살고 싶다. 걱정과 근심없이 살고 자부심을 가지고 살고 싶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할 수 없는가. 나는 이와 관련하여 같은 것을 여러번 목격하는 것 같다. 첫째로 사람들은 이 질문이 너무 자명해서 자신이 이런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를 잊었다는 것이다. 둘째로 사람들은 질문은 잊었으면서 답은 너무도 빨리 확신한다. 질문은 잊었으면서 문제는 이거라고 확신하는 식이다. 어쩌면 그들이 질문을 잊어버리는 이유는 스스로가 답을 찾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답은 정해져 있으므로 그것만 하면 되는데 그게 잘 안된다. 그게 분하고 안타깝다. 거기서 씩씩대는 것에서 뒤로 돌아갈 용기는 없다. 그것은 어느 정도 게으름과 공포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장난감이나 기계를 조립한.. 2014. 9. 25.
부러운 사람 14.8.28 페이스 북 사용자는 남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고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페이스북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요즘 남의 이야기를 앞뒤 문맥없이 많이도 보고 있다. 그러다보면 아 나는저 기사속의, 저 사진속의 누구보다 못한가 아닌가 싶어 부러워 지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나만해도 높은 지위를 얻는다던가 부자라던가 잘생겼다던가 세계적 석학으로 이름이 높다던가 멋진 자동차나 집을 가지고 있다던가 유명한 작가로서의 명예가 있다던가 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다만 일단 부러운 감정이 생기면 나는 다시 그게 뭔가를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그것을 한번 더 생각하는데 이러한 과정을 가르켜 누가 신포도의 여우처럼 그저 부러운 것에 대해 안부럽다고 변명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해도 아.. 2014. 8. 28.
지속되는 것의 아픔 14.8.5 최근 아버지가 폐암판정을 받으셨다. 그때문에 이따금씩 우울해지곤 한다. 외국에 있는 아들로서의 죄송함, 그간 더 잘해드릴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같이 계시는 어머니에 대한 걱정같은 것이 아무래도 나를 누른다. 폐암판정을 받으셨다지만 아버지가 당장 오늘이나 내일 어떻게 되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황은 매우 안좋다. 고령이시고 이미 체력이 많이 안좋으시다. 아버지는 9년전에도 다른 부위의 암수술을 한 적이 있는데 이미 그때 아버지의 체력은 크게 금이 갔다. 그러니 상황은 매우 안좋다. 수술은 고려의 대상도 아니고 항암치료의 부작용이나 잘 견뎌내실지가 의문이다. 아버지는 이미 기침이나 가슴 통증, 식욕감퇴, 감기증상등으로 고통을 많이 겪으셨다. 하지만 그런 증상은 나빠지다가도 또 조금.. 2014. 8. 5.
매춘의 이유 14.8.2 이성이 다른 이성을 좋아하는 것 특히 남성이 여성을 그것도 예쁘게 꾸민 여성을 좋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런 문장은 모든 남자를 남성이라는 단어하나로 평균내고 남자와 여자가 어떻게 만나며 무슨 일을 하는가에 대한 내용이 모두 지워져 있어서 거의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통상 우리가 생각하듯이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서 매춘이 번성하고 접대부가 돈을 벌게 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그걸 윤리라고 부르던 아니면 상식이라고 부르던 어떤 정상인에 대한 테두리가 있다. 우리는 그 테두리를 넘어서면 고통을 느끼기 때문에 그런 테두리를 넘어서면서도 안 넘어섰다고 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핑계와 환각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안된다는 식의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2014. 8. 2.
우리가 서로 싸우게 되는 이유 : 역지사지 14.7.10 역지사지란 입장을 바꿔서 문제를 생각해 본다는 것이다. 인간은 이걸 할 수 있는 놀라운 잠재력이 있다. 그래서 소설책을 보거나 드라마를 보면서 감동하고 이야기에 빠져들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능력을 항상 잘 발휘할 수 있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우리가 뭔가를 얻거나 잃으면 우리의 처지는 달라지게 되는데 그에 따라 우리의 생각은 또 바뀐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된다는 것을 자주 자주 잊어버리는 것이다. 추울 때 더울 때 생각을 못하고 아플 때 건강할 때 생각을 못하며 가난할 때 부자일 때 생각을 못한다. 역지사지의 문제는 가지는 것, 소유의 특성때문에 더욱 큰 문제가 된다. 소유란 비대칭적인 특징을 가진다. 내가 좋아하는 예는 오렌지쥬스다. 10% 오렌지 쥬스만 마시다가 100%.. 2014. 7. 10.
우리가 서로 싸우게 되는 이유 : 책임의 문제 14.7.9 살다보면 사람들과 말다툼을 하거나 그 이상도 하게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그때마다 다른 것일까 아니면 여러가지 싸움과 다툼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 세상의 여러 측면들을 다 고려하고 어느 정도 만족감을 가지고 답하려면 책 한두권을 쓰는 것도 충분치 않을 것이다. 나는 그보다는 하나의 키워드로, 그것을 붙잡고 세상을 관통해서 문제를 일순간에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키워드는 여러개가 있고 세상은 이렇게도 저렇게도 봐질 수 있다. 그렇게 할수 있는 키워드 중의 하나는 바로 책임의 문제다. 1. 일본 영화중에 피쉬스토리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를 보면 한 무명밴드가 피쉬스토리라는 음악을 녹음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이 영화는 이 노래가 어떻게 세계.. 2014. 7. 9.
만족스런 선택을 위한 한가지 원칙 2014.7.1 일전에 임대할 집을 찾아보려고 인터넷에서 물건을 보던 날이 있었습니다. 사진들을 보면서 이 집이 좋군 저 집이 좋군하고 막연히 집들을 보다가 곧 저는 몇가지 기준을 마련해서 집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즉 좀 엉성하게나마 가격과 구조와 주변환경과 인테리어 같은 여러 항목을 정해서 각각에 대해 이건 몇점 이건 몇점 하는 식으로 집을 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어떤 집의 일부 특징에 눈이 빼앗겨서 기본적인 평가를 망각하게 되기가 쉽습니다. 다락방이 따로 있는 집에 눈이 멀어서 다락방만 찾다보면 다른걸 다 잊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삶이란 선택의 연속이라는 점에서 선택이 곧 삶이고 따라서 선택에 필요한 요령이나 원칙은 이 정도가 다 일 수는 없습니다. 평가와 .. 2014. 7. 1.
가볍게 살기. 2014.3.20 일찌기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에 많은 사람이 공감했지만 제가 보기엔 그런 수도승을 거론하지 않아도 시대는 점점 가볍게 사는 것을 권장하는 시대입니다. 가볍게 산다는 것을 저는 언제 떠날지 모르는 것처럼 사는 것, 마치 여행하는 것처럼 사는 것으로 자주 표현하는데요 이런 생활 방식이 권장되는 것은 우리가 미래에 대해 예측을 하는 능력이 점점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백년전에 이백년전에 농가에서 태어난 철수는 작년에 농사짓던대로 올해도 농사짓고 아버지가 장가를 가던 나이가 되면 나도 장가를 가야하나 하고 생각할 것이며 30대가 되면 이렇게 살고 40대가 살면 이렇게 살고 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집이란 새로 짓기도 하지만 대개 조상이 지어놓은 집을 조금씩 고치면서 살고 일단 지.. 2014.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