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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생활에 대하여228

취미와 본업이라는 비극 2011.10.14 사람들은 흔히 취미라고 하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본업이나 직업이라고 하면 가장 중요한 일로 여기는 것이다. 그래서 대개 우리는 서로 뭐하는 분이세요라고 직업을 먼저 묻고 취미는 그저 좀 더 관심을 보이고 싶을 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질문을 던지듯이 묻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사실 여기에는 비극적인 면이 있다. 실은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취미이며 본업따위는 아무래도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사실 과학이나 공학은 미술이나 요리 그리고 음악과 같은 문화적 행위처럼 모두 취미활동에 그 뿌리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의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활동은 모두 그 본질이 원래는 취미활동이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어떤 것에 관심.. 2011. 10. 14.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연설에서 가르쳐 주고 간 것 2011.10.6 *스티브잡스가 사망했습니다. 이 글은 그의 사망소식이 들리기 전에 쓴 글입니다. 스티브잡스는 이 글을 보면 알듯이 깊은 사고를 하는 철학자이기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이 글의 제목은 스티브잡스가 가르쳐주고 간 것이라고 해야 마땅하겠습니다. 스티브잡스의 죽음에 조의를 표합니다. 그의 메세지는 영원히 남기 바랍니다. 스티브잡스의 스탠포드 연설은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준 연설이었다. 이걸 번역해서 올린 분이 있기에 오랜만에 다시 그 내용을 읽게 되었다. (http://www.facebook.com/notes/gwangpali/seutibeu-jabseuui-seutaenpodeu-jol-eobsig-yeonseol/192037510817423) 동영상 링크도 있으니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은.. 2011. 10. 6.
고졸자'도' 행복할수 있다? 2011.10.2 한국방송을 보는데 주제가 고졸자의 성공이었다. 아나운서는 고졸자도 행복할 수 있을까같은 질문을 던지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왠지 나는 뭔가가 편치않다. 아내는 그냥 보면 되지 뭘 또 골치아프게 생각이냐고 하지만 나는 물러서서 뭐가 맘에 꺼림직했을까 하는 생각에 잠겼다. 그 결과 내가 느낀 것은 그 프로그램은 고졸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학벌 지상주의에 반대하자는 목적을 가진 프로그램인것같지만 오히려 학벌이 낮은 사람에 대한 편견을 크게 드러내어 학벌주의를 강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용에 상관없이 기분이 나빴던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키가 작은 사람도 행복할 수 있다라던가 못생긴 여자도 행복할 수 있다, 신체장애인도 행복할 수 있다같은 이야기를.. 2011. 10. 2.
솔직한 언어, 자신의 언어 2011.9.25 이 세상에는 가보면 기가 죽을 만한 블로그가 많이 있다. 이런 책들이 있었나 싶은 책들의 목록들을 줄줄이 늘어 놓으면서 말들을 하는데 그럼 나는 나 자신의 무지와 게으름을 자책하면서 그 안에 뭔가 건질 것이 있나하고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경험을 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이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그 이유는 그들이 틀린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 아니다. 제일 실망스러운 경우는 남의 이야기를 자기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소개하는 경우다. 무슨 무슨 철학자나 무슨 무슨 과학자가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사실 나도 정확한 의미는 잘 모르겠고 앞으로 책을 더 읽어보겠다. 이런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아주 장황하게 한다. 나중에 책을 더 읽어야겠다는 말이 나오.. 2011. 9. 25.
나를 만드는 불확실성 2011.9.17 공원을 산책하다가 불확실성의 소중함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이 났다. 우리는 보통 모르는 것보다는 아는 것을 좋아하고 불확실한 것보다는 확실한 것을 좋아하며 결정되지 못한 미래보다는 보장된 미래를 좋아한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라는 존재는 돌멩이처럼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처럼 끝없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가수가 노래를 멈추는 순간 그 노래가 세상에 그대로 굳어져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는 사라지고 말듯이 우리는 불확실성과 싸우면서, 결정되지 못한 미래가 주는 불안감과 싸우면서 매순간 유지되는 존재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들이 힘겨워하는 것이 안타까워서 그 아이의 주변에 마술과 같은 환경 즉 결핍이 결핍된 환경을 만든다. 먹을 것도, 놀 것도, 심지어 친구나 사랑도 풍요롭기만 .. 2011. 9. 17.
사람의 역설 11.9.9 나는 일반론에 근거해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내 앞에 있다면 우리는 응당 선입견없이 그 사람을 보는 것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농구선수는 평균키가 크다던가 여배우들은 대개 예쁘다던가 하는 특징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런 직업적 혹은 환경적 특징을 생각해보면 하나의 역설을 만나게 된다. 그것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환경적으로 그 사람에게 요구되는 것을 혼동하는 데에서 생기는 역설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생명을 다루는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보통 사람보다 더 소중히 여기고 사랑한다는 기대치를 가진다. 그래서 의학드라마에 보면 자기가 치료하던 환자가 죽을때 매우 괴로워하는 의사를 흔히 보게 된다. 그러나 현실을 생각해 보.. 2011. 9. 9.
한줄짜리 글쓰기. 2011.8.9 행복이란 지금 내가 뭘 해야할지 아는 것이다. 미움이란 나의 고통에 대한 하나의 이론이다. 공포란 우리 앞의 불확실성과 분리됨을 느끼는 것이며 사랑이란 그것과 하나됨을 느끼는 것이다. 쾌락이란 현실에 대한 과도한 기대이며 자유란 자기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다. 돈이란 사회적 가치의 불완전한 반영이며 정의란 세상에 선을 그어 나누는 방식이다. 2011. 8. 9.
믿고 사랑하는 것에 대하여 11.7.13 우리는 믿는 다던가 사랑하는 것에 대해 흔히 증거나 권위를 요구하는 일이 있다. 그런 것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대에게는 종종 그렇다면 내가 당신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다는 것인가 하고 말하거나 암묵적으로 그렇게 행동하게 되기 쉽다. 그래서 우리는 뭔가 지혜를 배우기 위해서 상대가 철학자라던가 목사라던가 스님이라던가 하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기를 바라는 일이 많고 예쁘다던가, 친절한 행동을 한다던가, 성실하고 재능이 있다던가 하는 이유를 붙여서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은 그러한 것들, 즉 학위를 딴다던가, 유명세를 얻는다던가, 어떤 지위를 얻는다던가 하는 것, 예쁘다던가, 친절한 행동을 한다던가, 성실하고 재능이 있다는 증거가 있다던가 하는 것들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그것들.. 2011. 7. 13.
엘리트 주의에 대한 단상 2011.6.29 엘리트 주의는 일반적으로 전체 사회를 소수의 뛰어난 사람들이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는 이론이다. 신분제가 유지되었던 사회에서 이는 왜 잘사는 상류층이 많은 사회적 보상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 오늘날에도 실질적으로 신분제가 존재하며, 엘리트 주의가 옳다라고 하는 점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 차이가 있을 것이나 적어도 그렇게 암묵적으로 믿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세상에 무시할 수 없게 존재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것이다. 나는 이런 엘리트주의 혹은 엘리트 이론에 대해서는 여기서 크게 거론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너무도 터무니 없고 그것을 믿는 사람들은 어떤 논리나 근거로 믿기보다는 거의 100% 이기적인 이유로 믿거나 종교처럼 아무런 근거없이 믿.. 2011. 6. 29.
기대치의 힘 2011.6.24 우리의 기대에 따라 우리의 경험은 크게 바뀌게 됩니다. 그래서 이 기대치의 힘을 잘 알고 있는 마술사들은 5살짜리 꼬마들보다 한 무리의 물리학자들을 관객으로 가지는 것을 선호한다고 하더 군요. 아는 것이 많은 소위 전문가들은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라는 결론에 빨리 도달하는 경향이 있어서 오히려 속이기 쉽다는 것입니다. 2002년엔 프레데릭 브로셋이라는 사람이 54명의 와인 전문가들에게 적포도주의 맛을 시음하도록 했답니다. 그런데 여러 적포도주중에는 백포도주에 맛이 없는 식용색소를 넣어서 만들어 낸 가짜 적포도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54명의 와인 전문가중에 시음하는 적포도주들 중에 백포도주가 있다는 것을 느낀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의 경험에 따르면 시음을 해본 사람들 중에.. 2011. 6. 24.
균형에 대한 단상 2011.6.10 여기 하나의 가게가 있다고 하자. 이 가게가 티브이방송에 나가서 광고를 크게 하게 되었다. 광고만 하면 손님이 엄청나게 몰려올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 광고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일까. 더 많은 손님이 곧 더 많은 돈이라고만 생각한다면 그렇다. 그러나 하나의 가게를 하나의 생명체로 생각하면서 문제를 생각해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가게라고는 해도 여러가지 가게가 있다. 어떤 가게는 매일매일 뜨내기 손님만 맞이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어떤 가게는 거의 회원제처럼 단골손님들이 찾아주는 것이 대부분의 매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도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하나의 가게는 그 가게를 찾아주는 손님과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함께 유지해 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손.. 2011. 6. 10.
사회적 성공과 자기지키기 2011.6.2 인간관계가 사회생활에서 중요하다는 말이 참 많다. 사실 살아보면 사람을 안다는 것이 곧 힘인 경우가 많다. 사람이 원숭이보다 잘사는 이유는 한 개체를 볼 때 사람이 원숭이보다 타고난 머리가 좋아서가 아니다. 원숭이 무리 속에서 길러진 인간이 타잔처럼 동물의 왕이 될거라는 생각은 인간의 자기 미화에 불과하다. 인간은 혼자일 때 원숭이 보다 생존능력이 훨씬 떨어진다. 인간의 힘은 대부분 인간끼리 협동하는 능력에서 나오는 것이다. 인간은 의사소통을 하는 능력을 발달시키고 문명을 축적시킬 기술도 발전시켜서 다른 동물들과는 비할수 없는 삶을 사는 것이다. 이것은 오늘날에도 어느정도까지 그렇다. 조직되고 협동하는 집단앞에서 개인의 힘이란 참으로 미약하다. 이것이 인맥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개인.. 2011. 6. 2.
크리슈나 무르티 쾌락에 대하여 2011.5.31 크리슈나 무르티가 아는것으로부터의 자유에서 쾌락에 대해 논한 것이 있습니다. 정리겸해서 여기 그 소감을 남겨볼까 합니다. 물론 이것은 제가 느끼고 이해한 대로이니 맘에 들지 않으면 크리슈나 무르티를 욕하지 마시고 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시길. 보통 종교는 쾌락에 빠지지 말라고 하고 사람들은 쾌락에 빠지는 것에 대해 윤리적 죄책감을 느낌니다. 그러나 크리슈타무르티는 그렇게 접근하지 않습니다. 그는 단지 쾌락이 뭔지 알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맘대로 하라는 것입니다. 쾌락이란 무엇인가. 쾌락이란 결국 우리의 머리가 만들어 낸 과도한 기대입니다. 자연스런 즐거움은 쾌락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쾌락의 본질이 우리가 만들어낸 허상이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그것은 허상이기 때문에 그걸 쫒으면.. 2011. 5. 31.
미움에 관하여 2011.5.26 최근에 제가 쓴 문장중에 제 맘에 드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결국 공포감은 분리된 이질감에서 오고 사랑은 연결되어진 동질감에서 올 뿐 둘 다 불확실성에 관한 것이다. 이런 문장을 쓰고 나자 제게 질문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과연 미움이란 무엇인가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우리가 뭔가를 알게 되면 그것을 극복할 힘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미움이란 뭔가하는 것을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움이란 뭘까요. 곰곰히 생각해 보니 미움이란 결국 하나의 이론, 하나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 이데올로기는 이렇습니다. 우리의 고통은 뭐뭐뭐라는 어떤 이유 때문에 생긴다. 그것을 없애면 우리의 고통, 나의 고통은 사라질 것이다. 이런 이론이 우.. 2011. 5. 26.
어설픈 것의 아름다움 2011.5.14 스마트폰에는 R-2 플레이어라는 어플이 있다. 이 어플은 KBS와 다른 군소 라디오 방송국들의 방송을 듣게 해주는 데 덕분에 주요방송국이 아니라 마포 방송국이라던가 영주방송국 같은 작은 방송국의 방송도 들을 수가 있다. 지금 나는 영주방송국의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영주방송국의 방송을 들으면서 나는 참 어설프다 그리고 신선하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나는 훨씬 더 매끄러운 주요방송국의 라디오 방송보다 이 지역방송에 더 흥미를 느낀다. 왜 그럴까. 수필가 윤오영은 수필과 예술을 논하면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수필도 다른 예술처럼 엄격한 형식을 지키는 가운데 한자락의 파격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예술품으로 완성된다는 것이다. 즉 수필도 형식을 지켜야 하는.. 2011. 5. 14.
답은 네안에 있다라는 말의 의미 2011.5.10 오늘은 내가 항상하던 말을 정리해 볼까 한다. 그것은 답은 네 안에 있다라는 말이 뭘 의미하는가 하는 것에 대한 것이다. 나는 이것은 작은 세계에 갇혀서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게 된 것과 큰 연관이 있다고 여긴다. 누군가가 우리에게 물었다고 하자. 자동차를 타는게 좋습니까 안타는게 좋습니까. 자동차를 많이 타면 매연도 나오고 몸에도 안 좋다. 가까운 거리를 자꾸 차를 타게 되니까 다리가 약해진다. 이렇게 말하자 이 사람이 그러니까 자동차를 타는게 안 좋다는 이야기군요라고 말하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걸어가고 응급환자가 생겨도 업고 가며 몸이 너무 안 좋아서 걷는게 몸에 안 좋은 상황에서도 걷는다. 아니 이건 아니지 싶어서 아니 차도 필요하면 타야지 했더니 이번에는 10미터만 가는것도 차를 .. 2011.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