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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글모음/생활에 대하여228

버둥거리기와 코를 꿰지 않고 살기 2012.8.2 살아가는데 기억해야 할 것이 여러개 있겠지만 내 경우에는 그것이 두개의 말로 줄어드는 것을 느낀다. 그 하나는 버둥거리며 살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코를 꿰지 말고 살라는 것이다. 나는 이 말들을 종종 나 스스로에게 하곤 한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저런 훈계를 하곤 했고 지금도 하고 있지만 요즘에는 되도록 훈계를 안하려고 노력한다. 맘에 들지 않아도 항상 그런 것은 아니라도 참는다. 물론 한번 훈계를 늘어놓으면 꽤 세게 하지만 자기가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꾸 옆에서 이쪽이 맞다 저쪽이 맞다하고 훈수를 두게 되면 아이가 그저 부모의 말을 수동적으로 따라오는데 익숙해 지거나 반항심만 키우게 될 것이다. 그래도 아무것도 안하지는 않는데 첫째로 나는 아이들을 되도록 .. 2012. 8. 2.
악몽 2012.7.30 한국도 일본도 요즘 연일되는 더위로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그래서 인지 간밤에는 악몽을 꾸었더랬다. 꿈속의 나는 한국에서 형제들과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학생이었는데 어느샌가 팔다리가 잘 움직이지 않는 병에 걸린 것이다. 내가 가진 병을 부인하면서, 나는 잘 걸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 슬퍼하고 실망하고 하다가 깨어보니 어느새 팔다리가 잘 움직이지 않던 한국에 살던 그 학생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일본의 한도시에 살고 있는 중년의 남자가 새벽녁에 잠이 깨어 어리둥절하고 있었다. 아직 5시반밖에는 되지 않았지만 몸을 일으켜 보니 정말 팔다리가 잘 움직이질 않는다. 생각해보면 새로운 일도 놀랄 일도 아니다. 자다가 일어났는데 비틀비틀거리는 일이야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그런 꿈을 꾸고 난 직후.. 2012. 7. 30.
사랑하는 사람 2012.7.26 사랑하는 사람은 제 아무리 깊은 사랑을 돌려주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내 손발과 같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내 맘처럼 말하고 행동하지는 않으며 그래서 가슴을 아프게 할 때가 많다. 나에게 더 잘해줬으면 해서만 섭섭하고 가슴아픈게 아니다. 자기를 더 잘 챙기기를 바라는데 그러지 못할 때 가슴 아픈일이 오히려 더 많다. 이렇게 저렇게 하면 그런 고생하지 않을텐데 싶지만 한사코 고집을 피우고 어리석게 굴어서 피가 나고 눈물이 나는 모습을 보이면 사랑하는 만큼 한숨이 깊어질 때가 있다. 만약 사랑하지 않는다면 돌아서서 그래 자기 인생 자기가 사는 것이며 누가 구원해 줄 수 없다고 말하고 잊을 수도 있겠지만 그럴 수 없으니까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 2012. 7. 26.
말의 이유 2012.7.19 세상에는 항상 말이 많기는 하지만 정치의 계절이 되면 말은 더욱 많아진다. 세상을 크게 좌지우지할 한판승부인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고 믿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말은 많아지는데 오히려 그런 많은 말속에서 말다운 말은 실종될 수도 있다. 그런 때 나오는 많은 말들은 주로 다른 말들을 억압하기 위해 행해지는 것이며 원하건 원하지 않건 모든 말은 어느정도 그렇기 때문이다. 우리는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같은 말을 당연하다는 듯이 쓰며 물론 그런 것들은 숭고한 가치를 상징하는 것이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말의 가치나 권리에도 경계선이 있다. 누군가가 확성기로 동네를 소음으로 덮어버리면 다른 사람은 말을 해도 들리지가 않는다. 그러니까 제로섬 게임은 아니라고 해도 적어도 어느정도는 내.. 2012. 7. 19.
애완견과 우리의 삶 2012. 6. 25 주말에 아이가 행사가 있다고 하여 데려다 준 끝에 시간이 생겨서 그 부근 주택가를 산책한 일이 있었다. 주택가를 따라 이런 저런 집들을 보면서 걷다 보니 어느 집에 매여져 있는 개 한마리가 보였다. 그러고보면 몇년 전에 개고기 논쟁때문에 시끄러웠다. 그래서 인지 애완견을 보면 그때 생각이 나곤한다. 다른 사람이 개고기를 먹는 것을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개인의 취향이다. 오히려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매우 부도덕한 일이 아닐까? 이렇게 이어진 나의 생각은 금새 과연 공평하다던가 사랑한다는 것이 뭔가하는 것에 닿았고 그때쯤 무렵에는 다시 차로 돌아가야할 시간이 되고 말았다. 개를 사랑한다는 것은 무얼까 어떤 사람이 매일 개를 두시간씩 산책을 시켜준다고 하자. 개를 키우지 않.. 2012. 6. 25.
우리는 왜 웃는가. 2012.6.4 웃음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은 흔하다. 예를 들어 잘 웃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면서 사람들은 좀 더 많이 웃어야 한다는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웃음은 공식적으로는 본래의 생물학적 존재이유가 무엇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반사작용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인지 웃음에 대한 이론들은 이미 있는 것들도 미심쩍어보이는 것들이 많다. 웃음에 대해 브리테니커 사전을 참조해보면 웃음은 아리스토텔레스나 데카르트 베이컨등에 의해 놀라움과 추함, 증오, 기형들과 연결되어져 설명되어졌었다고 한다. 생의 철학으로 유명한 베르그송의 웃음에 대한 설명이 가장 뜻밖이었는데 그 부분을 그냥 인용해보겠다. 베르그송의 견해에 의하면 웃음은 사회에 의해 비사회적인 개인에게 가해지는 교정적(矯正的)인 형벌이다. "웃음에.. 2012. 6. 4.
지속되는 삶에 대한 단상 2012.4.10 나는 두달쯤 전에 생태마을, 유지가능하게 살아가는 철학 (http://blog.daum.net/irepublic/7888246) 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거기서 내가 생각한 것은 생태마을이라는 것의 핵심은 저효율 고비용구조의 삶에서 고효율 저비용구조로의 삶으로 전환하는 철학이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무한한 자원이 있다면 우리는 그 자원을 아끼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숲이 그렇고 물이 그러하며 부자집에 태어났다면 돈도 그러한 것이 될지 모른다. 돈이 무한정으로 있다면 돈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중에서 작은 것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항상 그렇지가 않다. 필요한 자원중의 하나가 끊기면 우리는 살 수가 없다. 그래서 자.. 2012. 4. 10.
악과 선의 탄생 2012.3.25 세상일을 선악으로 구분하는 방법들은 여러가지가 있다. 하지만 선악이 탄생하는 데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같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능력보다 더 빛나고 영향력있는 자리에 가는 것이 악을 탄생시키는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가 선을 탄생시킨다는 것이다. 우리가 자신의 능력보다도 더 빛나고 영향력있는 자리에 가게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세습을 받는 경우가 한가지인데 재벌집에 태어나서 부를 세습받는 경우가 그렇다. 세습은 꼭 이런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서울대 졸업생들이 대단했다는 이유로 서울대만 졸업하면 대단한 평가를 받는 식의 학벌도 일종의 세습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운이 좋은 경우도 많다. 로또 복권에 당첨되지 않아도 갑자기 주식이나 땅값이 오른다던가 사소한 아이디어.. 2012. 3. 25.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게 당연한 것일까. 2012.1.26 우리가 어떤 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살 때 우리는 그 믿음에 반대되는 것을 종종 매우 사악하고 어두운 것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현대의 서양인들은 중세시대를 암흑으로 말하고 요즘의 한국사람들은 조선시대를 매우 나쁘게 말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시대가 과거보다 훌룡하다는 것은 정말 당연한 것일까? 발전이라는 이상 과거와 오늘을 비교할 때 내 눈에 크게 들어오는 것은 현대인들이 가지는 발전에 대한 신앙이다. 오늘날의 세상은 비록 지금의 세계는 완벽하지 않지만 발전이 그걸 해결할 수 있으니 참고 발전을 위해 힘쓰자고 하는 말로 가득 차있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던가 매일 매일을 시간을 아껴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라같은 말들을 우리는 얼마나 자주 .. 2012. 1. 26.
행복 이데올로기 2012.1.23 세상은 어떤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는가 타이페이 이야기라는 대만 영화가 있다. 영화자체는 나에게 큰 인상을 주지 못했지만 영화속에서 일반인에게 던지는 질문하나와 그 답들이 인상적이었다. 그것은 당신은 언제 행복한가 라는 질문이었는데 그것에 대해 대만인들이라고 생각되는 많은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있을 때 나는 행복하다라는 답을 했다. 즉 대만인들은 그 질문에 대해 가족이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라는 답을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일본에 산다. 그리고 일본 드라마나 만화를 보면서, 일본에 살면서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거듭 느끼게 되는 일본인의 답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 대만인의 답과 비슷하지만 또 좀 다른 그것은 우리는 동료와 함께 할 때 행복하다라는 것이다. 물론 세계 어느나라.. 2012. 1. 23.
확실한 것이란 무엇인가 2012.1.3 확실하다는 것은 뭘까. 먼저 몇개의 문장을 던져 놓고 시작해 보자. 진짜로 확실한 것은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다. 뭔가가 보이는 것은 그것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확실성이란 우리의 믿음에 기반한 검증을 통해 만들어 지는 것이다. 진짜로 확실한 것은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다. 전에 환각을 깨는 법이란 글에서 나는 박스 바깥의 발상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예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예를 가져와 보자. 여러 증인들이 여러가지 진술을 내놓는다. 그렇다면 범인이 누구일까. 아무리 생각을 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답은 증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증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가능성은 확인하지 않고 증언들을 서로 짜맞추려고만 한다. 그러니까 증인이 거짓말을 하고 .. 2012. 1. 3.
우리를 지키는 일,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일 2012.1.1 사람들은 흔히 우리가 성공하는 것은 악을 쳐부술 능력이 있기에 그렇다고 생각하며 악을 쳐부수는 능력이야말로 우리가 결여한 것이며 우리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한 국가나 정당같은 경우에도 그러하고 한 개인의 차원에서도 그런 것같다. 그러나 실은 그렇지가 않다. 로마나 미국이 세계 최대의 제국을 건설한 것은 무엇보다 통합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 통합의 정신을 법질서의 존중이라는 형식이 떠받쳐주었기 때문이다. 로마는 파죽지세로 대 제국을 건설했는데 그렇게 된 힘의 근원은 단순한 군사력이 아니라 정복지의 시민들을 로마의 귀족으로 받아들이는 개방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때는 피정복지로서 전쟁의 대상이 되었던 곳의 시민들이 얼마지나지 않아 로마의 최고지위에 오르는 일도 벌어.. 2012. 1. 1.
우리는 불행 워크숍이 필요하지 않을까. 2011.12.13. 보스턴님이라는 분이 쓴 글에 댓글을 달다가 우리는 왜 불행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새삼하게 되었습니다. 가능하면 기회가 생기고 그럴 분위기가 생길때 우리는 왜 불행할까라고 질문을 던져본다던가, 사람들이 모여서 우리는 왜 불행한가라는 주제로 워크숍을 한번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많은 경우 이런 질문은 던지기 쑥쓰럽거나 상대방의 조롱을 받거나 심지어 화를 내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질문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만큼 그 질문이 절박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질문은 누가 뭐래도 누구에게나 핵심적인 질문입니다. 누구나 행복해하고 싶으니까요. 핵심적인 질문인데도 왜 그런 질문을 던지기 쑥쓰럽거나 상대방의 조롱을 받거나 심지.. 2011. 12. 13.
착한 사람은 없다. 2011.12.11 우리는 흔히 좋은 세상이란 착한 사람이 많고 인간적인 사람이 많은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옳은 말이지만 모든 말이 그렇듯이 큰 오해의 소지가 있다. 어떻게 말하면 이 세상에 착한 사람이나 나쁜 사람이란 없다. 오직 자신이 알고 믿는 대로 행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이것을 사회의 성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신뢰라는 측면에서 말해보면 사람들중에는 다른 사람을 믿는 사람이 있고 믿지 않는 사람이 있을 뿐이라고 표현할수있다. 여기서 문제의 중대한 측면이 들어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신뢰가 넘치는 사회가 풍요롭고 살기 좋은 세상이란 것을 알고 있다. 착한 사람이 많은 세상이 좋은 세상인 것처럼. 사실 요즘 세상에 신뢰란 돈 그자체다. 사람들이 그리고 나도 좋아하는 그 돈 말이다. .. 2011. 12. 11.
뿌나가 말하는 민주주의의 이유 2011.12.9 요즘 뿌리깊은 나무라는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정치는 책임이다라는 정기준의 명언을 내놓았더군요. 물론 정기준은 이말을 민주주의에 반대하기 위한 논거로 내놓은 것이지만 세종과 정기준의 대화를 따라가 보면 사실 왜 민주주의가 필요한 것인지, 왜 투명성과 권력의 이양이 필요한 것인지가 잘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의 이명박 정권이 뭘 기본적으로 거꾸로 알고 있는가를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책임이다. 그렇습니다. 정치는 책임입니다. 우리가 돈을 주고 물건을 사는 단순한 행위도 그것이 교환가치를 가진 다는 믿음, 그에 따르는 책임을 사람들이 지킨다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만약 자신의 행동과 선택에 대한 책임을 아무도 지는 사람이 없다면 세상에는 아무런 .. 2011. 12. 9.
생활의 규칙 2011.10.19 나는 게으르고 잊기를 잘하며 유혹에 약하다. 그래서 규칙을 잘지키는 사람은 못된다. 무엇보다 어떤 규칙에 얽매이는 것이 오히려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 물론 세상에는 종종 매우 규칙적으로 평생을 살아간 훌룡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린다. 그러나 실상 규칙적인 생활이란 스스로를 감정없이 움직이는 시계추처럼 만들어 둔하게만 만드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이런 저런 규칙을 가하는 것보다는 순간순간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규칙은 나에게 어떤 선입견을 줄뿐이 아닐까. 예를 들어 불가에는 고기를 먹지말라던가, 여색을 멀리하라는 규칙이 있다. 또 대개 스님들은 같은 옷을 입지 스님이 반바지 입고 가발쓰고 돌아다니는 경우는 없다.. 2011. 10. 19.